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문제, 문제풀이란 무엇인가 ①
여섯번째 칼럼 - 문제, 문제풀이는 무엇인가 ①.pdf
저번 글 <공부의 전체적 흐름과 순서>을 제가 기대했던것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셨더군용.
감사드립니다.
원래 이어서 개념이해에 대한 글을 차례로 올릴 생각이었으나,
시기상 문제풀이와 관련된 글을 먼저 올리는게 더 좋을것 같다고 생각되어
순서를 바꾸어 문제풀이와 관련된 글을 올립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업로드 계획중인 공부방법론 칼럼
- [5] 개념 이해란 무엇인가 (업로드 예정)
- [6] 문제, 문제풀이란 무엇인가 ① (본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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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시작하기 앞서...
에서는 개념의 이해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컸습니다. 더불어 개념의 이해에 관련해서는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할 수 있고, 따라서 개념 이해는 중요하지만 어렵다는 얘기도 했고, 이로 인해 잘하는 애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격차가 커지기 쉬운 구조니까, 그 구조를 이해하고 주눅 들지 말고 다들 자신감을 가지자는 얘기도 했고요. 따라서 글을 읽고 개념의 이해에 대한 장황한 내용과 설명에 ‘그래 이러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보면 개념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겠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겠는 걸’하는 생각이 들면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상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요. 물론 모든 개념들을 저번 칼럼에서 언급했던 요소들 하나하나를 따지면서 완전 깊이 이해를 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험 때까지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사실 모든 개념을 그렇게 깊이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개념마다 시험에서 요구하는 이해의 정도가 다르거든요, 유도과정까지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공식이 있는가 하면 그냥 암기만 해도 될 만한 공식도 있어요. 그럼 각 개념마다 어느 정도의 이해가 필요하고, 또 그 기준에 비해 자기가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문제를 풀어보는 것입니다.
* 문제는 무엇일까?
에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사람과 대화를 해서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것에 비유를 했죠. 그렇다면 문제는 이제 그 사람이 질문을 하는 겁니다. ‘얘기 잘 들었지? 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 하면서요.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껏 설명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 또 그 이해를 토대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죠. 쉽게 말해서 설명한 이야기를 잘 알아들었는지 테스트하는 거죠.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념과 공식을 열심히 앞에서 설명을 했으니까, 이제 그 설명한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또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죠. 그리고 피상적인 이해 여부를 묻는가 활용가능 여부를 묻는가는 과목과 문제난이도마다 다릅니다. 아무래도 수학과 같은 과목에서, 특히 어려운 문제에서 피상적인 이해여부보다는 활용가능한지를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이 한 문제를 푸는데 주는 시간도 많죠.
이런 맥락에서 문제지는 질문만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너네 어차피 교과서나 자습서나 인강이나 수업에서 내용 설명 들었지? 그냥 난 질문만 할게~’ 이런 거죠. 그리고 단원마다 앞에 공식 모음이나, 요약정리가 있는 건 ‘뭐 설명은 딴 데서 듣고 이해는 했겠지만, 그래도 내가 친절하니까 내용들 요약해서 정리한번 해드림 ㅋ’이런 거죠.
* 문제는 왜 푸는 걸까?
문제가 질문이라면, 문제를 푸는 것은 그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왜 푸는 걸까요? 이해만 하면 됐지, 뭣 하러 굳이 귀찮게 대답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냐 이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문제를 푸는 굵직한 이유는 크게 이 6가지인 것 같습니다.
● 개념의 내용과 사고과정을 반복, 연습해서 다지고, 외우고,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 자신이 어떤 개념을 잘 알고, 모르는가 각 개념의 이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 각 개념의 중요도 및 시험에 필요한 이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 배운 개념을 이용한 문제유형을 접하고 익숙해지기 위해
● 배운 개념을 응용, 활용한 예시를 접하기 위해
● 문제를 스스로 풀어봄으로써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
* 개념의 내용과 사고과정을 반복하고 연습한다
수업시간에 조별 발표를 하기 위해 발표문을 외운다고 해봅시다. 외우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눈으로 많이 읽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직접 소리를 내어 읽어보는 게 좋죠? 그리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 반복횟수가 거듭될수록 내용들이 더욱 빠르게 기억이 나서 덜 더듬거리며 외울 수 있게 되죠. 아니면 뭐, 공연에 서기 위해 안무 연습을 연습한다든가, 악기연주로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한다든가 할 때요, 여러 번 반복을 해주면 실수도 줄어들고 기억이 안 나서 버벅거리는 것도 많이 줄어들죠.
