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꼬였고 세월은 순식간이네요.
안녕하세요.
제가 커뮤니티 자체를 안하는데, 유일하게 이전에 글을 썼던 곳이 이곳인것 같아 새벽에 몇 자 남깁니다.
저는 98년생이고 .. 엊그제 20살이였던것 같은데 벌써 26살이 되어버렸네요.
고등학교때는 특별히 하고 싶은것도 없었고,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살았던 것 같아요.
내신은 바닥이였고, 수능은 그냥저냥 쳤던 것 같아요.
제 기억에 2017학년도 수능 이과 기준/ 수학 가형 2등급이였고, 나머진 2~3등급정도 였던것 같구요.
수능 전날에도 오버워치를 날 새면서 할 정도로 게임에 미쳐있었고, 공부에 특별히 열정은 없었는데
막상 성적을 받고 나니, 정말 제대로 공부하면 성적이 어느정도 나올까 궁금해서 막연히 재수를 시작했어요.
꿈이나 진로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남들이 다 의대가고 싶어라 하니까 나도 성적이 잘 나오면 의대에 가고싶다...
그렇게 강남대성기숙학원에 들어갔고..
4월 정도 되니까 진득히 앉아있지도 못하던 제가 도저히 못버티겠어서 때려치고 혼자하겠다고 대치동으로 갔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야자 안하고 게임방만 다니던 제가 처음으로 혼자 살아보니까 모든 고삐가 풀렸습니다.
당시 러셀이란 학원에 등록해놓고 안나가도 아무 연락이 없더라구요.
그렇게 1년이란 세월을 게임만 하면서 허송세월..
4월 이후로 책을 한번도 안펴볼 정도로 모든것을 까먹을 정도로 생각도 없이 원 없이 게임만 했어요
당연히 수능은 말도 안되는 성적을 받았구요.
이번엔 정말 잘해야겠다 싶어서 다음해인 2019년 또 대성기숙학원에 들어갑니다.
1월에 들어갔는데 4월 정도 되니까, 그 당시 대성에서 모의고사 성적표를 벽에 붙여놨는데,
빌보드에 들었어요.
아.. 뭔가 되겠구나-싶고,
또, 재종 수업이 너무 불필요 한것 같아서.. 그 시간에 혼자 자습하고 싶다 생각해서 때려치고 나갔어요.
윤도영 현강, 배성민 현강 이것저것 등록해놓고 또 안나가다가..
그 이후로 작년과 똑같은 세월을 보냈고..
그 다음해는 고향에서 지냈습니다.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목표도 없고 목적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방황하다가 또 비슷한 1년..
말도 안되는 성적표를 매년 들고오니 부모님께서도 의아해하셨고, 저에게 너무나 실망하셨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대학 컴퓨터공학과에 억지로 등록해놓고,
그 해 수능이 끝났던 당시 때부터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돈 때문에 대학을 가는거라면, 돈을 남들보다 많이 벌면 그만아니야?' 라는 생각에서요.
그 때부터 아르바이트와 주식을 병행합니다.
그리고.. 돈은 꾸준히 모았습니다. 때로는 잃기도 하고 .. 벌기도 하면서요.
2020년은 자취한다고 올라와 있었는데, 비대면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수업을 듣지않고 방안에서 밥 먹고 주식매매만하다 1년 전체 학사경고를 받고,
21년 7월에 입대를 해서 두달 전 전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많이 먹고 나니까, 그 소중했던 시간을 날려먹은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주식하는거를 아셔서, 그리고 아버지 계좌도 맡아서 수익을 냈기 때문에 덜 죄송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께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뒤를 돌아보니, 느끼는게 너무 많습니다
선물/주식 매매로 먹고 살고, 돈을 축적하는게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은 변함 없다만...
19년 겨울, 수능 끝나고 알바 할 당시에 정말
한달에 몇백만원이라도 꾸준히 벌고, 1억이란 큰 돈을 만들면..
과거의 제 책임감없고, 의지도 없고, 쓰레기 같이 살았던 시절을 잊을 것만 같았는데...
그게 아니였습니다.
재수, 삼수 하면서 짧은 기간 기숙학원에 있으면서,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소중한 친구, 동생이 몇 있는데..
얼마전에 본 치대에 다니는 소중한 친구나,
삼수 할 때 같은방에 있었던.. 얼마전에 시골 한 구석에 있는 제 방에서 하루 자고 간, 서울대에 간 친한 동생이나
작년에 같이 제주도에 놀러 간, 부산대 공대 다니는 동생이나..
결과야 어떻든 ,
그 당시 때 끝까지 견뎠던 친구들을 보면 경외심도 들고, 반성도 많이 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올해 다시 시험을 치려고 합니다.
제가 인생에 있어서 꾸준히 무언가를 해 본것이 주식/해외선물/게임 말고는 없다만,
과거의 오점을 지우기 위해서 ..
나중에 제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
하루에 3-4시간이라도 꾸준히 공부해보려 합니다.
목표는 1.교대 2. 상경계입니다.
정말 돌아보면 소중했던 시간들--
어른들 다 하는 뻔한 소리들이 결국 다 맞았다는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새벽에 생각이 많아져서 혼자 적어내렸는데..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되는 청춘들이 너무 부럽고
너무나도 힘든 기간이겠지만-
입시 결과를 떠나서, 후회없고 떳떳한 날들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중3때 웩슬러에선 언어이해 118 시공간 132 처리속도 134 나머지 뭐 유동추론...
