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망쳤을 때의 파급효과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내 생의 첫 수능을 마치고 채점을 끝냈을 땐 나도 모르게 슬픈 감정하나없이 울고있었다.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는 놈이었나...?"
라고 되뇌이며 가채점표를 찢는다...
나름 잘봤다고 생각하면서 채점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자만에 쩔어있었던 나에게 비수가 꽂힌다.
정말이지 더욱 가슴아픈건 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단지 나의 기대에 못미쳐 찢겨져 버린 초라한 수능 성적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죄책감, 수능을 못봤다는 것에 대한 파급효과를 잘 모르고 있던지라 태평하게 몇 주를 보냈다.
수시논술은 모두 떨어지고 정시원서접수가 시작되었다. 배치표를 떠들러본다. 내가 목표로 했던 대학은 저 상공위로 사라져버렸고 안정권이라고 생각했던 대학마저 현역들에게 현실을 알려주는듯이 배치표는 나에게 너무큰 장벽같이 느껴졌다...
"현역빼고는 다 괴물들 밖에 없나...?" 라고 무심한듯 되뇌이며 아무 생각없이 상향지원을 했다.
떨어졌다. '아직 괜찮아 안정지원 나군에 하나해놨어'
라고 위로하며 합격자발표를 기다렸다.
안정권이라고 생각했던 대학에 물수능의 여파로 하향지원을 한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예비번호 20번대를 받았다.
1차추합결과... 불합.
2차추합결과... 불합.
...
'맘에 안 드는 대학을 가더라도 반수하면 되지뭐!'
라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모든원서영역에서 불합격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얻었다.
아직 이 비참한 결과는 부모님께서는 모르신다.
안정지원을 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무조건 붙는 것으로 알고계셨고 나또한 그렇게 생각하고있었다.
2월 27일이었나.. 정확히는 기억나지않지만 마지막추가합격날 부모님이 여쭤보실까 두려워 집에 들어가자마자 방문을 닫고 이불속에 들어가 숨죽여 울기 시작했다. 지난 수험생활과 정말 무심하게 치렀던 원서영역에 대한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나란 놈은 이 일을 감당하기에 너무 여리다. 다음 날 아침까지도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울었다.
다음날 점심,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님께서 외식을 하자고 하신다. 내 방에서 공간을 차지하고있는 것 조차 부모님께 죄송한데 부모님은 힘들어 보이는 아들하나를 위해서 기분전환을 시도해주신다. 눈물을 살짝살짝 들키지 않게 훔치며 식당에 도착했다.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하지... 아빠는 재수는 절대 안된다고 하셨는데...
마음을 다잡고 부모님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저 떨어졌어요..."
나는 그때 부모님의 표정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속을 까맣게 타들어가나 아들의 힘겨움을 이해해주시는 그런... 복잡미묘한 표정말이다.
그렇게 힘들게 말을 꺼내고 차를 타고 집에 오는동안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 아들놈이 부모님 뵐 면목이없다고...
또 한편으로는 왜 수능이라는 ㅈ같은 제도가 날이렇게까지 힘들게하는가에 대해 분을 금치 못했다.
이런 나의 어리석고 누구보다 자만했던 나의 현역생활은 끝이 났다.
부모님께서 눈물흘리시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가슴아프고 그 장면을 되새기면서 힘든 재수생활을 해나갔다. 얼마전 사설모의고사에서는 만점도 받았다. 하지만 자만이 얼마나 큰 독인가에 대해 뼈저리게 느낀 지난 겨울은 나를 다시 달릴 수 있게 해주었다.
어느덧 시간은 많이 흘렀고 벌써 대수능이 4일전으로 다가왔다.
승리자에게는 포근한 겨울이 오지만, 패배자에게, 정확히는 수능이라는 제도아래의 패배자에게는 시리도록 가슴아프고 잊지못할 추운 겨울이 찾아오는 것 같다.
현역분들 그리고 재수 N수생여러분들
여기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2016수능 잘보실겁니다!
ㅎㅎ 갑자기 쓰고싶어진 글이라 별로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ㅠㅠ 이해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점은 제가 받을거에요. 한두개씩만틀려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D-39 3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한 달만에 글을 쓰니 조금은 어색하네요,, 오르지...
-
1차 세계 대전 당시 많은 영국군과 영연방군을 학살한 오스만 제국의 국기를 걸어놓네...
-
열심히 배운 일본어를 써먹을 수 있어서 뿌듯했던 기억이
-
일주일만에 바뀌진 않겠지만 이 날씨에 유니폼 입으면 너무 춥다고
-
범준쌤 복영 0
보통 그 다음날쯤 올라오나요?
-
질받 3
해주세요!
-
식사통역 겸 저녁 통역이라 캐쥬얼 하면서도 현안 얘기할듯 한데, 뭐입을지 고민중...
-
리트 풀 년도 2~3일에 1개년씩 쳐내는 듯
-
디카프 사문이랑 이해원시즌3 배송시켰음 일주일전에 며칠전이 두개 같이 옴 하루전에...
-
때려쳐
-
함 말걸어볼까.. 본인 이상한사람아님
-
사교육으로 흉흉했던 작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원과목은 단 한 번도 1컷이 44...
-
왜 내 시간은 0
2배 빠른거같지……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하루가 또 끝났네..
