본체만채! [1272513]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02-18 01: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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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트를 풀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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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본체만채!입니다. 오늘은 리트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가볍게 말씀드리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우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 ‘기출’을 통한 본인의 행동강령이 정립되어있지 않은 학생들껜, 리트를 추천드리지 않고 싶습니다. 올해 현역이라 아직 기출을 한 바퀴도 제대로 돌리지 않았거나, 그게 아니라도 기출을 통한 학습이 온전히 끝나지 않은 학생이라면 지금 말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활용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리트 붐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던 것은 21, 22학년도 수능이 지나고 난 이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22 수능의 독서 세 세트가 헤겔-브레턴우즈-카메라였는데, 해당 지문들의 공통점이 1) 지문의 서술이 불친절하여 지문 내에서 추론해야할 요소가 많았고 / 2) 선지를 해결할 때에도 수리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추론해야할 요소가 많았습니다. 기존 기출에 비하면 급격하게 어려워진 난이도였기에, 상위권 학생들은 이를 연습시켜줄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컨텐츠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지문이 ‘리트’였습니다.


 리트는 법학 전문 대학원에 진학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으로, 기본적으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기에 요구하는 배경지식, 추론의 양이 많습니다. 그러나 22학년도 수능에 나온 저 지문들은, 리트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정도의 추론을 요구했기에 학생들의 입장에선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었죠. 어려운걸 오히려 좋아하는 학생들이 참 많았고요.


 이 기조는 22학년도, 23학년도까지도 이어져서 점점 리트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꼭 풀어봐야하는 참고자료가 되어가는 듯했으나..


 펑, 24학년도 6월에 수능의 판도를 크게 바꾸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24학년도 9월 모의평가, 그리고 수능의 지문은 나름의 변별력은 갖췄지만, 지문 자체의 난이도는 기존에 비해서 많이 낮아졌고요. 기존의 지문에 비해, 요구하는 추론의 정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EBS 연계가 기존에 비해 더욱 직접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문을 읽는 부담도 많이 줄었고요. 그래서인지, 올해부터는 “이제 리트까지 푸는 것은 조금 과한 것 같다.”라는 의견이 많이 보입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들은 물론 모두 존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백분위 100, 만점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여전히 리트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수능에서 리트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4학년도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의 독서는 분명 22, 23 시즌에 비교하면 할만했습니다. 그러나, 지문이 쉬워졌다고 해서 문제까지 마냥 호락호락하진 않았습니다. 몇 개 유형만 함께 살펴볼까요?


작년 9월 모의평가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네 선지에 대한 각각 학자의 입장을 따지는 유형입니다. 리트에서 똑같은 형식의 문제가 등장한 것은 없지만, 적어도 리트 인문 지문이 수능 인문 지문에 비해 훨씬 더 빡빡한 학자 간의 비교-대조를 요구하긴 했었죠. 리트의 인문 지문을 통해 학자들의 빡빡한 비교-대조를 처리하는 연습을 철저하게 진행했던 사람이라면, 처음 봐도 해볼 만했던 문제였습니다.



 작년 수능 첫 세트인 ‘경/마식 보도’에서 세 번째로 나왔던 문제입니다. 개연성의 강화/약화를 묻는 문제인데, 분명히 평가원에서는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유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익숙했을 수 있는 유형의 선지입니다. 왜냐하면 이 선지는...



‘대공황’을 다루는 리트 지문에 나온 적이 있는 유형의 선지이거든요. 작년에 나왔던 경/마식 보도 세트의 문제는 그렇게까지 까다롭지 않았지만, 어렵게 만들면 얼마든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는 유형의 선지입니다. 심지어 이 지문의 주제인 ‘대공황’은 작년 EBS 연계 지문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엮어읽기 학습을 통해 봤을 지문이였다는 점이 왠지..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작년 수능 이상치/결측치 세트에서 나왔던 보기 문제로, 작년 수능의 독서 문제들 중에서 오답률 1위를 기록했던 문제입니다. 4/5번 선지가 주목할만한 선지인데, 마지막 부분을 보면 ‘~할 수 있다.’라는 서술이 보입니다. 이런 서술을 ‘개연적 서술’이라고 부르는데, 개연적 서술은 단정적 서술과는 다르게 반례가 되는 케이스가 존재할 ‘가능성’까지도 0이여야 틀립니다. 즉 일반적인 단정적 서술과는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죠. 이렇게 필연성과 가능성을 엄밀하게 구분하여 판단해야하는 선지는 리트에서 자주 나오는 논리입니다.


