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안와서 써보는 첫사랑한테 어깨내준썰.txt
오르비에 은근 풀어놓은 신상정보가 많아서 더 털면 진짜 인생 털릴것 같아서 자세하겐 안풀겠음.
그때가 입터는 재미를 모르던 때였으니까 아마 고등학교 1,2학년 때 즈음이었던것 같음. 초등학교때부터 꾸준히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는 탓에 첫사랑이라고 부를만한 여자가 있을리가 만무했고, 그나마 정착하기 시작한 중학생 때가 되었을때는 이미 나는 말없고 사교성 제로인 무뚝뚝의 대명사가 되어있었음. 아니 사교성이 좀 없었다 뿐이지 친구랑 있을때 기억이 거의다 나만 지껄이던 거였던걸 보면 입터는 기질은 그때도 존나 대단했던거 같음.
암튼. 중학교때 즈음에는 나는 여자따위는 관심 없는 존나 고독하고 멋있는 시크남인 것이다. 라는 특유의 중2병스러운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크게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음. 그때 당시 롤에 엄청 빠져있었던 탓에 실제로도 여자에 관심둘 세도 없었기도하고. 한번은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편지를 쓰긴 했던거 같은데 잘 기억 안남. 친구들한테 머냐 이거. 어떻게 해야함? 이러고 얘기했는데 끼리끼리 논다고 걔들이 알턱이 없었음. 몰라 병신아 정도의 조언을 받고 끝났음. 그땐 뭔가 나를 좋아해준다는게 신기해서 그애에게 관심을 조금 갖게된거 같긴 한데 기억에 없는거 보면 걍 흐지부지하게 끝난거 같음.
결국 제대로 첫사랑을 만난건 고딩때였음. 존나 취향도 당차게 이미 벌써부터 연하를 눈에 두고 있었는데. 두살 어린 여자애였음. 애가 밝고 여기저기 사교성있게 두루두루 친해지는 애여서 딱 첫눈에 반했음. 아니 사실 처음에 반한건 아닌거 같고, 처음 만났을때 대화를 몇번 하다가, 다음번에 만났을때 엄청 반갑게 인사를 해줘서, 그때 반했던것 같음. 음침함이 과도해서 존나 피부색부터 다크가 뚝뚝 떨어지고, 무뚝뚝함이 마치 고철에 녹이슨 기계와 같은 나에게는 N극 과 S극이 서로 잡아 당기듯이 그애가 끌리는것 처럼 느껴졌음. 여담으로 그때 나는 반대되는 사람들끼리 끌리기 마련이다! 라는 뭔 잦도 안까먹는 논리로 '그애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헤헷!' 하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딴거 없음 걍 사교성 좋은애가 짱임. 그러니까 원래부터 차도남 스타일의 아우라가 풍기는 간지남이거나 잘생겨서 가만히 있어도 애들이 막 따라붙는 클라스 아니면 대학가서 컨셉잡겠다고 깝치지 마셈.
다시 돌아와서. 당연히, 뭘 어떻게해야 할지 몰랐던 나는 그냥 그애 주변에서 걍 맴돌기만 하다가 - 대부분 평범남의 첫 짝사랑이 그렇듯이 무슨 위성마냥 열심히 쳐다보기만 했음.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 어쩌다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그걸로 좋았음. 그애가 첫사랑이라는 프레임에 덧씌워지고 나니까 나한테는 범접할 수 없는 그런사람으로 느껴졌었음. 그래서 그애랑 마주치기만 해도 좋았고, 괜히 한마디만 건네봐도 설레고 그랬었음.
그러다가 한때는 밤늦게 단체에서 같이 차를타고 갈일이 생겼음. 무슨 단체인지는 말을 못해주겠고 걍 그때 다들 좀 지쳐있었을 때라고만 말해두겠음. 그래서 대부분 지쳐서 조용해져있었음. 보통 여기서는 누가 하나 뭐라고 얘기하면 피라냐마냥 덥썩 달라붙어서 말에 꼬리를 물고 떠들썩해지기 마련이었는데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아무도 대화의 첫머리를 떼려는 사람이 없었음. 아마도 다들 쓰러져 자고 있었을 거임.