마찬가지로 공부한 내용도 문제를 풀면서 자꾸 출력해서 써먹어 봐야 돼요. 자꾸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서 써먹어야 기억에도 오래 남고, 다음에 쓸 때 빠르고 실수 없이 쓸 수 있습니다. 개념설명 부분 읽을 때, 인강 들을 때는 다 아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그 내용을 꺼내서 쓰려고 하면 기억이 잘 안 나고 버벅거리게 될 때가 많아요.
이건 단순히 암기하는 정보도 그렇고, 개념에서 등장하는 사고과정을 익숙하게 써먹는데도 문제풀이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빨간공 3개, 노란공 2개를 배열하는 가지 수가, 모든 공을 다 다르게 생각하고 배열했을 가지 수 4!에, 빨간 공을 배열하는 가지 수 2!과 노란공을 배열하는 가지 수 2!을 나눈 5C2 = 5!/2!3!가 된다는 조합의 개념을 이해했다 해도, 막상 문제를 풀려고 하면 좀 헷갈리고 빠르게 되지 않습니다. 반면 이런 사고과정을 이용해 문제를 여러 번 풀다보면, 그 사고과정이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여담으로 지금 이 글을 보면서 ‘어떻게 저 당연한 게 헷갈리고 빠르게 안 되지?’ 하시는 분 있다면, 당신도 이 개념을 처음 접할 때는 분명 빠르게 툭툭 튀어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 시절이 기억이 안 날뿐 ㅋㅋㅋㅋ
그리고 사고과정을 직접 유도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가급적 공식에 대입을 하기보다는 그때 직접 이해했던 내용을 떠올리고 고민해서 유도해내서 풀기를 권합니다. 왜냐하면 같은 사고과정을 이용하지만 다른 유형의 문제가 나올 때, 공식을 대입해서 풀면 풀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빨간 공 3개, 노란 공 2개일 때 = 5C2라고 외워서 문제를 풀면, 공 색깔이나 개수가 바뀌는 정도면 암기한 대로 문제를 풀겠지만, 빨간 공 3개, 노란 공 2개, 파란 공 2개 이런 식으로 조금만 다르게 응용이 되어도 풀 수가 없겠죠. 당장은 공식을 이용해서 푸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해 보일 수 있어도,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다른 개념이나 문제풀이를 빠르게 이해하려면 공식이 아닌 사고과정이 익숙해지고 빨라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제끼리 겹치는 것은 그 원리와 사고과정이니까요.
* 자신이 어떤 개념을 잘 알고, 모르는가 각 개념의 이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모의고사 시험지는 자기 자신의 공부 상황을 파악하기에 아주 좋은 재료라고들 많이 하죠. 꼭 모의고사 시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들이 다 그래요. 문제라는 것은 개념을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했나를 테스트하는 질문이기에, 대답을 쉽게 하느냐, 어렵게 하느냐, 못 하느냐, 또 쉬운 질문만 답을 하느냐, 어려운 질문도 답을 하느냐 등으로 그 문제에서 묻고 있는 개념에 대한 이해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질문들까지 쉽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 개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겠죠. 이런 맥락에서 문제를 푸는 것은 내가 공부를 제대로 했는가를 점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한 다음 틀린 걸 답보고 휙 던져버리면 안 돼요. 마치 심리테스트 문제를 열심히 풀어놓고 결과는 안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ㅎㅎㅎ 틀리거나 헷갈리면서 푼 문제는, 즉, 대답을 못 했거나 어렵게 했던 질문은, 그 문제에서 어떤 개념을 묻고 있었는지 확인을 해서 그쪽 개념을 정확히 알고 이해할 때까지 다시 공부를 해야 해요. <공부의 전체적 흐름과 순서>에서도 얘기를 했죠, 개념공부는 초반에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개념공부를 꼼꼼히 했다고 생각을 해도, 어딘가 한군데 빠지는 곳이 있기는 마련이에요. 그리고 문제는 내가 빠지는 곳이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재료고요. 문제를 통해 내가 빠지는 곳이 어디인지 발견을 했다면, 그때 그때 그 개념을 보수 공사를 해주어야 합니다. 또 이때 문제의 관점에서 개념을 다시 보며 개념을 그전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죠.
* 각 개념의 중요도 및 시험에 필요한 이해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교과서나 자습서에서는 여러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 모든 개념들이 같은 중요도를 가지고 같은 빈도로 시험에 나오지 않아요. 또 각 개념마다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이해정도도 달라요. 어떤 개념의 문제는 개념의 유도과정이나 의미까지 깊이 이해를 해야 풀리는 문제가 있는 반면, 어떤 개념은 공식만 암기하고 있어도 문제가 풀리는 개념도 있어요.