 이런 구성은 2306의 이중차분법 첫 문제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도 해당 선지를 통해서 앞으로 리트도 잘 봐야한다는 주장이 강화됐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올해 수능에 나온 이 선지가 주는 의미도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올해 수능을 이루는 세 지문에서 모두 리트의 향기를 가진 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생각해볼 때, 앞으로도 최상위권을 노리는 학생들이라면 분명히 리트를 풀어보는 것이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리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리트 지문들이 담겨있는 리트 기출 문제집을 사서 푸는 것은 그렇게까지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일부 리트 지문들은 너무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기도 하고, 수능에서는 나올 수 없는 정도의 과한 수리적/논리적 추론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렇기에 저는 강사들이나, 다른 전문가들이 한 번 선별한 리트 문제집을 푸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문제집에는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좋은 논리들, 또는 EBS와 연계되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세트들이 담겨있을 것입니다. 일부 문제집에서는 수능에 맞게 문항을 추가하거나, 제거한 형태의 세트가 실리기도 하고요. 추천드리고 싶은 문제집으로는 Feed100 독서, Grit 필수편, 상상 연구소에서 만든 매리트가 있습니다. 모두 직접 풀어봤는데.. 그릿과 매리트는 중요한 논리들이 담긴 지문들을 집중적으로 풀어보기 좋았고, 피드백에서는 당해 EBS와 연계된 지문들을 집중적으로 풀어보기 좋았습니다. 여건에 맞게 활용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문제집을 고르고 나면, 문제들을 풀어야죠. 저는 리트 문제를 다루는 태도는 평가원 기출 지문들을 다루는 태도와는 또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기출 분석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지문 분석을 통한 행동강령의 정립”은 리트를 푸는 과정에서 좀 내려두셔도 됩니다. 지문을 읽는 행동강령은 철저하게 ‘평가원 수능 기출’을 통해서 연습하세요. 리트에서는, 지문보다는 ‘선지’ 하나하나를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연습을 많이 하시길 권합니다.


 수능이나 모의평가의 선지보다는 수준이 꽤나 높고, 요구하는 추론의 정도도 높기에 머리가 많이 아프지만, 가능하면 “답지를 보지 말고” 최대한 본인 스스로 생각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답지를 한 번 보고 나면 본인이 그걸 생각해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니까요. 어렵다면 차라리 일단 넘겼다가 다음 날이나, 다음 회독 때 다시 보세요. 굳이 틀린게 아니더라도, 주요하게 배워갈 논리가 있거나 심하게 고민을 많이 했던 지문이나 문제들은 체크해두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1회독 학습이 끝나면, 본인이 체크해뒀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한 번 정도는 더 회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늘 말씀드리는 내용이지만, 학습의 진가는 ‘한 번’이 아닌 ‘다시, 여러 번’ 풀어보는데 있습니다.


 이 학습은 여름방학에서 9모로 가는 기간에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기출을 너무 많이 본 상위권 N수생이라면 조금 더 이른 시기에 할 수도 있겠지만요.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리트는 일단 ‘기출이 완성된 학생’이 완벽을 기하기 위해 활용하는 컨텐츠입니다. 이게 ‘메인’이 되면 안됩니다. 리트라는 좋은 컨텐츠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여, 본인이 원하는 고득점을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질문이나 비판이 있다면 댓글, 쪽지, 옾챗으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본체만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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