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오이카와가 말아주는 기출문제 - 2006 MD 언어추론 <「국가」, 플라톤>
2006학년도 MD 언어추론 플라톤 국가.pdf
비정기 컨텐츠 <오이카와가 말아주는 기출문제>를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출 분석 컨텐츠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 중 정작 도움이 되는 컨텐츠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문장에 달라붙는 한 문단이 넘어가는 해설, 논리적이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선지판단...
그리하여 제가 직접 기출분석 컨텐츠를 연재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살펴보고자 하는 기출문제는 2006 MD 언어추론 11~13번 기출 문항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기출이며 문학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24수능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잊음을 논함' 지문의 경우, 비록 고전 수필이라는 text를 출제하였음에도 전형적으로 비문학에 가까운 독해(이중부정 및 트리 구조, 함수 관계)를 요구하는 문항이었습니다.
이처럼 변화된 문학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평가원 기출만으로는 대비가 힘듭니다. 문학은 비문학화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빨리 catch할수록 성적은 빨리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학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과거 MD 언어추론이나 LEET 언어이해에 출제된 고문국역 및 수필 텍스트를 풀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지문 수능 2일전에 풀고 백분위 100 받았습니다.
특히 난해한 서술과, 비유적인 설명이 결이 비슷합니다.
물론 이 지문은 그보다 어렵고, 기본적인 존재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존재는 실재와 관념으로, 실재는 현상과 본체로 구분합니다.
이 정도로만 언급하고, 존재론이나 철학적으로 지문 외의 설명은 최대한 배제하며 지문을 분석해 봅시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첨부드린 자료를 먼저 풀어보시고 칼럼을 읽으시면 효과가 더 좋을 것입니다.
시작부터 난해합니다. 사실, 선분의 비유는 이 지문에서 핵심이 아닙니다. 핵심은 '존재'를 나누는 방식에 있습니다. 즉, 이 문단을 읽고 다음과 같은 구조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빨간 화살표는 인과 관계입니다. 실제는 영상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 부분입니다. 난해하기가 잊잊잊을 선녀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지문의 상대방도 "무슨 말씀이신지요?"라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이에 보충 설명이 들어갑니다.
사실, 이 부분만 읽고도 앞서 구조도의 빈칸을 채울 수는 있습니다. 이 이후의 부분은 아래의 예시를 읽으며 채우기로 하겠습니다.
이 부류의 한 부분은 '가정에서 ~ 결론으로 나아가는 식으로 탐구'하는 반면, 다른 부분에서는 무가정의 원리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가정과 무가정은 A와 ~A이므로 이항대립적이며 MECE합니다.
가정해야 하는 것에 있어서, 혼은 결론을 도출할 뿐 일반적인 원리로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즉, 가정된 것 만으로는 일반적인 원리를 도출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래 문단까지 읽어 줘야 비로소 가정과 무가정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둘은 이항대립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보충도식과 보충도식의 이항대립으로 나타내 보겠습니다.
즉, 그 인식에 있어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여기서 '인식하기 위해 꼭 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얼핏 보기에 지문의 내용과 상충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문에 따르면 이성은 가정을 원리로서 대하는 것이 아닌 문자 그대로의 기반으로만 대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이데아만을 이용하며 이데아에서 끝을 내린다고 하였으므로 그 부분에 주목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탐구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관계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원리를 탐구하는 데에 있어 가정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었습니다. 무가정의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불쌍한 제자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데, 화자는 말을 끝내 버립니다. 그리고 이 4가지 분류에 대해 명칭을 부여하고, 이에 대해 '진리에 관여하는 만큼 명확성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비례에 따라 차례대로 배열하라'고 주문합니다.
즉, 위와 같이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입니다. 직관과 추론적 사고를 매칭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확신과 상상을 매칭하는 것이 다소 tricky합니다.
지문에 따르면 셋째 것에 대하여는 확신을, 가장 하위의 것에 대하여는 상상을 배당하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류 중 닮음의 대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고, 닮은 것은 실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눈에 보일 뿐이죠. 이 부분에 입각해 생각해 보면, 실제하는 대상이 영상에 비해 조금이나마 더 '명확성'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언어적 맥락에 따른 추론에 해당하겠습니다.
이제 문제로 가 보겠습니다.
ㄱ. 호수에 비친 달은 '상상'의 대상이다. (O)
: 호수에 비친 달은'닮은 것'의 정의에 부합합니다. 즉, 상상의 대상입니다.
ㄴ.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확신'의 대상이다. (O)
: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실제하는 대상입니다. 따라서 확신입니다.
ㄷ. 열매 속의 씨앗은 '추론적 사고'의 대상이다. (X)
: 추론적 사고의 대상은 지성에 의해서야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매 속의 씨앗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상입니다.
ㄹ. 칠판에 그려진 직선은 '직관'의 대상이다. (X)
: 필자는 기하학의 대상은 추론의 대상이지 직관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1번의 정답은 ①입니다.
① '선분'이 나뉘는 기준은 명확성 혹은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이다. (O)
: 지문에 그대로 나와 있는 선지입니다. 필자는 선분을 명확성 또는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를 근거로 나누려 하고 있습니다.
② 존재하는 것들을 네 가지 부류로 나누는 이면에는 가치의 서열이 개재되어 있다. (O)
: 이 선지를 정오판단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서열'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문의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라는 부분을 가치의 서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본문에서 '최상위', '하위'라는 워딩을 사용한 것도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③ 존재하는 것들의 단계와 그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은 일대일 대응 관계에 있다. (O)
: 직관, 확신, 추론적 사고, 상상 모두 인식의 능력에 해당합니다. 일대일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④ 기하학이나 산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어떤 감각적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도형이나 수 자체를 누구나 안다고 가정하고서 탐구한다. (X)
: 적어도 그들이 감각적인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이를테면 칠판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이, 감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도형을 사용하기는 합니다.
⑤ '눈에 보이는 부류'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류'에 대해 갖는 관계는, '의견의 대상'이 '인식의 대상'에 대해 갖는 관계와 같다. (O)
: 지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선지입니다.
따라서 12번의 정답은 ④번입니다.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분을 나누는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고르라는 문항입니다.
① '추론적 사고'와 '직관'이 갈리는 지점에서 나눈다. (O)
: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② 이데아만을 이용하여 탐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나눈다. (O)
: 역시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③ 변증술적 논변의 힘에 의해 파악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구별하여 나눈다. (O)
: 역시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④ 눈에 보이는 도형을 탐구하느냐, 이 도형이 닮아 보이는 사물을 탐구하느냐를 기준으로 나눈다. (X)
: '눈에 보이는' 부분이 우선 잘못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탐구하지 않습니다. 또, '이 도형이 닮이 보이는 사물'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 선지의 서술 대상은 눈에 보이는 부류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류를 나누는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⑤ 가정에서 출발하여 결론으로 나아가는 부분과 가정에서 출발하여 '무가정의 것'으로 나아가는 부분을 구별하여 나눈다. (O)
: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13번의 정답은 ④번입니다.
처음 써 본 본격 지문 분석 칼럼입니다. 여러 건의와 평가, 덕코는 저에게 힘이 됩니다.
다음번에는 2015 LEET <레비의 회색 지대> 지문 분석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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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고민이죠
개인적으로 해설은 짧게 끝내고, 별개의 보충설명이나 배경지식 설명을 곁들이는 구성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지문도 배경지식 넣을려면 한참 넣을 수 있어요(애초에 저 발화자가 소크라테스인거로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