모든 개념을 다 와닿고 공감이 될 때까지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적으로 그것이 힘들고, 또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는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도 있어요. 따라서 문제를 풀어보며 각 개념에 대한 감을 잡아나가야 합니다. ‘이 개념은 문제에서 자주 묻는 구나’, ‘이 개념은 잘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구나’, ‘이 개념은 잘 이해하지 못 하고 그 결론과 공식만 알고 있으면 되는 구나’ 등으로요. 이 감은 직접 문제를 풀면서 본인이 직접 감을 잡아나가는 것이 가장 좋구요, 그 외에는 선생님이 ‘이건 공식만 외워라, 이건 유도과정까지 이해를 하면 좋다’ 찝어주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별로 활용되지도 않고, 가끔 공식이나 묻는 잉여개념은 적당히 외우고 넘어가는 융통성도 필요합니다. 여담으로 저는 약간 이해에 대한 고집이 있어서 물리2의 어떤 개념이 이해가 안 돼서 똑같은 페이지만 한 20번도 넘게 봤는데요, 나중에 대학 올라가니까 그제서야 제대로 배우더군요 ㅜㅜ 물론 이 개념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처럼 이런 짓 하지 마시길.
사실 수능공부를 할 때는 기출을 가지고 준비를 하라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한 얘기는 다음 칼럼 에서 하겠지만, 수능에서 묻는 개념은 거의 몇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각 단원에서 평가원에서 생각하기에 중요한 내용들을 주로 묻죠. 따라서 유형은 매 수능 달라지더라도, 즉 물어보는 형식이 매번 달라지더라도 결국 같은 개념을 매회 수능에서 묻고 있어요. 반면 기출이 아닌 사설 문제지나 사설 모의고사, 또는 내신 시험에서는 수능에서는 그다지 묻지 않는 개념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어요. 예컨대 수학에서 원리합계 문제를 내신시험에서는 봤어도 수능 기출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물어보는 방식도 다소 차이가 납니다. 소위 문제 스타일이라는 것이 이런 거지요. 문제 스타일은 사설과 기출이 차이를 보이는 것이 국어가 가장 심한데. 괜히 사설 문제지에서 수능에 나오지도 않는 거 푼 다음 ‘헐 이것도 알아야 되나 ㅠㅠ’하고 겁먹지 맙시다. 그런 거 공부하는데 너무 시간 빼지도 말고. 저 고3때를 돌이켜보면 사설 문제지 N제를 풀면서 다소 이런 식으로 겁먹고 시간 뺀 것이 있었던 것도 같네요 ㅎㅎ
* 배운 개념을 이용한 문제유형을 접하고 익숙해지기 위해
많은 분들이 수학문제를 풀면서 하는 것은 이거죠. 문제유형에 익숙해지는 것. 제가 칼럼에서 문제만 들입다 풀어서 유형별 풀이를 암기하는 것을 많이 비판적으로 얘기하기는 하지만, 너무 이것만 많이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문제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공부의 전체적 흐름과 순서>에서도 얘기했듯이, 문제 유형이란 것은 같은 개념을 표현방식만 달리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카츄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다’라는 개념을 알려주고, ‘피카츄가 배가 고프면 어떻게 하냐?’고 질문하는 대신, ‘피카츄가 어제 아침부터 오늘 저녁까지 굶었으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 다는 거죠. 배가 고픈 게 어떤 건지 잘 알고 있다면 당연히 ‘어제 아침부터 오늘 저녁까지 굶었으면’이라는 표현을 보고, ‘아 결국 배가 고프다는 얘기를 하려는 거군. 그러면 피카츄는 밥을 먹겠지.’라고 생각해낼 수는 있죠. 하지만 처음 이 표현을 접하면 생소해서 이것이 배가 고프다는 말을 표현만 바꿔놓은 거라는 사실을 알아채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반면 이 표현을 미리 접해봤다면, 그 다음부터는 ‘어제 아침부터 오늘 저녁까지 계란 하나밖에 못 먹었다’는 표현을 보자마자 바로 배가 고프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개념의 이해가 충분히 되면 문제의 유형이 달라져도 문제를 풀 수는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형별 문제를 빠르고 정확히 풀기 위해서는 같은 유형을 미리 접해보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밥 먹는 피카츄
이미지 출처 : https://www.suto.co.kr/bbs/board.php?bo_table=free&wr_id=306476