그때였음. 마침 그 애가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딱 어깨에 툭 하고 소리가 났음. 솔직히 말하면 툭소리가 났는지 기억 안남. 그때 어떤기분이었냐면 진짜 오감에 소름이 끼치는 수준. 신경세포부터 말초신경하나 하나가 짜릿 해져서 있는잠 없는잠 싹 달아났음. 분명 차안이었고 어두운 밤이었는데 눈이 맑아지고 낮인것 마냥 밝았음. 진짜 별거 아니긴 한데. 내가 느꼈던 감각중에 현역 수능 당시 다음으로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는 몇안되는 기억임. 스르르하고 그애 머리칼이 쓸려내려오는 소리. 머리칼 한올 한올이 내 어깨에 흘러 내리다가, 톡 하고 살짝 그애 머리랑 내 어깨가 맞닿았을때 그 촉각. 그 상태로 차가 덜컹거리며 나랑 그애가 같이 흔들거리는 알수없는 부양감. 그때 그 소리며 그 느낌이며, 그 향기며, 그 기분이며 다 기억하고 설명할 수 있음. 느낌은 깃털이 살포시 내려앉아있는 느낌이었고 향기는 그 어떤 꽃보다도 달콤하고 싱긋한 향기였으며, 그때 기분은 번개를 맞았어도 그보다 더 짜릿 할수는 없었을 거임. 자는척 하고 눈을 감은다음에 차에 흔들려서 고개가 기울어진것 처럼 그애 쪽으로 나도 고개를 쓸려 보냈음. 마치 애인이라도 된 것 마냥. 그뒤로 얼마안가서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다들 흩어져서 그 기분을 오래 즐기진 못했음.
결말은 다들 예상 가능하겠지만 잘 안됐었음. 고백할 용기도 없었거니와 좀 더 지나서는 그애가 넌 별로야! 티를 너무 내서 애매한 관계로 끝냈음. 하도 짝사랑이 길어지니까 집착이되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해서 결국, 애초에 내 좋은 결말로 끝날 수 없었던 첫사랑이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봄.
나중에 어쩌다가 나도 어깨에 기대서 잘 기회가 생겼었는데 개 불편했음. 한편으로는 얼마나 피곤했으면 거기다 기대어서 잤는데 안깨고 잤을까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남아있는 첫사랑이 그때만큼은 나에게 기대어 볼 정도의 호감은 있었던게 아닐까 하고 달콤하게 상상해보곤 함.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계란 없는 간장계란밥
-
올해 수능도 '킬러문항' 없다지만… 의대 증원이 '불수능' 변수 3
오는 11월 14일 시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
해설지 디자인 goat는 시대인듯ㅋㅋ 출제진 코멘트가 2가지 형태로 디자인있길래 둘다 만들어놓음ㅋㅋ
-
플스사고싶다 0
근데 막상 사도 안 할 거 같은데
-
아직도? 아시는분
-
군필 27살 9
대학가면 적응 못해? 훈훈에 i지만 친구 많은 느낌이면
-
물리야 노베였으니깐 그렇다 치는데 수학은 그래도 고2때 만점 받은적도 있고 1등급...
-
수능 끝나고 택시 타고 집가는데 택시에서 국어 가채점하는데 8x점이 나온거임 속으로...
-
생명황들이여 0
유전파트 진짜 어떻게 정복하나요 작수 비유전 다맞고 유전 젤안나온번호로 밀어서...
-
반팔 뭐 사지 10
이쁜게 안보이넹
-
망 한 시간 전
-
동테 넘 이쁘다 진짜 팔로워 늘어나는거같으면 얼른 헛소리 지껄여야겠다 히히
-
하루종일 수학만 하는데 (6-7시간) 4점짜리 15문제 정도 겨우 푸는데 더 늘려야할까요?ㅜㅜ
-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
어떤 분이 농어촌 정시로 건대 어느 자연계열학과를 평백66으로 뚫으심 ㄷㄷ
-
아니면 슈뢰딩거의 개 그것도 아니면 최진우의 배게
-
어떤가요?? 4점 초중반대인가여?
