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시달렸던 입시 논술의 끝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와요
가끔, 아주 가끔 마시지 않았는데도 머릿속이 조용할 때가 있어.
뭔가 다 멈춘 것처럼 그러면 또 확 독주를 들이 부어.
편안하고 좋을 때도, 그게 싫어서 깨 버리려고 확 마셔.
살 만하다 싶으면 얼른 확, 미리 매 맞는 거야.
난 행복하지 않습니다.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불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벌은 조금만 주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앉는 게 힘듭니다.
왔던 길을 다섯 걸음 되돌아가는 것도 못 할 거 같아서
두고 나온 우산을 찾으러 가지도 않고 비를 맞고 갔습니다.
그 다섯 걸음이 힘들어서, 비를 쫄딱 맞고
아, 나는 너무 힘들고, 너무 지쳤습니다.
엄청나게 벌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제발 좀!
딱 이 심정이에요
유명 논술 학원에서 정규반 마치고 파이널반까지 개근이었고요 리라이팅, 복습은 뭐 그냥 생활 중 일부라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한 번 보시곤, 복습 노트는 학원에 기증해라, 이걸 리라이팅 해 왔다고? 하신 적도 많아요 그만큼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글쓰기뿐이니까. 이거라도 끝장을 봐야지. 최고가 돼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파이널반...
첨삭 때 늘 안정권이었고 간간이 우수답안으로 채택돼서 카피까지 뜨곤 했어요
정말 모든 선생님들이
넌 하나라도 안 붙으면 그게 이상한 거야
하셨어요
그 말을 질리도록 들으며, 동시에 제 자신을 늘 의심했어요
불행은 언제든 찾아오니, 안주하지 말자고.
정말 다시는 수업 자료를 보기 싫을 정도로 성실히 임했어요
물론 카톨릭대 시험은 많이 떨어서 답안을 다 못 채웠지만, 다른 대학교 시험은 준수하게 봤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한양대는.. 여기서 뭘 더 해~ 할 정도로 만족스럽게 치렀어요.
그냥 했던 대로, 대치동에서도 안정권이었으니까 실력 발휘만 잘 하자..
모든 시험에 이 마인드로 임했어요
사실 뭐
제 불행(대입 가지고 불행이니 뭐니 하는 것도 웃기지만)이 놀라운 일은 아니에요
성인 되자마자 목숨을 잃을 뻔 한 적도 있고, 한양대 예비 1번도 그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세상을 등지기도 했으니까요.
오히려 6떨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근데 막상 그게 현실이 되니까 허탈할 뿐이에요
제가 그냥 기구한 인생인 걸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체념하고 살아요
예상했던 불행이라 놀랍진 않았어요
그냥 뭐...
내가 잘 풀릴 리가 없지
그치 이래야 세상이지
싶었어요
근데 그 씁쓸한 체념을 삼킬 때마다 참 허탈하고 괴로워요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걸 체념하고 사는 것 같고, 다들 이러고 사나 싶어서 또 괴롭고. 늘 그런 식이에요
두서없이 막 적는 글이지만 그냥.. 하소연해 보고 싶었습니다
남들은 노력하면 된다던데, 인생이 그냥 뜻대로 수월하게 풀리던데 나는 왜 이러나 싶고.
시험을 망친 것도 아닌데 내가 뭘 잘못했나 싶고.
학원에서 유망주였는데, 왜 꼬였을까 싶고.
참ㅋㅋ 다 모르겠어요. 일단 대학 갈 운명은 아닌가 봐요.
그래도 뭐 알아주는 전문대에 속해 있다는 걸로 위안삼아야 하는 걸까요. 돌아갈 학교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까요.
일단은 또 휴학계를 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게 뭔지, 몇 번의 불행이 더 닥쳐야 행운이 올지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이젠 깨지는 게 두렵지가 않아요
좋게 들리겠지만, 모든 걸 다 포기했다는 뜻이에요
희망따위 버리고 그냥 살아보자, 일단 깨져 보자, 하는 거죠.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가 않네요.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주절주절 길었네요
결론은
전 계속 불행할 것 같아요
근데 그냥 두려고요
이제 극복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요
그냥 현재를 느끼면서 살아보려고요
원하는 걸 찾고, 열심히 해 보고, 깨지고, 또 깨지고 살겠죠.
딱히 기대도 두려움도 없어요
간절히 원하는 것도, 들끓듯 사랑하는 것도 없어요
죽지만 말자
그게 다예요
결론이 참 이상하죠
새벽이라 아무 말이나 하게 되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인생 교환하실 분 구합니다 많은 지원 바랍니다
-
땀 ㅈㄴ 나서 감독관한테 창문열어달라고함 ㅋㅋ 수학인지 체육인지
-
이번 수능국어 화작 만점자가 몇 명인가요? 알 방법이 없는 건가..?
