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11051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1-18 21:30:56
조회수 36,204

[칼럼] 과외에 관한 모든 것 총정리

게시글 주소: https://faitcalc.orbi.kr/00061421035

안녕하세요.


이제 대학 원서도 다들 넣었고 아마 성적표만 가지고도 과외를 구하려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3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과외 11개를 했었습니다. 만약 수능을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20개도 했을 거 같습니다. 


그때는 하루에 20~30개씩 과외 문의가 들어올 때였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 예전에 제가 썼던 수업 홍보 글이 궁금하신 분들은 따로 쪽지로 질문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타 사이트였다 보니 직접 링크를 걸기는 좀 그렇네요.


제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사실 성공했는지 마는지 주변 사람은 아무도 모르지만, 이맘때쯤 되면 과외 노하우에 대한 글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 어린 나이에 직장인 이상의 돈을 벌 수 있었던 제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학생 입장에서 과외를 구하는 법에 대해서도 써보겠습니다.



1. 과외를 진행하기 위한 성적


솔직히 일반적으로 검증된 사람을 원해서 그렇지, 저는 가르치는 데 있어 성적은 딱히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양심상 해당 과목을 '수능에서' 1등급 받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래에 서술하겠지만, 본인의 성적보다 가르치는 실력이 한참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2. 과외 구하는 플랫폼


어디라도 상관없습니다. 오르비 과외 구인 시장도 좋고, 다들 아시는 김과외, 숨고, 수만휘 다 상관없습니다. 결국 핵심은 플랫폼이 아니라 글과 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김과외나 숨고의 수수료를 싫어하는 저는 딱히 선호하지는 않았습니다.



3. 과외를 구하는 법


(1) 칼럼 쓰기

사실 저와는 무관한 느낌입니다. 실제로 저는 메인으로 활동하는 오르비에서 과외를 구해본 적도 없고, 들어왔던 신청도 대부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칼럼을 통해 내가 수능 대비를 얼마나 잘 도와줄 수 있을지 어필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인기 몰이를 위해 칼럼을 쓰고 그걸로 과외를 구한다면 쉽지 않을 겁니다. 질문이 들어오면 늘 이야기하지만 학생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학생들도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 다 알 수가 있습니다. 과외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칼럼이라면 제가 썼던 것들처럼 '무거운 칼럼' 위주로 쓰시길 바랍니다.


제가 운이 정말 좋은 편이어서 어떻게 이렇게 팔로워가 많아졌지만, 저처럼 무거운 글을 올리면 사실 사람들이 잘 읽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단순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다면, 응원 글 / 수기 / 공부 방법 순으로 효율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얻어진 사람들은 결코 두터운 지지층이 되지는 못합니다.)


사람들이 읽든 말든 그냥 계속 올리다 보면 알아서 연락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 전에도 이러한 글들의 링크를 들고 과외를 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응원 글을 보고 과외를 결정할까요? 아무리 무거운 글이 읽기 싫어도 '본인의' 과외를 구할 때는 공부하듯이 끝까지 읽어보는 게 당연할 겁니다.



(2) 강의 촬영

같은 맥락입니다. 유튜브에 강의를 올리되, 인기 몰이용이 아닌 실력 증명용으로 가지고 계시면 됩니다. 제가 재수 삼수할 당시에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과외를 주로 했었는데, 유튜브에 나온 대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된다고 알려주면 비대면이 뭔지 몰라서 꺼리던 학생들도 납득하고 수업을 듣습니다.

(참고로 수업 자체의 효율만 놓고 보면 비대면이 더 좋은 거 같습니다. 대면은 필기나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불편합니다.)



(3) 구인 글 작성하기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물론 (1)과 (2)가 있는 상태라면 더욱 좋겠죠. 과외를 제대로 할 생각이 있으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보는 게 아니라 '내가 학생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에 걸맞는 실력은 당연히 갖춰야 합니다. 


예전에는 이력서를 하루에 20개씩 보내도 답장조차 못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해 수능에서 전체 4개를 틀렸는데도 말이죠. 사람들은 성적표에 찍힌 실력이나 대학에 대해서 의식하긴 하지만, 내가 의치한 / 스카이 출신이라고 어필해봐야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말하자면 기본입니다.


