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패배를 알게 된 후에
처음으로 패배를 알게 된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난 너무나 많은 문제를 틀렸으니
멍청하게도 3점짜리를 틀렸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무지성으로 사칙연산을 했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독서실에서 물끄러미 시험지를 세워두고
틀린 문제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 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4점 맞추기를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검토해보지 않았노라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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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여 처음 써봤는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