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아시아사 킬러가 4번이 정말 맞나요?
4번 문제가 마냥 쉬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동사에서 1등급을 가르는 문제는 4번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황제가 신라와 연합하여 평정한 나라를 (나)라고 했는데 신라가 다른 나라와 '연합'하여 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나당동맹 당시의 고구려와 백제 뿐입니다. 따라서 신라와 연합한 (가)는 당나라일 수 밖에 없으며, (나)의 임금 이름인 '부여융'이 나오는데 고구려 임금의 성이 고씨, 백제 임금의 성이 부여씨인 것은 한국사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흑치상치를 해석할 것도 없이 (가)와 (나)가 손쉽게 판별됩니다. 이제 선지를 보아야하는데 1번 독서삼품과(신라), 3번 수의 침입(고구려), 5번 2관 8성제(일본)는 기본 중의 기본이므로 바로 걸러집니다. 2번 북추밀원/남추밀원이 소재가 생소할 수는 있습니다만, 낙랑이 백제나 가야와 교류가 많았다는 점을 떠올리다면 4번이 정답임을 그리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정답률 2~5위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3번
북조라는 큰 낚시를 피한 뒤 '우리 조정이 오대의 뒤를 이어 천하를 평정'하였다는 대목을 찾아내면 이 글의 화자가 송나라 출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3번(한)과 4번(남북조)을 걸러낼 수 있지만, 변경과 상경 임황부를 알지 못할 경우 북송인지 남송인지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등장한 '강화'를 통해 송과 강화를 맺은적 없는 5번 몽골을 거른다해도 1번(금)과 2번(요)의 구분이 어렵습니다.
18번
일본의 정권 교체 문제가 나왔는데, 이쪽에선 55년 체제 붕괴에 해당하는 1993년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민주당의 집권인 2009년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도 암기에 대한 지엽이 요구되는 문제였기에 4번을 골랐을 사람이 꽤 많았을 것 같습니다,
13번
먼저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랴오둥 빈도와 타이완이 할양되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문제의 전제이며 이를 모를 경우 접근 자체가 불가합니다. 보기를 보면 ㄷ의 장제스 정부(타이완)는 정답임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으며, ㄴ과 ㄹ이 모두 라오둥 반도에 관한 설명이므로 맞는 것을 착실히 골라낼 수 있었다면 정답인 3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ㄱ에 발트 함대 격파(대마도)라는 너무 생소한 소재가 쓰였고, 이 탓에 소거법으로 문제를 푸는 길이 사실상 막혔습니다.
12번
부산에서 일본으로 떠난 사절단이라는 부분에서 통신사를 떠올리기 수월했으며, 기유약조(1609)의 연도를 알았다면 통신사(1607-1811)임의 확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2번 정화의 항해(15c), 4번 이와쿠라 사절단(개항기), 5번 회취법(16c)이 정답임 아님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역시 3번에 이븐 바투타(14c)라는 생소한 소재가 쓰인 탓에 소거법을 사용하기는 상당히 난처했습니다. 물론 천리경이라는 이름에서 서학 관련 문물임을 눈치챘다면 정답인 1번을 고르는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다섯 문제를 흟어보았을 때 저는 4번과 다른 네 문제의 난이도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3번(페이크 간파, 지역 암기), 18번(개념 지엽, 구분력), 13번(조약/지역 지엽), 12번(인물/문물 지엽)에서 요구하는 암기 범위와 능력이 조금씩 달라 최상위권이라도 하나쯤 틀릴법 해보였습니다.
4번의 오답률이 7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제 생각에 4번을 틀린 사람은 대부분 3점짜리까지 하나 이상을 틀리고 4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4번 하나만 틀리고 48점을 받았다는 것은 중국사나 일본사의 지엽을 출충히 워웠으나, 가장 기초적인 한국사의 내용을 충실히 학습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4번이 고1때 배우는 한국사 범위내에서 단독으로 풀 수 있는 수준이므로)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으나, 저는 동사 1등급을 딸만한 최상위권이 고1 수준의 한국사에서 허점을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담배냄새 안 나는가
-
국어 백분위 표점 궁예 66
언매기준 100 136 98 134~135(언매틀 135 공통틀 134) 97...
-
애들 국어 하는거보면 고트들이 너무 많은데
-
그대로 한적 있다 없다 근데 난 자주가는 사람은 아니긴함
-
공대 희망합니다!