그리고 글을 작성할 때는 내가 수능을 잘 봤으니 과외를 구한다는 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팁이라고 할 만한 기준에 대해서 조금 써보겠습니다.



왜 꼭 나여야 하는가?

사설 인강도 이렇게 다양해진 시대에, 학생이 왜 날 선택해줘야 할까요? 그 해답을 스스로 제시할 수 있다면 경쟁력 확보는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겠죠. 저는 굉장히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2~고2 겨울방학까지 공부 안함) 이걸 어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리 들어도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런 건 아무리 뛰어난 강사라고 해도 해결해주지 못 할 수도 있다고 썼습니다. 제가 썼던 말 중에 하나가 "인강 강사 분들은 여러분이 모르는 게 뭔지 모를 수도 있다."였죠. 독학으로 올라와 본 입장에서 제일 답답한 지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는 A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한데, 강사 입장에서 A는 기본 중에 기본이어서 설명을 안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겠죠. 저는 이 방법으로 상위권을 물론이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얻었던 거 같아요.


아래에 타겟팅 파트에서 쓰겠지만, 저처럼 극적(?)인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방법은 다 존재합니다. 내가 늘 1등급을 놓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중하위권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해봐야 믿어주지도 않을 겁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위권~최상위권을 바라보고 홍보하는 게 맞겠죠. 제가 예전에 서울대생이 수능 국어 문제를 푸는 영상을 보고 느낀 게, "재능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만 봐도 효과가 있구나."였습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을 가르치게 된다면 그 학생은 이해력 역시 뛰어날 테니 효과가 더 좋겠죠.



열정을 보여야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러다 보니 이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재수~삼수 때 수업을 오전 6시에 진행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본인의 열정을 다 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홍보라고 하면 뭐 대충 후기 몇 개 올리고 성적 올려줬다고 쓰면 되겠지 싶으시겠지만, 학생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설령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을 운 좋게 만난다고 한들, 양심적이지도 못하거니와 길게 봤을 때 이득이 되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을 하는 거겠지만, 진심을 담아서 글을 쓰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겁니다. 가끔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돈 받은 만큼 해주면 되지."일 텐데, 여러분이 과외를 하기로 한 이상 해당 기간 동안에는 내 수험생활보다 더 열정을 다해야 합니다. 보통 과외는 고액이다 보니 어차피 그런 걸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최소한의 직업 윤리입니다.


그리고 저런 고리타분해 보이는 이야기는 실제로도 도움이 됩니다. 도덕적으로 일침을 놓는다든가 하는 쓸 데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겠죠. 저는 진도가 밀린다든가 해서 빨리 수업을 나가야 하는 경우라면 대가 없이 추가 수업도 진행했습니다. 다들 뭘 그렇게 하냐고 하지만, 돈을 바라고 일하지 않을 때 가장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적으로 타겟팅해야 한다.

위에 서술했다시피, 모든 학생을 다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저는 그래도 노베~1등급을 모두 가르쳐봤지만, 갑자기 국어 고정 높1인데 100점을 맞게 해줄 수 있냐는 문의를 하면 그건 능력 밖의 일입니다. 7개년 국어 100점이나 2개년 연속 국어 수학 만점이면 몰라도..


어릴 때부터 바둑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걸로도 비유를 하자면, 모든 걸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바둑은 결국 상대보다 집이 많으면 이기는 게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초보를 넘어가는 단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집을 다 가져가려고 하고, 이런 성향을 잘 고치지 못합니다. 다 가지고 싶은 거죠. 어차피 상대보다 약간이라도 더 많이 가지면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잡을 수 있는 부분만 잡아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내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사람은 저처럼 하시고, 늘 잘했던 사람은 재능러의 공부법을 전수하는 쪽으로 가시는 게 맞겠죠. 간혹 5등급이 평균이니 중하위권에 비해 상위권 과외는 상대적 열세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하루에 만 명 정도 가르칠 게 아니라면 수요 부분에서는 큰 문제는 없는 듯합니다.



똑같은 말이라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쓰는 것이 좋다.

