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린 [294128] · MS 2009 · 쪽지

2011-02-02 03:18:14
조회수 299

2011년 2월 2일 새벽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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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고3의 겨울방학이 이렇게 갔다.

겨울방학이 그렇게나 중요하다던데, 나 스스로 나의 겨울방학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점일까?

50점도 못 넘을 것이다. 아니다. 1점도 아깝다.

누가봐도 명백할 만큼 나는 겨울방학을 헛투루 보냈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다. 사실 하기 싫다기 보다는 무기력했다.

한달을 내내 무기력하게 보냈던 것 같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웃기지만 그들이 약간은 밉다. 나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겨줘서.

한달 동안 내내 생각했다. 나는 왜 공부를 해야하나? 왜?

공부를 접고 다른 쪽으로 나가볼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정말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할 수록 더 무기력해지고 공부가 멀어지는 것 같더라.

왜? 라는 질문은 수험생에게는 금기어인 것 같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2월 2일. 1일도 아니고 2일.

지금에서야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려고 한다.

9개월 남았다.

누가 그랬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년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낼 수 있다고.

107개의 병원을 세운 사나이 였나?

3개월 모자라다.

3개월 모자라도 해낼 수 있다.

나는 해낼 수 있다.

사실 무섭고 두려워서 미칠 것 같다.

내가 너무 뒤쳐진 것 같다.

허송세월한 것 같아서 서럽다.

하지만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그럴 만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지는 모든 것을 이룬다.

내가 진정으로, 절실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줄 것임을 알고 있다.

나는 이 무기력과 나태를 이겨내고 말 것이다.

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역겨운 무기력과 방종.

엿 먹어라.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여기서 멈춰버릴 인간이 아니다.

나는 신화가 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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