-
월요일 미적분을 치는데 대가리는 좋아서 벼락치기 최대한 비벼볼려고 합니다 모고는...
-
이거 왜 이렇게 풀면 안 돼요..?
-
늦은 밤에 5
질문을 받아보도록 합시다 선 넘는 질문은 안 받아요
-
아,, 실물있는 건 다 풀었는데...
-
탈릅까지 D-39.
-
이해원 실모 s2 12컷 어느정도 될까요
-
뽕짝 느낌있는 노래 추천좀 ㅎㅎㅎ 어쩌면 저세상 막춤/트월킹 할수도 있네요^^; ㅋㅋㅋ
-
목표까지 약 7% 남았네요
-
몇명 못봤음 진짜
-
가볍게 던지는 말이 아니라 진짜 제가 올해 울면서도 고민한 부분입니다 이게...
-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중..8
-
순공시간3,4시간이 팩트임? 재수생기준
-
요새 수학하면 우울증 올거같음 ㅜㅜ 이게 맞나 싶음
-
ㅈㄱㄴ
-
공부하는 사람 얼마 없는듯요...오늘 제 옆자리도 하루종일 휴게실에서...
-
그게 무슨 카페냐
-
저번에 아주 유명한 실믈리에 하나가 강k 좋다 해서 풀어봤더니 개어려워서 뭐라고...
-
. 1
-
마싰는 문제가 없어 그냥 항상 먹던 맛?
-
거기, 내자리.
-
왜 다 10 10 10으로 균등한거야
-
추합 3명 12
-
생윤 수특 수완 1
강의 내용에 안 나온 처음 보는 내용들도 다 외우시나요? 이지영 선생님 출눈 강의...
-
안정적인 1등급이 잘 안떠서 고민인데 어떤 강사가 좋을까요?? 고2정시파이터 입니다ㅠ
-
추합을 해드리면 2
어려우이
-
시즌1만 풀었는데 괜찮긴했는데 시즌2도 온라인에 풀리는것만이라도풀어볼까
-
와 미친 방금 배신당함 12
맨날 ㄹㅈㄷㄱㅁ 댓글 달던 오르비언 한명 프로필 들어가봤는데 ㅅㅂ 전형적인 고능아의...
-
현실적으로 고2 말부터 제대로 공부시작한 예비고3이 학교다니면서 정시공부해서...
-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데 큰 힘이 없는데 큰 책임만 따라와요 ㅠㅠ
-
젠지를 압도하네 슈퍼 플레이가 있기는했지만 ㅈㄴ 잘하노
-
ㄹㅇ 우울증 올거 같음
-
몇% 정도 되나요? (1년동안 드라마틱한 성적 변화가 있는 경우)
-
82나 92는 좀 에바고 연습하기좋은난이도
-
그런 의미에서 제 글 스크랩 좀
-
이거나 보셈 2
-
순서대로 확통 미적 기벡 수2
귀엽ㅋㅋㅋㅋ 얼마나 힘드셨겠어요ㅠ 마음 아픈만큼 좋은 결과 받으실꺼애요!!
감사해요! 같이잘봐요! ㅎㅎ
ㅠㅠㅠ열심히해여겓따 ㅠ
으.... 잘합시다!!
끝날때까지!!
진짜 그 자괴감.. 이루 말못하죠. 저도 지금 멘탈 완전 나가서 패닉상태인데 겨우 진정시키고 다시 펜 잡았습니다. 모두 잘봐요!
잘하실수있을거에요!! ㅜ
제가 제발 한두개정도만 틀릴테니 만점받으세요
ㅎㅎ아싸~ 고마워여
진짜 첫문단 기분 상상도 할수가 없다..
ㅜㅜ 영혼나가는느낌이에요
수시6광탈에 정시3광탈 솔직히 재수할거 알고 목표대학으로 질렀지만 내가 떨어진 대학 붙은 초중딩들 동창 페이스북 보면 속이쓰리더군오
진심... 겉으로는 축하해주는데 힘들죠..
재수가 재수를 낳고. . 또낳고
내년엔 좀 줄어들어야할텐데ㅜ
ㅎㅎ 어찌됐든 잘보실겁니다 ~
인정. 친구2명이 만점자여서 부모님들 모임할때마다 자괴감 들어요. 올해 수능 대박나세요!!
네!! 좋은 기운감사해여!
수능망한후에대해서 깊게생각해보지않아서 이거보니까너무무섭네요..
부디 전 한두개틀리고님은 다 맞으시길빌께요 화이팅!
간단히 나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ㅜ
ㅎㅎ감사합니다~
수능망한후에대해서 깊게생각해보지않아서 이거보니까너무무섭네요..
부디 전 한두개틀리고님은 다 맞으시길빌께요 화이팅!
수학과학 다맞고 국어 2개만 틀리고 영어 10개틀릴게요
만점받으실겁니다
저도 잘볼겁니다
그냥 아줌마들 가십질이 세상에서 제일싫음.
아지매들한테 씹히기싫어서라도 수능 잘보고야말겠음
작년 저의 모습...ㅠㅠ
14121 기원합니다
힘내세요ㅠ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저도 글읽으면서 눈물이ㅠㅠ
공감가서 추천누르고 갑니다! 오르비분들 많은 수험생분들 만족하는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