이건 시험이 어렵냐 쉽냐에 따라 각각 다른데, 어떤 이야기인지 바로 납득이 가능하실 겁니다. 2022 수능을 기준으로. 언매를 1개 틀린 원점수 90점 학생도 백분위 99가 나왔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원점수 90점 과외 구합니다." 보다는 "수능 국어 백분위 99 과외 구합니다."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물론 원점수 90점이면 그걸 적을 생각보다는 '국어 1등급'을 어필하는데, 더 유리한 지표가 있는데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거죠. 사기를 치지 않는 선에서 홍보는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이건 마케팅 전략에서도 활용되는 부분입니다.


또, 재수 때 성적으로는 '수능 원점수 288점'이라는 지표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이걸 활용했었지만, 세 번째 수능 성적을 언급할 때는 '문과 정시 상위 0.3%'라고 썼습니다. 22수능은 불수능이어서 6~7개가량 틀렸지만 누적 백분위 상으로는 재수 때보다 높았습니다. 


6~7개 틀린 성적을 어필하기보다는 상위 0.3%라는 것으로 설명하는 게 더 좋다는 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야 한다.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글을 썼었지만, 저는 두 번째 과외 때 이미 시급 5만원 / 주4회 과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별로 힘들지 않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전 과목을 다 가르쳐서 56399에서 13211로 만든 그 학생 이야기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어차피 단과로도 따로따로 과외를 구했기 때문에 전 과목을 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거기에 더해서 생활 패턴 관리나, 학습 방향 컨설팅, 매주 주말마다 진척도 보고 등을 포함시켰는데, 이게 과외 수업만큼 어려운 일인가요? 학습 방향 잡아주던 건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늘 하던 일이고, 주말마다 진도가 어떻고 요즘 이해력이 어떻고 이런 이야기들은 가볍게 문자로 알려드리면 그만입니다.


저는 그냥 끼워팔기 느낌으로 제공을 하면 그만이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한 번에 모든 게 해결이 되니까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만족합니다. 아래에 쓰겠지만 모든 대학생의 관심사인 시급 역시 합리적으로 높게 받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해줄 수 있지만 받는 쪽에서는 그 노하우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때까지 수업을 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진행한 적은 딱 한 번밖에 없었음에도, 코로나라서 이 정도밖에 못 챙겨준다고 하시던 학부모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까 말했던 열정과 진심을 보이면 가능한 일입니다. 분명 적지 않은 돈을 받으면서 이 정도로 대우받고, 또 학생의 성적이 오르면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이 만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돈에만 집중해서 중요한 걸 잊어버리면 결국 서로 기분만 상하고 학교 이미지만 망치는 거겠죠. "역시 대학생은 믿을 게 못 돼." 제가 가장 기분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말입니다. 그러나 저러한 말을 하는 학부모님께서 잘못된 거냐?라고 물으면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할 겁니다. 정해진 보상을 받고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을 준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글에 나오지 않는 추가적인 내용도 어느 정도 따로 갖고 있어야 한다.

위에 써놓은 내용만 보면 모든 걸 쏟아내야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개인 연락이 왔을 때 꺼내 들 만한 카드는 몇 개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커리큘럼표 같은 것도 작성해서 보여드린 적이 있었던 거 같네요.


생각해보면 그런 카드들은 은근 많은데, "나는 이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이런 것도 갖고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물론 글에 다 풀어내도 되겠지만, 일정 수준 어필이 된 것 같으면 소위 말하는 '비장의 카드'는 따로 설명하는 게 좋을 때가 많습니다.



후기는 의미가 없다.

전문 강사들도 후기가 많으면 조작된 것 아니냐, 현실적인 도움되는 것도 없이 맨날 후기만 올라온다는 식의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때까지 한 번도 과외를 하면서 후기를 광고한 적이 없었고 성적 향상 관련해서 성적표 몇 개 있으면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그런 것도 갖고 있질 않죠. 이제는 그런 게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그럼 후기가 없어서 못 믿겠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 실력으로 증명하면 그만입니다. 아무리 좋은 후기라도 사람들은 본인에게 맞는 것을 원하고, 그런 맥락에서 강의 영상이나 칼럼이 유용합니다.