문제유형을 접하고 연습하는 것은 위의 예시처럼 표현방식을 빨리 알아듣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 유형 특유의 문제풀이 방식이 익숙해지기 위함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어영역의 내용일치 문제를 풀 때는, 어떻게 풀면 조금 더 빨리 풀리더라 이런 요령도 생기고, 직접 그 요령대로 문제를 풀다보면 그 푸는 방식이 익숙해지잖아요? 사실 유형별 문제풀이 법을 알고 익숙해지는 건 다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도 같네요 ㅎㅎ
문제지를 풀다 보면 자주 나오는 유형이 있습니다. 아예 자주 나오는 유형별로 문제들을 묶어 놓은 문제지들도 많죠. 시험이 엔간히 어렵게 나오지 않는 이상 문제의 70~80%는 자주 나오는 유형이나 그 유형의 간단한 변형 문제입니다. 따라서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시고, 유형별로 정리해놓은 문제지를 이해를 동반한 채로 1~2번 풀기만 해도 3등급은 맞을 수 있습니다. 역으로 4등급 이하의 분들은 기본개념이 부족하거나 유형별 문제풀이 연습이 부족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유형별로 묶어놓은 문제지를 푸는 것의 좋은 점은, 단시간에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서 드리블 연습을 10000번 하는데 하루에 10번씩 1000일동안 하는 것보다 하루에 1000번씩 10일 하는 게 더 효과적이겠죠. 제가 사설 문제지를 위에서 많이 나쁘게 얘기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 유명한 사설문제지들은 한 70~80%는 수능에 나오는 유형을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기출에서는 유형별 문제 개수가 고르지가 않은 경우가 있는 반면, 사설 문제지에서는 유형별로 연습하기 좋게 유형별로 문제 개수가 고르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수능에 나오지 않는 20~30%를 잘 골라내어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들은, 유형별 연습을 할 때 사설 문제지를 적절히 활용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설 너무 까기만 한 것 같아서 하는 깨알 같은 칭찬 ㅎㅎㅎ
참고로 어떤 문제지를 사셔도 자주 나오는 유형은 다 들어있어요. 이런 맥락으로 모든 문제지의 70~80%는 겹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문제지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문제는 1등급 따라잡기니 C단계니 하는 문제들 중에 있죠. (이런 맥락에서 그쪽 부분 문제를 풀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따라서 자주 나오는 유형을 연습하는 데는 무슨 문제지를 사든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지들끼리 뿐만 아니라 문제지문제, 내신문제, 모의고사 문제의 60~70%는 겹쳐요. 같은 교과과정을 토대로 만든 문제니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죠 ㅎㅎ 가끔 ‘성적이 한 6등급정도 나오는데 모의고사를 올리려면 무엇을 풀어야 할까요’하고 질문을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무슨 문제지든 한 권 잡고 꼼꼼히 풀면서 기본실력을 올리면 내신, 모의고사 할 것 없이 2~3등급까지는 오릅니다. (물론 쓰잘데기 없이 어려운 문제들을 모아놓은 거지같은 문제지는 제외) 시험의 성격에 맞춰 공부를 하는건 기본 실력을 올린 후의 얘기에요.
여담으로, 뭐 개인적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념공부 후 유형별 연습이 되기 전에 바로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지를 시간을 재고 푸시는 분들이 있던데 그건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농구선수가 연습을 한다고 봅시다. 농구 경기를 하면 드리블, 패스, 슛 등 다양한 동작들을 하겠죠. 하지만 농구선수들이 연습을 할 때 모의경기만 합니까? 아닙니다. 슛은 슛대로 반복해서 연습을 하고, 패스는 패스대로 반복해서 연습을 하고, 드리블은 드리블대로 반복연습을 할 거에요. 그다음에 실전에서 이것들을 각각 활용해보고 실전 감각도 키우기 위해서 모의경기를 해보기도 하겠죠. 하지만 슛, 패스, 드리블이 각각 반복연습이 되어서 익숙하지 않으면 경기를 하면서 실수도 많이 나올 거에요. 또 모의경기로 슛, 패스, 드리블이 효과적으로 연습 되지는 않을 겁니다. 모의고사 형식으로 시간을 재고 문제를 푸는 건, 실전 감각을 높여서 실제 시험 때 본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에요. 실력을 키우기도 전에 실전연습만 하는 건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실전연습은 실력을 점수화하기 위함인데, 점수화 할 실력이 없는 셈이니까요. 각 유형이 연습되지 않고 모의고사 형식으로 문제만 풀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게 될 수도 있어요.
