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전개 외전 1] 문학 시간 단축 꿀팁
안녕하세요. 피램 김민재입니다.
생각의 전개 교재를 출판하고 나면, 매년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조금 더 명확하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서술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요.
그런 내용들을 일반적으로는 강의에서 열심히 알려 주기는 하는데,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제 게시글로도 남겨볼까 합니다.
이렇게 자잘한 +@의 내용들을 [생각의 전개 외전] 시리즈로 가끔씩 찾아 뵐 테니, 많이들 기대해 주세요 ㅎ
오늘의 주제는 '문학 시간 단축 꿀팁'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주제인데요. 6평 전까지 기출을 통해 조금만 연습하셔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생각의 전개 - 문학 1권에서는 다음과 같이 운문문학의 '주제'를 강조합니다.
수능 국어라는 시험은 결국 '독해력'을 묻는 시험이고, 이는 문학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 (물론 문학은 +@가 있긴 합니다.) 그리고 '독해력'을 묻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물음은 '주제를 찾았니? 그러니까 이 글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겠니?'이고, 나아가 '시'에도 주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제'를 정확하게 체크했는지가 핵심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교재에서도 '주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선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많이 언급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더 강조해 볼까 합니다.
극단적으로, 운문문학 문제를 풀 때 지문을 보지 않고 오직 '주제와의 연관성'만 생각하는 것으로도 선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2022학년도 수능 현대시+수필 세트입니다.
현대시의 주제를 가장 잘 알려 주는 것은 <보기>입니다. <보기>가 있으면 그로부터 주제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가'라는 작품의 주제는 '오래전 떠나온 고향 떠올리기', '악화되어 가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 묘사'네요. 지문을 보지 않고, 이 주제만을 가지고 선지를 판단해 보겠습니다.
[A]. [B]가 어딘지 몰라도, '고향 회상'이라는 주제와 관련되어 있는 선지들입니다. 맞다고 칩시다.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진' 상황? 이 작품의 주제는 '악화되어 가는' 현실 묘사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소망'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소망이 '이루어진'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주제와 반대됩니다. 소망이 이루어졌다면 악화되어 가는 현실이라고 할 수 없을 테니까요.
'풍족한 결실을 거두지 못한 상황', 그 속에서 무언가를 지향하는 모습. 희망적인 메시지 때문에 조금 애매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주제를 포괄할 수 있는 선지입니다.
'가혹한 현실 상황'. 주제 그 자체입니다.
실제 이 문제의 정답은 3번이었습니다. 주제와 반대되는 선지가 정답으로 제시된 것이죠. 애초에 '주제'를 정확하게 체크하면서 읽을 수 있는지를 묻는 시험이 수능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풀이가 가능한 것입니다.
다음은 (나)의 주제를 체크하고, 관련된 문제를 풀어 보겠습니다. (나)에는 <보기>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지문을 읽으며 주제를 체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램 교재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시의 주제는 '화자의 상황과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반응'(=심리, 태도)을 보이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가볍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앞쪽만 대충 읽어도, 산을 바라 보는 '상황'에서 맨날 변하는 인간과는 달리 늘 푸르른 산이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나)의 주제는 '인간과 대비되는 산에 대한 사랑'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관련된 문제 풀어 볼까요?
'주제'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산'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감상하라는 발문도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아무튼, 정답 선지인 2번 선지는 지문에서 인간과 대비된다고 했던 산을 인간의 덕성을 표면화하는 데 집중하는 잡스러운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제와 반대되는 선지이기 때문에, 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정답도 2번이었구요.
나머지 선지들을 보시면, 산의 '불변성'을 강조한다거나 죽어서도 함께 하고, 그리워하고, 지속적으로 지향한다는 '주제' 그 자체인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문을 볼 것도 없이 허용되는 선지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그렇다면 (가)와 (나)를 함께 물어 보는 문제도 풀어 볼까요?
여기서 초록색 형광펜은 '주제'와 직결되는 부분, 노란색 형광펜은 '주제'와 반대되는 부분입니다. 답이 1번이라는 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겠죠?
물론, 3번 선지처럼 애매한 선지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는 '주제' 중심으로 답을 고르면 답이 2~3개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주제'만을 가지고 선지를 판단하는 것은 절대로 '주무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시를 독해하고, '근거'를 찾아 허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선지 판단의 대원칙이 '주무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제'만을 가지고 선지를 판단하는 방법을 일종의 '선지 스크리닝'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운문문학(+수필) 문제를 풀 때 '주제' 중심으로 선지를 스크리닝한 뒤, 이를 통해 답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선지들만 먼저 판단합니다. 이렇게 확실한 정답을 찾은 뒤에 나머지 선지를 처리하면 훨씬 빠르고 정확한 선지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참고로 이 세트는 '주제' 중심 선지 판단의 위력이 엄청난 세트였습니다. 나머지 세 문제도 모두 '주제' 중심으로 답을 쉽게 고를 수 있게끔 출제되었습니다. 무려 '수능'에서 말이죠! 나머지 세 문도 스스로 찾아서 이와 같은 내용을 적용해 보면 좋겠죠?
이 글만 읽고 '오~' 하고 넘어가신다면, 무슨 야매 스킬을 배운 것 같은 느낌이 드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의 '오~'를 스스로 기출에 적용해 보는 과정을 통해 '오!'로 바꾸셔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제가 지금 수험생이고 이 글을 읽었다면, 당장 기출문제집 운문문학 파트를 펼쳐서 정말 많은 문제들이 이렇게 해결되는지 확인해 볼 겁니다. 몇 시간을 써서라도 말이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평가원이 정말로 '주제' 중심으로 선지를 출제한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게 되면, 당장 올해 6평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실 겁니다. 이는 단순한 야매가 아니라, '수능 국어'라는 시험의 존재 목적과 직결되는 본질적인 내용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지금 수험생이고 이 글을 읽었다면, '주제' 중심 선지 판단이 가능한 사례들을 찾아서 이 게시글의 댓글로 달아 볼 것 같습니다. 남들에게 도움이 되게끔 말이죠.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정리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이 가장 큰 도움을 받을 겁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선지 스크리닝'을 통한 문학 시간 단축, EBS 외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본질적입니다. 많은 도움 되시기 바랍니다.
다음 [생각의 전개 외전]도 기대되신다면, 좋아요 댓글 많이 남겨 주세요 ㅎㅎ
이 외에 더 많은 내용으로, 제대로 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면?
P.I.R.A.M 국어 생각의 전개 : https://atom.ac/books/10621
P.I.R.A.M 국어 7개년 기출문제집 : https://atom.ac/books/1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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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은 없다 난 14학번이 아닌 15학번이다... 4개월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와우 좋은 팁 감사합니당
지문을 읽기 전 보기를 먼저 보는 건 알고 있는데 선지까지 함께 훑어보고 지문에 들어가도 되나요?
네 그렇게 해 보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입니다!
몇개 해봤는데 진짜 몇몇문제 바로 적용되네요! 감사합니다 역시피램...
통찰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바로 적용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