-
공부를 못하는 걸 인정해야되겠지
-
허허허
-
가보자고
-
수능 후 오르비는 클린하군뇨
-
파본검사 하면서 빠르게 독서 제재 훑어보는데 1. 경제 킬러로 나온다며 2....
-
패딩사고싶다 6
눕시질림 뭐사지
-
푸키먼마럅
-
어떰? 롱패딩 필수?
-
미적분 1년 3
지금 공통은 기출 하고 있고 딱 n티켓 같은 입문 n제 풀 실력 같아요. 미적분...
-
낙지 4
낙지 지금 짠거임 후한거임 의미없는건 아는데 대충이라도 잡게
-
정시 전형에서 수시 반영하는 학교가 많나요??ㅠㅠ 일단 약대 목표고 수시는 짖짜...
-
컴공 레드오션된듯하고 전자과도 삼성 SK같은 대기업 못가면 컴공취업지와 유사하니...
-
좋다 이거
-
난 마라탕집도 딱보고 먹을거 없으면 바로나온다
-
1월즘에 학원 댕길거 같은데 추천좀해줘
-
쌍사 백분위 2
둘다 45인데 백분위는 어느정도 될까요
-
유튜브에 외국인이 푸는 수능 영어 이런 영상 보면 영상에 외국인도 수능 이상하다고...
-
언매 (아직 미정..) 사문 정법입니다 국어는 2학년 때 강민철쌤 들었는데 잘...
-
메가에서 상상 연간 패키지로 팔던데 이매진만 따로는 못 사나요? 이감 연간 패키지...
-
현명하게 소비하라고 올려두는 거 참고 일단 해도 대다수에게 도움 안 되는 거:...
-
경희 냥이는 진짜 인생 느긋해보이던데 주변 신경을 안써
-
ㅇㅂㄱ 1
-
강민웅 물리학 연구소 SNS 계정 OPEN! (official) 8
안녕하세요, 강민웅 물리학 연구소 조교입니다. 메가스터디 물리 강사인 저희 선생님의...
-
계란 햄 딸기잼 구운식빵
-
계속 맞으면서 배우는게 상호의 도리지
-
그런분들께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추천드립니다.
-
점심먹는중!
-
장대음봉한번만꽃혀도청산이라 무서워서못함 그걸로돈버는사람은진짜대단한거
-
1.2029학년도 수능부터 가/나형 부활 (개꿀임) 2.나형 범위 대수미2확통으로...
-
굿바이~얄리~
-
위 문제가 올해 더프이고 아래 문제가 올해 수능이다. 위 문제를 풀고 들어갔으면...
-
진짜 와 먹으면서 막 화가남 이렇게 맛있는 걸 지금 먹어봤다는 게 걍 화가남
-
신입생으로 신청하면 되나요?
-
6모 때 국어 하나 실수 난 전적이 있어서 지금 위아래앞뒤로 땀이 흐르는 중
-
근데 물지 둘다 버리기 아깝긴하다
-
근방에 10
설의 설치 경한 다 있음
-
문디컬 함 가보자 (나형 부활했는데 메디컬에서 가형 필수 걸어놓으면 4망)
-
이게 정녕 내 이미지임?
-
환율이 오를대로 5
올랐는데 지금 달러로 바꿔놓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경제 잘 몰라서.. 물어봅니당..
-
이렇게 선택해도 되는 학교 머머가 잇을까요 !!! 중경외시까지만 말해주시면...
-
내신따기 어렵고 온갖 특례입시 안되고 정시로 힘들기 붙어도 대치동 가깝다는거 하나로...
-
사학과를 갔을텐데
23 수능 48 / 25 수능 45점을 받았고 둘 다 2등급으로 1등급의 입장은 아니라 신뢰도가 낮긴 하겠지만 조금의 의견을 내보자면 동아시아사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한국사를 잘한다라는 명제는 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아시아사 교육 과정 내에서 한국사라는 것을 엄청 세세한 부분까지 배우는 편도 아니고 오히려 큰 틀에 있는 주제들만 강조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수능 4번을 봤을 때 "부여융"이라는 키워드는 평소 1등급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엄청 세세한 부분으로 뜬금없게 다가왔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간 압박, 긴장이 있는 시험장 환경, 1문제 이상을 틀리면 1등급 이상이 뜨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두려움이라는 모든게 포함되었을 때 4번은 충분히 킬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