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승환] 2025-9평 국어 총평
수능 국어 영역 강사 설승환입니다.
매번 평가원 시험 총평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서초 메가스터디 의약학전문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다담 언매 800제, 다담 화작 500제, 다담 언어N제 저자입니다.
아, 이번에 다담 독서 강훈련 300제도 출간하였답니다.
중요한 시험이었으니, 오늘 시험에서 모쪼록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한줄평 : 2019학년도, 2022학년도가 생각나는... 적정 난도 유지해 주시지...
현장 체감 난도가 그리 높지는 않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그동안 평가원 시험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현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올해 수능 어떡하지?'
2019학년도, 2022학년도 때 6평이 까다롭고, 9평이 평이하고, 수능에서 역대 최고 난도를 선보였던 전적이 있지요.
'3년 주기설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 수험생 여러분, 오늘 시험 결과가 잘 나오든 기대에 미치지 못하든,
불수능을 생각하고 방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군데군데 변별력 있는 문항을 배치하려고 살짝 노력한 느낌이 있기는 합니다.
오늘 시험의 최고난도 문항은, 독서도 아닌 문학도 아닌 언매 35번인 듯합니다.
독서
독서 이론, 사회(경제학),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 인문(영화학)
네 개의 제재가 채택되었지요.
작년 6평/9평/수능, 올해 6평에 이어
이번 시험에서도 사회, 과학/기술, 인문 지문의 순서로 배치가 됐으니,
올해 수능에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순서로 구성이 될 듯합니다.
그리고 이번 9평에서는 크게 적용된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4개의 지문이 뒤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으니,
수험생 각자에게 취약한 지문들을 잘 고려하셔서
실전모의고사 연습을 할 때 '풀이 순서'도 충분히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회 지문은 수능특강의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의 금지' 지문을 연계하였고,
기술 지문은 수능특강의 '블록체인과 암호 화폐' 지문을 연계하였으며,
인문 지문은 수능완성의 '영화에서의 몽타주 사용' 지문을 연계하였습니다.
전년도와 6평에 이어 독서에서의 연계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돋보입니다만,
6평은 '키워드 중심의 연계'였다면, 이번 9평은 연계와 상관없이 충분히 본인의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풀어낼 수 있도록 나온지라...
하지만, 2019학년도 2022학년도를 생각해 보면, EBS 수특/수완의 주요 지문들은 꼭 섭렵해 두시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2019 수능의 '천문 이론'에 출제된 '만유인력' <보기> 문제,
2022 수능의 '헤겔의 미학' 지문, '트리핀 딜레마' 지문은 모두
연계교재의 내용을 노골적으로 활용하였기 때문입니다.
[1~3] 독서 이론
이번 독서 이론 지문도, 무난하게 워밍업하기 좋게 출제되었습니다.
역시 평가원은 독서 이론 지문에서 변별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2번 문제 정답 선지가 처음 풀 때는 잘 안 보였을 수 있지만,
1문단을 빠르게 확인하셨다면 오답 point가 무엇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겁니다.
[4~7] 경제학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와 '이용후기 광고'를 다룬 지문입니다.
확실히 사회/문화 지문에서 초고난도, 킬러 지문을 출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네요.
지난 6평에 이어 지문은 무난하게 독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4~6번 문항 모두, 지문에서 '구별하여 제시한 개념'을 녹여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면서 독해했다면 정답을 빠르게 고를 수 있었을 겁니다.
다소 평이하지만, '지문-문제'의 연결 지점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되네요.
[8~11] 정보통신기술
'블록체인 기술'을 다룬 지문입니다.
많은 사설모의고사에서 해당 지문을 연계하여 선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문을 꽤 친숙하게 읽었을 수험생 분들도 많을 겁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상관관계성 문장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아, 이거 100% <보기> 문제로 나오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예상대로 11번 문항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었지요.
이번 독서 17문항 중, 그래도 가장 생각할 게 많아 보이는 문제였습니다.
아... 8번 문항 답 고르실 때 다소 얍삽하다고 느꼈을 수 있지만,
지문뿐 아니라 11번 <보기>의 내용도 근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작업증명 대신 속도가 더 빠른 합의 알고리즘'이라고 되어 있으니까요ㅎㅎ
[12~17] 영화학
정말 오랜만에, 서양철학도 아닌 동양철학도 아닌 '예술' 지문으로 (가), (나)가 구성되었네요.
6월 모의평가 때 해당 지문에서 엄청난 변별력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지문은 그 파급력이 확실히 떨어지기는 합니다.
올해 수능은 인문 지문에서 '서양철학', '미학' 등 서양의 이론을 다룰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으니, 수특/수완의 해당 지문들을 철저히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가)는 수능완성을 직접적으로 연계했고, (나)는 연계교재에 없는 내용을 다루었는데,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부담은 없으셨을 겁니다.