-
가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걍 의견이 궁금해서요
-
. 9
.
-
. 0
-
방학인데 놀기만 하자니 수능끝난 고3처럼 시간을 낭비하긴 싫은데 과외글은 영어노베...
-
그래도 학원 너무 만족스러워서 ㄷㅎ
-
올해 크리스마스는 14
애인이랑 보내고 싶다
-
밤에 그거 맞으면서 피방 갔는데
-
노베 반수 질문 1
7월부터 반수 시작해서 올3 만들고 싶은데 국어는 마닳을 사놔서 마닳풀이 하고...
-
하루에 뭘 얼마나 보길래 방해가 크게 될 정도냐? 아니 뭐 집 가기 전 중간에 집...
-
ㅇㅇ. 자기관리 잘된다면 학원 틀어박히지 말고 스카서 인강 조지는게 훨씬 좋음....
-
[불타는 희망회로 / 뇌절 칼럼] 하위권이 이론적으로 해내는 방법 (복리 공부법에 대하여) 4
[불타는 희망회로 / 뇌절 칼럼] 하위권이 이론적으로 이기는 방법 (복리 공부법에...
-
어디서 언제 다친건지도 모르겠는데 항상 상처가 있음
-
국어 김동욱 고전시가 3강 김동욱 고전시가 4강 예습 문개매 3강 수학 KICK...
-
뭐가 맞는 건가요? 28번 아직도 이해가 안 되네요... ㅠㅠㅠㅠㅠㅠㅠ a 부분이...
-
프사유행을따라 0
프변완
-
20살 재수 21살 1.2학기 22살 1학기 서강대에서 진짜 할거 다해봄 연애....
-
여러분이 처음 활동하실 때, 활동하던 오르비언 성비가 어떻게 됐었나요..?
-
오르비 줄이기 12시 반 이전 취침 지하벙커 뻘스토리 안올리기 하루 순공 평균...
-
ㅇㅇ? 박선우가 훨씬 나은편인가?
-
애인 ㅇㅈ 13
님들 죄송합니다 제 애인임 귀엽져 배경은 정치색이 아님ㅠㅠ
-
잇올 분위기나 더프 신청 같은거 이감 사는게 편해서 못바꾸겠으..휴대폰 압수도ㅜㅜㅋㅋ
-
지금 기출 2 회독 하려는데 채점 모양 덮어 씌우는 거 땜에 스트레스 받는...
-
국어 공부 1
노베인데 ㄴㄱ 강의 들어야돼?
-
2, 3주기 원자들중 Ne의 전자배치를 가지는 애들의 이온화E, 이온반지름 비교하는...
-
일단나부터 23시 이전 취침 일찍다니기 공부시간 줄지 않게 하기 공부중 딴짓 일절...
-
프사완 5
완.
-
SKY60명 서성한 70명 의대 30명
-
어휘 두개 다 틀려서 83점임 어휘틀은 봤어도 어휘2틀은 내가 최초일거같은디ㅌㅋㅋㅋ...
-
제목어그로 ㅈㅅ 수학 돈이 너무 깨져서 그러는데 7월부터 병호쌤 현강에서 주는...
-
오랜만에 공부 아닌 뻘글!! 개소리 헛소리 선넘질도 웬만하면 받아드림 질문 고고혓...
-
다들 수능 다가올수록 불안한건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10
미칠거같아요 진짜 실력이 올라도 그냥 불안하고 열심히해도 불안하고 원래 불안장애가...
몰입도 ㅆㅅㅌㅊ...
저도 일부러 기댄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봐요
크으
달달하다
그런 상상은 언제하던 기분좋은듯... 아쉽고 미묘하면서도 아련한 그런기분
키야 요즘썰풍년이네
묘사가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