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petty [511119] · MS 2014 · 쪽지

2015-10-03 22:40:19
조회수 9,872

한국/목포 해양대학교에 관하여 (해사계열 한정)

게시글 주소: https://faitcalc.orbi.kr/0006598635

 안녕하십니까. 해양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공부를 하다가 손에 잡히지 않아, 작년 이맘때 한참 많이 들락거렸던 오르비에서 글을 한 번 끄적거려볼까 합니다. 한창 바쁘실 때일텐데, 이런 글이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재수를 해서 대학에 진학을 했고, 지금은 해양대학교 해사(海事)계열에 재학중입니다. 제가 쓰는 이 글로, 여러분의 대학 선택 고민에 있어서 뜻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타이핑을 합니다.
 사실 학교를 그리 오래 다닌 것은 아닙니다. 1년도 다니질 않았지요. 현역때나 재수할 때 수시로는 서울의 건재한 대학교를 넣고 다 떨어지면 정시로 해양대만을 노리겠다는 심산으로 2년간의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결과는 수시 전부 낙방. 다행이도 해양대가 정시에서 되었습니다. 수험생시절에는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글만 보고 해양대를 판단했고, 그랬기때문에 해양대에 관해 떠도는 소문과 루머들을 여과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본교의 학생이 되고보니, 어떤 글이 진짜였고, 가짜였는지 구별할 수 있게 됐군요.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각설하고, 재학생으로써 해양대, 그 중에서 해사대의 장단을 주관적으로 말 해보겠습니다.
 
장점
1.취직과 수입
 학교 이름에 정체성이 아주 뚜렷하죠. 해양 관련 인력을 기르고자 설립된 학교입니다. 해양대 단과대의 꽃은 해사대입니다. 해사대는 한문 뜻 그대로 바닷일을 하는 해기사를 양성하는 대학입니다. 항해사와 기관사 말이죠.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3등 항기사의 연봉이 4500 정도 된다는 말이 있지요. 틀린 말이 안비니다. 다만 거의 1년 내내 승선했을 때 그정도이고 세후 금액도 아닙니다. 따지고보면 하는일에 비해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또 아닙니다. 그렇지만 요즘같이 취업이 힘들다고 하는 난세에, 선배들이 꼭 대기업이 아니더래도 어디든 취직하는 걸 보면(대기업이 아니라고 처우가 극명히 다르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다 도긴개긴입니다.) 4년간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들 말힙니다. 선장이나 기관장을 찍게 되면 연봉은 1억을 웃돌게 됩니다.

2.남자로써 군 대체 혜택
 많은분들이 군'면제'로 알고 계시는데 면제가 아니라 '대체'근무입니다. 졸업을 하고 3항기사 자격을 얻게 된 시점부터 5년 안에 3년동안의 승선 기간을 채워야합니다. 어려운것도 아니라 다들 채운다고 하더군요. 남들은 군대에서 있을 때, 외국도 노닐며, 돈도 챙겨가며, 군대도 대체되고 일석삼조 아닐까요.

3.여러 갈래의 미래
 한편 해사대를 졸업한다고해서 평생을 뱃사람으로 보내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해수부 공무원, 선박 검사원, 해경, 해운계 회사 임직원 등등... 눈을 돌리면 다른 쪽으로 빠질 수 있는 길이 많습니다. 항해계열의 끝판왕인 도선사도 있구요. 여러가지입니다.
  남자로써, 대체근무를 해서 국방의 의무를 마칠 수도 있지만, 해군소속 학군단 후보생활을 하여 해군장교도 될 수 있지요. 널리고 널린 육군장교보단 해군장교가 좀 더 끌리지 않나요.
 저는 일반대학을 다니지 못해서, 일반대학을 속단하는 말 같아 조심스럽지만, 예컨데 제가 어문계열을 졸업했다고 치면, 어문계열의 전공을 살리는 일자리로 취직하는 사람이 객관적으로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해양대를 졸업하면 그래도, 내 선택의 폭을 조금은 좁혀주어서 고민하며 낭비할 시간을 잡아줍니다. 또,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고해서 미래가 암담해지는것은 아닙니다. 외려 이 분야에 무궁무진한 일들이 많아질겁니다.

단점(?)

1.제복과 그로인한 기강
 음 단점이라고 말하기는 싫지만, (저는 제복 입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현역으로 들어오신 분들은 교복입고 3년간 캠퍼스라이프를 꿈 꿔왔는데 또 제복을 입게되다니 라며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학기초까진 그랬지만 말이죠. 그런데 나라에서 맞춰준 제복이라면 당연히 품위있게 입어야하고, 그 품위를 위해 겪는 고통은 당연히 감내해야합니다. 단점아닌 단점이라면 그 점이죠.
 그로인한 기강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선기장과 항기사, 그리고 부원들로 이루어진 수직구조까지..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에서 지시에 불복종은 곧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4년내내 기강잡힌 생활을 한다면 그것도 단점아닌 단점이 되겠죠? 하지만 다들 견뎌냅디다. 미래가 보장된 것이라면 이정도 단점이야 견딜 수 있지요.

 그냥 심심해서 써 본 글입니다. 여러분 원서철에 좋은 선택의 근거가 됐으면 좋겠네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