14번 문항에서 '비판' 문항을 출제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이번 6평의 (가), (나) 지문을 떠올려 보면 '비판'이 지문의 주된 흐름이었으면서 6평에서의 최고난도 문항이었다고 할 수 있는 15번 문항도 '비판 지점'을 의식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올해 수능에서도 '비판적 독해'가 아주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학
출제된 8개의 작품 중 3개 연계, 5개 비연계로 나왔습니다.
이번 9평에서도 작년 9평과 마찬가지로 고전소설을 비연계로 출제한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불문학 시대를 겪고 있는 요즘, 그렇게 어렵지 않은 평가원 문학 문항을 오랜만에 만난 것 같네요. 수험생 여러분들도 큰 부담을 느끼시진 않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18~21] 고전소설
수선의 '광한루기'라는 작품을 출제했습니다.
저도 처음 들어보는 작품이기는 했지만, <보기>에 나와 있듯 '춘향전'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 내용이 꽤 친숙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문항의 난도와 별개로 '확실히 평가원의 지문 구성은 참신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네요.
18번과 20번 문항에서 다소 빡빡하다고 말할 법한 선지가 몇 개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정답 선지가 아주 명확하게 도드라진다고 느끼셨으면 좋았겠습니다.
[22~27] 현대시+수필
연계 작품으로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라는 현대시를, 비연계 작품으로 문태준의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라는 현대시, 유본예의 '이문원노종기'라는 고전수필을 출제했습니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고전시가+수필'로 복합 지문을 구성했으니,
9월 모의평가에서는 '현대시+수필'로 복합 지문을 구성하네요.
그리고, 또 희곡/시나리오가 출제되지 않았습니다.
6평/9평 모두 수필을 출제했으니, 수능도 수필을 출제할 것으로 보이네요.
연계 작품에 <보기>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적인데,
<보기> 문항이 모두 작품 단독으로 나와 개인적으로는 문항 구성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학 난도가 올라가면 <보기> 문항이 작품들을 엮어서 출제될 것이니 이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25번 문항에서 '외따로'가 단박에 보이셨으면 좋았겠습니다.
'수식어'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교훈, 잘 알고 계시지요?!
[28~31] 현대소설
윤흥길의 '날개 또는 수갑'을 출제했습니다.
지금까지와 달리, 6평/9평 모두 현대소설을 연계하여 출제했으니,
수능 때도 현대소설이 연계될 가능성이 매우 높겠습니다.
(뒤통수 치면 진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았을 것이고,
문제의 답을 고르는 것도 크게 고민하지는 않으셨을 법한데,
31번의 경우, 권 씨가 말한 '작업 중' 사고를 둘러싼 '투쟁'에 대하여, '민도식'의 반응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을 정답의 결정적 근거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32~34] 고전시가
하다 하다 정철의 시조 두 편을 비연계로 출제하네요ㅎㅎ
그런데... 9평에 정철의 시조가 나왔다고 하여
'관동별곡'을 배제하는 것은 안 됩니다.
2013학년도 6평 '사미인곡' - 수능 '성산별곡'
2021학년도 6평 '관동별곡' - 수능 '사미인곡'이라는 전례가 있습니다.
6평에서 '현실 비판적' 시가인 '우부가'를 출제했으니,
9평은 '자연'에 관한 시가가 나오는 것이 강력했는데 예상대로입니다.
문항의 난도와 상관없이, 34번 문항의 논리를 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2022-수능 예시문항에 출제되었던 '개를 주제로 한 시조들'의 25번 3점 문항과 같이, 아주 어려운 문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택과목 - 화법과 작문
6평 화작에 비하면 풀 만한 난도로 나왔지만,
참신한 문제 유형, 복잡하게 선지를 구성한 문항 등이 돋보입니다.
35번 문항은 쉬운 문항이었지만 다소 신선하게 출제를 한 점이 특징이고,
40번 문항은 (가), (나), 참여 후기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꽤 복잡한 문항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수능, 이번 6평을 생각하셔서,
화작러들 방심하지 말고 화작 문풀 연습 꾸준히 진행하셨으면 합니다.
선택과목 - 언어와 매체
작년 수능, 이번 6평에 비하면 풀 만한 언매이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어려운 문항을 꼭 끼워두네요.
35번은 이번 시험에서 가장 오답률이 높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저께'가 명사로 쓰인다는 것과 부사로 쓰인다는 것이 잘 안 와닿았을 법한데, 지문의 '그는 그저께 낮에 왔다.'의 '그저께'가 명사라는 지문의 진술을 보고, '아, [그저께 낮]이 뭔가 한 단위로 움직이는 느낌이네?'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35번에 제시된 사례들도 능숙하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 그리고 38번! '내가 부처께 말씀을 드리되'에서 '말씀'은 '나'의 말을 낮추는 의미로 쓰였다는 것 간파하셨어야 합니다.
이걸 고려하지 않았으면 오답을 고를 위험이 있게 출제되었네요.
매체는 기존에 출제된 'SNS 대화', '블로그' 외에, '뉴스 레터'를 새롭게 냈지만,
매체에서 그렇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수능 난도가 정말 많이 걱정되는... 그럼 시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2025 수능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 계속 힘내서 열심히 공부합시다.
질문은 댓글로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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