증명할 지표가 없다면 직접 뛰어라.

바로 위의 내용과 관련된 건데, 가끔 과외를 할 실력이 되는데 수능을 너무 말아먹어서(?) 자신이 없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당연히 선택하는 입장에서는 증명된 사람을 더 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처음 시작할 때는 일단 시범 수업 들어보고 결정하라는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잘 가르칠 자신이 있었고, 처음 보는 학생 앞에서도 당연히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시범 수업 이후에 정규 수업을 듣지 않겠다고 한 학생은 1명 뿐이었을 정도로 만족도는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이 1~2번 정도 쌓이면 시범 수업료를 정규 수업료의 2/3 정도 받는 식으로 했었던 거 같아요.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하시면 될 듯합니다."라는 글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르치는 실력은 탁월해야 한다는 전제는 당연히 깔고 가야 합니다. 



(4) 기타 명심해야 할 사항들

이건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개별적으로 적겠습니다.



1. 학교 이미지를 생각해야 한다.

과외를 구한 이상, 학교 이미지는 내가 만들어간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대충 하면 대충할수록 대학생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나빠집니다. '내가 곧 그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이다.'라는 마음가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2. 내가 가진 걸 전해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시범 과외를 한다고 했을 때, "정규 수업도 아닌데 노하우를 다 보여주면 이것만 빼먹고 수업은 안 듣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들 합니다. 그리고, 진짜로 딱 시범 수업만 듣고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기부도 하는 마당에 이런 걸 아까워 하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3. 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다 보니, 수업료를 달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줄 때까지 기다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나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그만큼 최선을 다하면 될 뿐입니다. 제가 썼던 것들을 몇 개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업 3일 전에는 수업료를 입금해주셔야 준비가 가능합니다.


수업은 4주 단위로 이루어지며, 수업료도 그에 맞춰서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원칙적으로 당일 수업 취소를 하는 경우 수업 보강이나 환불이 어렵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처음에는 잘 못하지만, 이야기한다고 나쁜 게 아니라는 걸 꼭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1시간 걸려서 왔는데 당일 취소한다든가, 수업을 못 믿겠으니 2주 먼저 듣고 그다음에 절반을 준다든가 하는 부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서로 얼굴 붉히고 좋지 않기 때문에, 애초부터 대비를 잘 해둬야 합니다. 물론 당일 수업 취소의 경우 저는 언제나 말만 저렇게 하고 보강도 다 해줍니다. 그러나 원칙은 원칙이라는 의미입니다.


4. 상황이 너무 급박한 게 아니라면 내 가치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빨리 놀러가고 싶거나 돈을 벌어보고 싶은데 과외가 잘 안 구해져 아무거나 구해지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했던 제 가치 이하의 조건을 제시하는 과외는 시작조차 안 했습니다.

너무 급하면 어쩔 수 없지만, 기다리면 언젠가 조건에 맞는 사람은 찾아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도 않고요. 


꼭 이런 얘기를 하면 돈미새냐, 과외를 돈 보고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시급 5만원을 받다가 수업이 잘 안 구해지니까 2만 5천원으로 내려서 구한다? 사실 이렇게 되면 시급을 내리는 쪽이 절대적인 수입은 당연히 더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돈미새라면 낮춰서 구하는 게 더 합리적일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한 번 맛을 들이면, 나는 계속 시급 2만 5천원의 가치를 가지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일을 못하고 그 시간에 자기 계발에 힘쓸지언정, 내가 생각한 가치를 깎아내릴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 가치는 시급 10만원이니까 유지해야지! 라고 하면 대학 졸업 때까지 과외를 못 구할 수도 있긴 합니다.


5.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좋게 끝내야 한다.

뭔가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학생이 예의가 없다거나 하는 일들로 기분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마무리는 깔끔해야 합니다. 이 바닥은 생각보다 좁고, 적을 만들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억울하거나 화나서 그만 둬야겠다 싶으면 적당한 개인 사정으로 핑계를 대고 마무리 짓는 게 좋습니다.


6. 학생과 학부모, 누구한테 맞출지 정해야 한다.