* 배운 개념을 응용, 활용한 예시를 접하기 위해
홈쇼핑광고 다들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옛날에 광고를 했던 ‘믹스앤픽스’ 인데요. 믹스앤픽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면, 흰 고무 같은 점성물질인데 조금 잘라서 조물 조물 한 다음 연결부위에 붙이면 나중에 돌처럼 단단해지는 제품입니다. 근데 만약 광고에서 ‘정말 잘 붙습니다! 접착력 짱! 당장사세요!’ 하면 그다지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들 겁니다 ㅎㅎ 실제로 광고에서는 ‘물속에서도 사용가능합니다!’, ‘컵 손잡이를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등등의 다양한 활용예시를 하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하면서요 ㅎㅎ 모든 홈쇼핑광고가 그렇지만 이런 다양한 활용예시들을 접하면, ‘아니 이런 만능 제품이 단돈 39,800원 밖에 안 한단 말이야?’ 하면서 지금 당장 전화해서 주문하고 싶어지죠. 이런 다양한 활용예시들을 접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고 실제로 제품을 사용할 때도 다양한 방식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죠.
컵 손잡이를 만드는 이미지. 제품 이름이 '마이티퍼티' 바뀐 것 같네요.
출처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4CBbMrJbvVo
개념과 문제의 관계가 이와 비슷할 때도 있습니다. 개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개념이 하나의 무기이자 도구 같은 경우도 많아요. 그런 경우 개념내용만 덩그러니 접하면 위에서 예시를 들었듯이 ‘정말 잘 붙습니다!’ 정도 밖에 개념이 와닿지 않아요. 반면 문제를 통해 이런 저런 활용예시들을 접하면, 개념이 좀 더 와닿을 수 있습니다. ‘내가 배웠던 개념이 이런 식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군!’하고 말이죠. 위에서 제품의 활용예시를 접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듯이, 개념의 응용, 활용예시를 접함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어요.
또, 개념을 특정 방식으로 활용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미리 그 활용예시를 다른 문제를 통해 접했다면, 그 방식대로 활용을 하며 문제를 풀 수 있겠죠. 위의 믹스앤픽스로 예시로 들면, 믹스앤픽스를 사서 매번 부러진 장난감 붙이는 데에만 쓰다가, 광고에서 ‘컵 손잡이를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를 보고 나서는 (즉, 이 아이디어를 미리 한번 접했다면) 컵 손잡이가 부러졌을 때 믹스엔픽스를 활용할 생각을 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이건 한 문제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문제를 풀 때도 적용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유형을 접하는 경우와 많은 부분이 겹친다고 할 수 있는데, 하나는 표현방식이고 하나는 응용과 활용이라서 미묘하게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완벽히 구분을 하긴 힘들 것 같아요.
* 문제를 스스로 풀어봄으로써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
앞의 내용들은 사실 문제를 풀다가 조금 막혀서 답지를 보고 답지의 내용을 익히기만 해도 할 수 있는 부분들이었죠. 하지만 이번 건 문제를 혼자의 힘으로 직접 풀어야 얻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단 스스로 문제를 푼다는 건 많이 달라요. 예를 들어 예제풀이를 보고 문제를 풀거나 인강선생님께 풀이를 들은 다음 문제를 푼다고 해도, 그냥 따라하기만 하는 것 같아도 직접 자기 손으로 문제를 푸는 것과 풀이의 내용을 듣고 이해하기만 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풀이를 보고 이해가 되면 다 안 것 같고 쉽게 문제가 풀릴 것 같은데 막상 직접 해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ㅎㅎ ‘이게 여기서 이렇게 되던가, 저렇게 되던가’ 하면서요. 음식 레시피를 읽기만 하는 것과 직접 그 음식을 만들어보는 것과의 차이라고 할까요. 설명만 들었을 때는 풀이가 부분 부분 끊어져있는 지식의 모음이었다면, 직접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그것이 연결이 되고 자기 것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중점적으로 얘기하려는 것은, 방금 설명을 들은 풀이를 따라하고 적용시켜서 푸는 것보다는, 직접 고민을 통해 풀이를 떠올려서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개념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간단한 문제풀이가 예제문제들을 통해 연습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면 엔간한 문제는 자신이 직접 고민을 해서 풀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문제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최소한 교과서에 있는 문제들 정도는 시간을 들여 고민을 하면 직접 그 문제를 풀 수가 있게 됩니다.