-
케플러 포함 7종류의 과학탐구 그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림에서 "평가원스러움"이...
-
선거보다 어려운내용 없죠? 공부하다가 진짜 헌법재판소보다 몇배는 난해해서 고생 좀...
-
수능 만점 기준
-
얼마전 전역하고 다시 시험준비하려는데 작년까지 대성에 계신거 확인했는데 증발하셨네?...
-
수능날 0
다시 국어 망칠까봐 두렵다..
-
쪽지부탁드립니다
-
문의는 인스타 디엠으로;;;;;;;
-
선생님에게 물어볼 수 있는거?
-
연경제 0
연경제 688도 가능한가요?
-
15시발점 교재랑 워크북있긴함요
-
기분 개같네
-
아침은 2
순대국밥
-
KBS, 尹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잘못 보도 사과…“관련자 엄정 조처” 2
KBS가 지난 11일 오후 1TV 5시 뉴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
서귀포 1989 거제 1930 부산 1576 연표외우듯 외워야하는거임? 설마.. 이...
-
지능이딸려서안되더라 연고라인이 한계인듯
-
재수 1년 지원해주신다 하면 할거임?
-
교과우수라서 내신입력하라는데...
-
오늘은 새르비 안했는데
-
신소재공학과 0
신소재공학과를 들어갈 거 같은데 정보가 좀 없더라구요. 대학 입학하기 전에 뭔가...
-
언매 확통 경제 사문 한문 선택할 것 같슴다!! 확통 하면 서울대 경제 가기...
-
379 미만이네요 이럼 cc빔 엄청셀듯
-
궁금
-
어디라인임? 지거국은 가나?
-
공군에서 군수 시도한 사람 중 95% 이상이 실패하고 2명만 성공했다는 글을...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기하 과외가 아무도 없구만
-
중앙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중앙대25][새내기 시간표, 과목 관련 FAQ]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중앙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중앙대학생, 중앙대...
-
껍질까고 7
먹기
-
명문대는 밥약 9
미슐랭 식당에서 하나여 동생이 신입생 옾챗방에서 선배들이 막 그랬다구 하던데.
-
관리형 독서실은 0
그냥 집 근처 아무곳이나 가면 되겠죠? 리뷰는 괜찮은거 같더라구요
-
ㅠㅠ
-
이재명 "카톡이 가짜뉴스 성역인가…반드시 퇴치할 것" 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카톡이 가짜뉴스 성역인가"라며 '카톡 검열'...
-
똥을 먹어야 설사를 먹게해준다는거 같음
-
한국에서 내세울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펙임 비단 취업뿐만아니라..
-
3칸이었는데 예비120언저리 잡히는거 보면 2칸도 붙을법하겠는데
-
이미 최상위권이라 변동성 적은경우 제외하고요
-
지구과학 안 한지 1년이 넘었다보니까 이제 문제 자체는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
ㅇㅂㄱ 8
-
꿈이 가득한 옆동네 보다보면 느낌
-
도형 하나 3
답 자연수아님 풀고나서 98수능 자연 24 0409 예체능 10 같이보기 21경찰대20도?
-
빨리 센츄 줘 3
센츄랑 연뱃 달고싶어
-
오르비도 나름 상위권커뮤랍시고 지능 높은애들 모여있는 곳인데도 매년 수능끝나고 고닉...
-
이거 좀 부럽뇨
-
강제 재수생인데 왜 휴학하는겨
-
수학 상 질문 5
K로 정리해야하나요 x로 정리할까요
-
힝..
-
근데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기 손으로 n수 선택해놓고 자기연민에 빠져서...
할뚜이따!!
감사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긴글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하세요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식 공부하면 저렇게 벌 수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단지 확률을 높여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공부로치면 상위 1%가 의치한인가요? 주식 인구도 그 정도 비율이 꾸준하게 수익을 낼겁니다. 그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공부의 영역보다 경험의 영역이 큰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저랑 나이도 같으시고 지망대학교도 같으시네요.. 화이팅입니다
교라고 써져있으면 이미 다니시는거 아닌가요?ㅎㅎ 부럽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넵.. 저는 올해 가긴 했어요 님도 가능하십니다 교대 많이 낮아져서요 화이팅입니다!
어떤 분야던 그정도까지 가보셨으면 다른분야도 오르기 수월할겁니다. 빌보드까지 들었던 분이면 공부재능도 어느정도 있으신거고... 잘될겁니다. 과거의 경험들이 분명 교사하시면서 도움이 될거고요. 뜻하는바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말씀해 주신것처럼 뛰어난 사람은 아닌데 높여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진심으로 응원 감사합니다
제가 저정도 능력있으면 전업합니다~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더 편한 심리로 매매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돌이켜보니 세월이 정말 순식간입니다.
전역하고 2달 수능공부 해서 문디컬 가려했는데 국어에서 실패했습니다. 원서 안쓰긴 그래서 서울교대 붙었지만 등록포기 했습니다. 다시 원래 대학 갑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정말 고민이 많았고 계속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잡설이 길었습니다 ..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했습니다.
같이 힘내봐요.
독학기숙 들어가서 아예 나오지 마세요.. 그게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