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_마지막
그렇게 A가 날 집에 데려다 준 그날을 기점으로 내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음
서로 너무 바쁘고 학교도 집도 거리가 멀다 보니 만날 수 없었지만 연락을 종종 주고 받았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난 내 목표대로 A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입학 날, A는 1교시 쉬는 시간에 우리 반을 찾아왔음
그 애 교실은 5층, 내 교실은 1층 꽤 먼 길이지만 A는 내가 전날 같은 중학교 출신이 없어서 걱정된다는 내 말에 다정하게도 찾아와줬던 거임
그 날 A는 동아리를 고민하는 나에게 자신의 동아리를 추천해줬고 난 A와 같은 동아리를 들어가게 되었음
여느 중고딩 신입 환영회가 그렇듯 우리는 무한 리필 고깃집으로 첫 회식을 갔고 2차로 노래방을 갔음
노래방에서 선배들은 1학년 신입들에게 노래 1곡씩 부르라고 했고 파워 I인 내 성격에 혼자 노래를 부르는 일이란
1년 안에 수학 미적 백분위 100을 찍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었음 (물론 이럴 거 같아서 1곡 연습해 갔지만...)
A는 내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손을 벌벌 떨면서 마이크를 잡아드는 나를 보고 A는 건너와서 내 옆에 앉았음
그리고 조용히 '너 노래 잘하잖아, 떨지 마 괜찮아' 라고 말해줬음
그 모습을 보고 선배들이 오~ 둘이 뭐냐?
라고 물었고 내심 기대하면서도 적당한 대답을 생각해내던 내 옆에서 A는
"내가 얘 좋아하는데, 왜?"
라고 말함.
그 후로 남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무슨 정신으로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음
나는 통금이 있어서 일찍 집에 가야 했고 A가 한 말이 장난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A와 대화를 하기 겁이 났기에
A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후다닥 자리를 빠져 나왔음
그렇게 건물 엘베를 타려고 하는데 A가 날 따라 엘베에 탔음
뻘쭘하게 멀찍히 모서리와 모서리에 서서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 정적을 깬 건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A의 말이었음
그렇게 버스 정류장까지 또 정적이 흘렀음
난 겁이 났음
저 말이 장난이면 어쩌지, 괜히 말 꺼냈다가 우리가 멀어지면 어쩌지, 들뜸을 들켰을 때 너무 가벼워 보이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난 더더욱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음
아까 그 말 대체 무슨 말이냐고, 사실은 2년 가까이 선배를 좋아했다고, 하고 싶은 말들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버스 정류장까지 천천히 걷는 거였음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A는 또 다시 정적을 깼음
'진심이야, 아까 한 말.'
부정맥을 의심할 정도로 내 심장이 뛰었음.
심장이 터져 나온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벙쪄 있는 나에게 A는 결정타를 날렸음
'나랑 사귈래?'
참 무던하고 흔해 빠진 고백인데 그게 그 애 입에서 나온 다는 사실이 너무 설렜음
몇 번이고 이 장면을 상상하면서 영화 속 여주인공 처럼 예쁘게 웃으면서 사랑스럽게 응, 딱 한 마디로 대답하겠다고 생각했던 수 많은 날들이 무색하게도 난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면서 응! 이라고 아주 크게 대답했음
그렇게 내 첫사랑은 꽤나 해피엔딩 이었음
생각보다 허망하고 뻔한 첫사랑이지만? 난 정말 소중한 기억
그 후 이야기는 별거 없어서...ㅎ
그래도 좋아요 10개 넘으면 그 후 이야기도 풀어 보겠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걍 나랑 다른사람도 많구나 하고 넘김 굳이 키배뜨고 싶지 않달까 어차피 설득될...
-
이번에 법학, 행정, 경행 합쳐서 44명 뽑는 법과 대학 예비 5번 이내로 떴는데...
-
원래 한의대붙어도 약대가실 생각이셨던거에요? 진학사 보니까 사탐한의대컷보다 인설약...