문제를 직접 고민을 통해 풀면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얻게 되는 것이 아주 많아요. 문제에서 주어 주는 조건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 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 그것을 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통해 그 방법과 길을 알아내는 능력, 그 알아낸 방법과 길을 따라 직접 답을 도출해내는 능력 등등. 또 직접 답을 도출해냈기 때문에 기억에도 더 잘 남고, 풀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어렵지 않게 풀 수도 있어요. 문제와 풀이는 개념과 같이 하나의 공부의 재료가 될 수 있어요. 따라서 개념과 같이 단순 암기가 아닌 이해가 되면 좋죠. 이런 맥락에서 문제와 풀이를 이해하고 흡수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문제를 자기 힘으로 직접 푸는 것입니다.
문제를 직접 고민해서 끝내 풀어낸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문제를 결국 풀어내지 못하고 답지를 봤다고 해도, 문제를 직접 풀려고 고민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 문제와 답지에서 얻는 것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문제를 직접 풀려고 고민을 하면, 답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 고민하는 과정에서 문제에서 결국 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주어진 조건이 무엇인지는 저절로 알게 되죠. 거기에다가 문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에 ‘대체 어떻게 이 조건들을 이용해 이걸 구하는 거야?’ 하는 답답함과 궁금증, 호기심이 생겨요. 최소한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는 상태에서 답을 보게 되는 거죠. 따라서 그 상황에서 답지를 보게 되면 ‘아하! 이 조건들을 이런 식으로 이용해서 이렇게 구하면 되는 구나!’하고 답지의 내용이 더 와닿고 흡수가 잘 됩니다.
반면 문제를 보고 ‘이건 내가 못 풀 것 같아 답지!’하고 고민도 안 하고 답지를 보면, 문제의 상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풀이를 보게 되기 때문에 풀이가 그다지 와닿지도 않고 생소하고 흡수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답지를 보고도 ‘이렇게 풀면 결국 답이 나오게 된다’는 것은 눈으로 확인을 하지만 뭔가 찝찝하고 불안하죠. 왜 이렇게 푸는지도 모르겠고.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는 것과 배가 부를 때 음식을 먹는 게 같은 음식이어도 맛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문제를 직접 풀려고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위에는 문제를 풀고 정보나 지식 면에서 얻는 것을 얘기한 것이고요, 이런 것뿐만 아니라 문제를 자기 손으로 직접 풀면 심리적으로도 좋은 점이 많아요. 일단 문제를 풀고 나서의 성취감도 들고, 직접 노력을 해서 무언가 이루어 내면 흥미도 생깁니다. 문제를 접하고 풀이를 외우는 건 일방적인 주입이죠, 대화로 치면 한 사람만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면 공부를 하면서 대화에서 소외당한 것과 같이 소외감이 들고, 내가 무언가의 변화를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죽어있는 기분이 들죠. 문제를 자기 힘으로 직접 풀게 되면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문제의 맞고 틀리고가 달라지고, 마치 직접 대화에 참여를 하는 것과 같이 흥미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직접 문제를 풀어 답을 도출해내면 내 힘으로 직접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설령 문제를 틀렸다 해도, 답지를 살짝 보고 ‘다음번에는 이 점만 주의하면 풀 수 있겠군’ 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는 데 크게 방해를 하지 않습니다. 직접 푸는 문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어떤 문제든 다 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자신감은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아주 큰 힘으로 작용하죠. 이건 평소에 문제를 풀 때도 그렇고, 시험 시간에 문제를 풀 때도 그렇습니다. 자신‘감’은 소위 말하는 ‘감각’에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감이 떨어지고 평소에 잘 하던 것도 못 하게 되죠. 소위 말하는 슬럼프란 게 자신감과도 큰 영향이 있고요. 자신감이 떨어지면 별로 어렵지 않은 문제도 더 어렵게 보입니다. 고3 여름방학 때 수학을 풀이를 머리에 쑤셔 넣듯이 공부했다가, 9월 모의고사에서 별 어렵지도 않은 문제를 쫄아서 못 풀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이런 맥락으로 되도록 답지를 보지 않고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스스로 고민을 해서 문제를 풀면 여러모로 좋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얘기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으셨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기서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본인의 공부 상황에 맞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직접 고민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면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죠. 같은 맥락으로 직접 고민을 통해 문제를 못 풀어내면 자신감을 잃습니다. 특히나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고민했는데 아무것도 안 떠오르고 감도 못 잡고 시간만 낭비하게 되면 더더욱 그렇죠.