-
괜찮나요 14프로랑 고민 중인데 14프로는 허위매물이 많아서 꺼려짐..
-
하다못해 연대 상경은 갈줄
-
하나만 팔건데 뭐가 더 잡기 쉬울까요? 성적은 비슷함 올해 대학가면 아마 지방에서...
-
1인당 교육비 인서울대학 순위 서울 연세 고려 성균관 한양 이화 서울과기 서강 시립...
-
인생이 억까다 13
나의삼반수이유.
-
한 번 재릅할까 4
나만 유행 못 따라가는 기분,,,,,,
-
한 4문제정도 계속 갈리는데 심지어 누가 메가스터디3타가 답지 올렸다 이런식으로...
-
25년 11월30일까지 15만원에 메가패스 같이 들으실분 구합니당 궁금한건...
-
제목 그대로입니다. 올해 최저를 못 맞춰서 일단 합격한 대학에서 수시반수를 하려고...
-
기만 10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사용된다. 누가 봐도 잘 나거나 사정이 좋은 사람이 못난...
-
솔직히 뒤에서 3
잘못한 사람이 있어도 외모로 까는 건 나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그렇게...
-
??
-
시대인재 4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과가 어떻게됨..? 그리고 시험 중간에 치는것도...
-
언매 미적 원점수 100 100 받음 올해 혈뚫어서 가능함
-
낙산공원 4
낙산공원의 밤 풍경은 최고
-
수능당일 국어 최초 채점87점이였는데 사실 2점 2개 짝홀 바꿔서 채점한거였슴...
-
둘중에 어디에 스나넣을지 고민중인데 아무래도 지방살아서 상경하려면 돈이 많이...
-
What's up, guys? This is Ryan from Centum...
-
국어 쌩 노베에 문학개념도 모르는 노베인데 윤혜정의 나비효과 들을까요 아님 김승리...
-
제가 더 오래된 기분 아시나요?
-
더 울어라 6
씨발련아!
-
화작 언매 0
작수 국어를 말아먹어서 선택과목 고민중인데 작수에서도 언매하다가 9월때부터 화작으로...
-
저기서 어케한거지 보고만 있어도 정신병 걸리거가타
-
복수 전공으로 부전공 들으면 원래 전공하던 사람들이랑 아무런 차이 없음? 복수전공...
-
저를 사용해주세요...
-
1.수리논술 공부를 하려하는데 시간확보를 위해 생명을 사탐런 하는 것이 좋을까요?...
-
토키랑 결혼하고싶다 25
너무귀여워
-
⭐️ 연세대학교 중앙새내기맞이단에서 25학번 아기독수리들을 환영합니다 ⭐️ 0
⭐️ 연세대학교 25학번 아기독수리들 주목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
고전소설에서만3틀이었어서
-
ㄱㅊ음? 문사철 미디어 정외 행정 사회 다똑같나
-
두개의 문제집을 푼다치면 둘중에 뭐 먼저 풀어야하나요???
-
경희대 자유전공(국제)vs동홍 경영 어디가 나을까요 문과라서 미적, 과탐 해본 적 없음 투표 ㄱㄱ
-
볼 수 있겠구만
-
가능하면 이번 겨울 방학때 듣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
문과 공대 0
문돌이 공대 (소웨나 컴공쪽)가면 따라가기 많이 힘드나? 미리 공부할거면 뭐할지ㅊㅊ좀
-
92점나와서 행복사 할 뻔 햇음
-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를 가르치는 적완입니다. 오늘은 '목적성'에 대한 이야기를...
-
스카에 별로 없겠구만 후후 중간때 너무 많아서 눈치보였는데 다행이다
-
숨을 편하게 쉬는 삶을 살고싶네여 약 너무많아서 우럿어.......
-
보정없는 여장남의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걸까봐 걱정되어 만날수가없구나......
-
....
-
고대 생공(사실상 생명과학 순수 학문. 취업문 좁고 연봉도 적음)vs서강대 화생공...
-
경서연고 4
-
동덕여대제발 5
ㅠㅠㅠ
-
경외시건 성적대인데 꼭 컨설팅을 받아야하나요..? 안받으면 뭔가 손해보는거같네요
-
합격 ㅇㅈ 7
그건 작년 다군 합격 ㅇㅈ 이건 처음 보여주는 것 같은데 건대 떨어졌으면 단국대...
인논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정말 글 잘쓰시는 것 같은데 입시판은 조금 다른걸까요..
힘내십셔 ㅜㅜ
제 글이 그럴 듯해 보이나요? 다행입니다.
음 일단 입시판에서는 인정받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운칠기삼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뭐... 잘 모르겠어요.
문예창작과 입시도 준비했었는데, 누군가가 원하는 틀에 맞춰 글을 쓰는 게 참 괴롭긴 하더라고요. 내가 뭐하고 있나 싶고. 근데 또 해야 하니까 하고.
제 글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힘내겠습니다. 따뜻한 연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