-
좋아 생각을 바꿔봤어 16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난 재능이 있으니 재능없는사람의 마음,생각, 상황을 이해하지...
-
난이도 어느정도 차이나는지 비교좀 부탁
-
진짜모름
-
저 요즘 롤 좀 치는듯
-
카이스트 말고 유지디 기준으로 궁금합니다
-
올해 수능 40만명 정도 봤다하면 20만명정도 진학사 삼? 앞으로 표본들 얼마나 들어올지 궁금해서
-
강대 s2 2
언미영생지 43332인데 강대 s2 성적순전형 가능할까요?? 조기반 갈 생각입니다
-
지금 남아있는 사람은 몇 명 없지않나
-
노력 재능 메타로구나
-
요즘 스키장 개장해도 슬로프가 뭔 2개밖에 안열려있노 ㅜㅜ 걍 자세 감만 잡아야할듯
-
그저 한결같은 wwwww
-
와저는재능없이노력으로해냇어요~~노력티비 이러는게 시름 걍 재능없엇으면 남들처럼...
-
ㅈㄱㄴ
-
좀만기다려
-
멈췄다 습관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
이제 전전중 서연고 서성한의 시대가 온다
-
난 머리 좋은 사람들은 공부할 때 어떨지 궁금하긴함 1
지능영역 4등급인데 난 내 머리가 딸린다는 생각은 물1할때 말곤 못느껴봤는데...
-
이과는 8
군대는 1학년 마치고 가기 2학년 마치고 가면 후회한다네요
-
인하랑 아주 고민하고 있어서 카대 에타에 물어봤는데 이게 옆그레이드라는 신박한...
-
가볍게 봐주세용 저도 그렇고, n수생 분들도 그렇고 수능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
이게 무슨 메타야....
-
저는 확통도 좋아해요 10
재밌잖음 상방 뚫을려고 미적하긴했는데 둘 다 재밌긴함
-
이해가 안 감 ㅋㅋㅋㅋ
-
재능이 꽝인지 아닌지 확인해보는
-
둘 중 뭐사지
-
ㅈ목 ㅈ비비기 6
부비비비
-
수능 성적은 포괄적인 범위의 운에 좌우되는가 라는 주제가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
내 영역이다
-
조지는거 ㅇㅈ하겠습니다.
-
허허….
-
1번. 국어가 2이상 안되면 국어를 과감하게 버리고 수학과탐만 공부한다. 국어에...
-
오늘의 노래방 2
성장함 ㅎㅎ
-
정작 내 가족, 친척중에선 4년제 진학한 사람이 거의 없음 부모님은 고등학교도...
-
https://orbi.kr/00070581237 '노력대재능'
-
미적특ㄹㅇ 0
미적거리면 안됨ㄹㅇㅋㅋ
-
크아악
-
1. 공공의대를 통한 대입 공정성 확대 (시민단체 특별추천전형 신설) 2. 목포대...
-
수1,2는 독학서 보고 하고 미적만 개념 들으려하는데 유베가 들을만한 인강이 있을까요?
-
예전에 아이디 없이 눈팅할때만 하더라도 매일매일 저격메타랑 의한대전 각종 개싸움이...
-
할 거 하고 온다
-
아님 그냥 자전과잠 하나임요???
-
수시-> 갓반고 수학은 재능이 맞다고 봐요 아무리 더 많이 한다고 해도 이길 수가...
-
지금 진학사는 둘 다 7칸인데 당연히 떨어질 거 감안하고 가능할까요…? 과는 기계과입니다
-
사간 컵라면에 지금물붓고계심 아.
떴다
도파민 뿜뿜
그랬으면 보람있네유
A분 하는행동이 진짜 설렘요…
축구하면 몸 좋던데.. 상상 멈출게요 이미 머리에서 드리마 한편 씀
ㅋㅋㅋㅋㅋ 멈춰 더 하고 싶으시면 쪽지로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