개념공부를 탄탄히 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에요. 개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리 고민을 해도 풀이를 떠올릴 수가 없어요. 개념을 제대로 모르고 문제를 풀겠다는 건 마치 국어영역에서 지문을 안 읽고 선택지만 보면서 문제를 풀겠다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이러면 1시간을 고민하든 2시간을 고민하든 문제를 풀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개념공부는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데, 문제를 풀려고 하니 어디서 주워들은 것이 있어서 ‘풀이를 직접 떠올릴 때까지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지를 보지 않겠어.’하고 한 문제를 30분을 잡고 있었는데 도저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시간만 가고 낭비되는 것 같고. 오랜 시간을 들여서 끝끝내 문제를 못 풀게 되면 ‘아 나는 직접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하고 착각을 하고 자신감을 많이 잃게 되겠죠. 이렇게 기껏 마음먹고 답지를 안 보고 열심히 고민했는데 괜히 자신감만 잃고 체념을 학습 받게 되는 겁니다 ㅠㅠ
다시 얘기하지만, 개념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힘으로 응용문제를 풀 수 없는 건 당연한 거예요. 같은 문제를 옆에 친구는 잘 풀고 나는 못 푼다면 나의 개념 공부 정도에 대해 의문을 품어봐야 합니다, 옆 친구가 나보다 응용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는 응용력이 부족해서 응용문제를 풀 수 없다고 착각하시는 분들, 그런 식으로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속단하고 가둬 버리시지 말기 바랍니다. 서커스에서 큰 코끼리를 조그만 말뚝에 매어도 코끼리가 도망갈 생각을 못 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조그만 말뚝이지만 어릴적 그 말뚝에 꼼짝 못 했던 기억과 경험 때문에 체념을 학습 받아, 나중에 몸집이 커지고 그 말뚝을 뽑아버릴 만큼 성장을 한 후에도 그 조그만 말뚝에 메어있는 것이죠. 응용문제를 풀 수 없을 상황에서 응용문제를 못 풀었다고 해서 자기는 응용문제를 못 푸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공부를 올바른 순서로 충분히 한다면, 수능문제 정도의 응용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기본적인 문제들이 연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도 자신감을 잃게 만들 수 있어요. 어려운 문제는 기본적인 문제를 응용한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4점짜리 문제를 풀 때는 같은 단원 2, 3점짜리 문제에서 연습했던 스킬이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2, 3점짜리 문제를 안 풀고 바로 4점짜리를 풀려고 하면 버벅대고 힘들겠죠. 자신의 공부 상황에 맞지도 않은 문제를 풀겠다고 한 다음 ‘아 나는 어려운 문제를 못 푸나봐’ 하고 괜히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소설을 중간부터 읽으면 안 읽히듯이, 문제를 풀기 전에는 개념공부를 해야 해요. 또 소설의 중간부분이 잘 안 읽히면 앞으로 돌아가서 어떤 내용들이 있었나 돌아보듯이,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그 문제에 관련된 개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답지를 볼 것이 아니라요. 문제를 풀면서 문제의 상황에 개념을 연결, 적용시키고 활용해서 풀이를 도출해내는 능력이 길러져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풀다가 조금만 고민하고 답지를 봐서는 바로 결론부터 보게 되어 그 중간 과정이 연습이 되지 않아요. 일견 결국 최종적으로 알게 되는 지식(풀이)은 같은 걸로 보이지만 연습되는 내용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문제를 풀던 도중에 푸는 것을 멈추고 개념만 다시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면 맥이 끊겨서 공부할 맛 안 나요 ㅎㅎ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그쪽 개념내용을 펴놓고 보면서 문제를 푸세요. 이러면 자연스레 부족했던 개념이 복습이 되면서, 동시에 문제를 풀며 개념을 문제의 상황에 연결시키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답지는 이렇게까지 해서 풀었는데도 도저히 모르겠을 때 보는 것이에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수능에서 가장 요구하는 능력도 사고력이고요. 하지만 시간에 쫓겨 공부를 하며, 조급하거나 불안하게 마음을 먹으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요. 시간에 쫓겨 공부를 하는 건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쑤셔 넣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는 데는 정말 좋지 않습니다. 생각 없이 푸는 5문제보다 고민하며 푸는 1문제에서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까 옆에서 누가 4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하든, 문제지를 몇 권을 풀든, 선행을 얼마나 했든 상관하지 말고 잠도 좀 충분히 자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공부를 하고, 고민을 하며 문제를 푸세요. 공부하면서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수능을 앞두는 N수생, 고3들은 ‘몸은 바쁘고 마음은 여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수능을 생각하면 그게 마음처럼 쉽게 안 되는 게 현실이죠 ㅠㅠ 하지만 수능 100일전, 200일전이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도 나중에 50일이 되고 30일이 되면 100일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러니 모쪼록 시간 부족할 걱정을 하지 말고 심적 여유를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ㅜㅜ... 그리고 고1 고2 여러분들은 수능을 바라보기에 시간 여유가 많이 있으니까 공부할 때는 무조건 시간적, 심적 여유를 가지고! 하시기 바랍니다.
은 여기까지이고요,
에서는 문제풀이 과정을 길을 찾아가는 것에 비유하여 ①의 내용을 정리해보고, 문제를 빨리 푸는 학생의 비밀, 문풀 양치기로 성적이 오르는 학생의 비밀, 문제유형을 암기하는 것의 한계 등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Ps.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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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헿 감사합니다
오앙 프사가 라이츄시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질문입니다. 댓글을 읽고 글에서 관련 부분이 다소 미흡하게 쓰인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화해서 얘기하다보니 깔끔하게 적용되지 않는 예외케이스가 하나씩 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게 킬러문항인것 같습니다.
킬러문항의 경우는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을 마냥 개념부족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과한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개의 4점짜리 문제는 3점짜리 유형 2개를 섞은것과 같은 느낌의 문제들입니다.
그저 양적인 합이죠.
그래서 3점짜리 해당 문제에 들어있는 3점짜리 유형들이 숙달되어 있으면, 어렵지 않게 풀립니다.
하지만 킬러 문항은 +@가 있습니다. 그저 유형 2개를 섞어서 양적으로 풀이과정이 늘어났다고만 하기에는 질적으로 조금 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문제해결력입니다.
킬러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3점문제들이 숙달되어 있는 것은 전제가 되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푸는 연습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길러야 합니다.
개념이라는 단어가 글에서 다소 모호하게 쓰였다는 느낌이 드는데,
수능문제풀이를 할때 제가 개념이라고 부르는 것은, 교과서 개념&예제를 말합니다.
수능 3점문제는 대부분 교과서 예제의 간단한 응용이고, 4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3점유형을 섞은 양적인 합입니다.
따라서 4점문항이 안 풀리면, 그리고 정 어떤 개념으로 쪼개야 할지 모르겠으면, 답지나 해설을 보고 풀이보며, 풀이를 통으로 읽지 말고, 익숙한 3점유형으로 분해하는 작업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연습을 하다보면 문제에서 어떤 개념&예제가 쓰였는지 보일것입니다.
저는 수학공부의 단계가 대략
교과서 개념 - 교과서 예제 - 수능 2,3점 - 비킬러 수능4점 - 킬러문항
이렇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킬러가 아닌 4점을 편의상 비킬러4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킬러문항을 분석하는 단계는 비킬러4점이 익숙해진 다음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킬러4점이 익숙해졌다면,
문제를 끝까지 풀지는 못해도 어떤 개념들이 쓰일지는 감이 올 것입니다.
그렇기에 킬러문항을 분석할 단계라면, 그보다는 이 문제 만의 +@가 무엇인지, 또 풀이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를 보는것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항별로 고유하게 존재하는 +@를 해결하는 방식들을 하나씩 접해서
차근차근 문제해결력을 쌓아가야 합니다.
물론 해당 문제에 쓰인 개념을 뜯어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작업은 이미 비킬러4점짜리 문제들을 다루며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장황하게 썼는데 요약하자면,
풀이에 쓰인 개념 뜯어보기는 비킬러4점짜리 문제풀이 및 분석을 하면서 익숙해졌어야 할 부분이고,
킬러문항을 못 풀었을때 할 작업은 물론 쓰인 개념&예제 뜯어보기도 과정에 들어가지만 그게 초점이기 보다는,
해당 문제만의 +@가 있을텐데 그게 어떤 건지 밝히고, 그걸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분석해야합니다.
아마 말로만 해서는 잘 감이 안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얘기나온 김에 다음주가 되기 전에 6월 모의 30번으로 문제를 분석하는 간단한 칼럼을 하나를 써서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글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돌아보게 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당 ㅎㅎ
넵 저도 이제 개강이라 좀 정신없긴 하지만 ㅠㅠ 한번 노력해보겠습니당
칼럼추
오 이거 한번씩 쓰는 말인데 출처가 있는 말이었나보네용
엌ㅋㅋ 그렇군요 저는 무슨 유명한 학자 이름인줄 알았네요 ㅋㅋ
저는 예전에 읽었던 공부법 책인 공부공감이라는 곳에서 봤던것 같은데 여기저기서 쓰이는 말이군요
감사합니다 후속편도 궁금합니다!
오앙 댓글 감사합니다
2편은 이번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쯤에 올리려고해요!
ㅎㅎ 2편 올렸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