비유를 위해서 학생과 학부모라고 썼는데, 내가 정말 이 학생을 바꿔보고 싶은지, 아니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수능 때까지 무난무난하게 끌고 갈 건지를 정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언제나 사교육 수업이라고 할지라도 학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애초부터 열정이 없는 학생은 받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가려 받을 처지가 아닐 테니, 만약 수능 때까지 그냥 붙들어만 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면 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반대로, 학생은 공부하기 싫어서 죽을 지경인데 학부모님들이 원한다고 수업을 할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학생 인생은 모르겠고 1년 버티기나 하자, 학부모님이 원하니까 그냥 가르치자 이런 수업들은 무조건 그만둡니다. 특히 부모님만 원하는 수업이다? 애만 불행해집니다. 항상 학생과 상담을 먼저 하는 이유 중에 하나죠. 



7. 세금 관련으로는 확실하게 처리해두자.

꼭 환불 관련해서 소위 '진상'이 있을 수 있는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수업 8번 중에 첫 번째부터 5번을 빼 먹고 전액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해당 시간에 계속 대기하고 있었고 연락도 시도를 했기 때문에 환불을 해줄 이유가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1/2이 경과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죠. 그런데 하는 말이 "선생님은 대학생이라 법 적용 안 되지 않나요?"였습니다. 협박하는 거죠.


물론 좋게 말해서 넘기긴 했지만, 세금 관련해서는 그냥 내는 게 속 편합니다. 저는 법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1년에 몇 천씩 벌 게 아니라면 세금이 세지도 않아서.. 저는 오르비북스에 모의고사 저자를 하게 되면서 세금도 착실히 잘 내고 있답니다 ㅠㅠ


대학생 과외 관련 사업자 등록에 대해 정리된 글이 있어 첨부는 해두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lands23/221459687313


그리고 아래는 !!서울대 로스쿨 진학 예정 미래의 법조계 꿈나무!! 정시기다리는님의 조언입니다.


cf) 국세청 질의회신(서면-2015-소득-22431)에 따르면 개인과외교습자의 사업자미등록에 따른 벌칙 규정은 없습니다.


이걸 보면 그냥 양심껏 알아서 결정하시는 걸로..




(5)번외 : 학생이 과외 선생님을 고르는 법

이번에는 반대 상황이니, 스스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는 하위권 학생인데 명문대 과외 선생님의 설명이 이해가 안 간다? 시범 과외 때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학벌과 가르치는 실력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걸 그대로 뒤집으면, 하위권 학생 입장에서는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온 선생님을 찾고, 1~2등급 라인에서 최상위권 도약을 노린다면 늘 잘하던 '재능러'들을 찾아보면 되겠죠.


그리고 보통 과외라고 함은 수업만 제공하지 여타 사항들은 모두 별개입니다. 저처럼 다 제공하는 사람이 없진 않으니 그런 걸 찾는 것도 괜찮고,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 내력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인강만으로 공부하려고 한다 그러면 사설 커리 추천을 해줄 수 있으면서, 그 강사 분 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대학생을 선택하면 되겠죠. 내가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면서 과외 수업 듣는 걸 병행하려고 하는데 누가 스케줄을 짜주었으면 좋겠다? 관리형 독서실 다니면서 독학한 대학생을 찾는 게 좋을 겁니다.


위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게 또 있는데, 갑자기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아무 선생님이나 막 구하면 안 됩니다. 마음이 급한 건 이해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심적 슬럼프가 심하게 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증명도 됐고 수업도 잘 잡히기에 당연히 제 홍보를 하는 건 아닌데, '대학생 과외'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잘 가르치려면 언제 시험 쳐도 1등급이 나올 수준으로 경향성이나 시험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된다고 느끼는데, 그게 바로 연령대가 높은 전문 과외 선생님보다 대학생이 우위를 점하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그 시험 속에서 갓 빠져나온 사람들이니까요.


다만 위에서 써 놓은 것처럼 성실한 대학생을 찾는 안목은 당연히 필요할 겁니다. 




이 정도면 제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끝낸 거 같습니다. 이게 뜬구름 잡는 헛소리는 아닌 게, 소위 말하는 '월 천'을 벌어본 기억도 있고 그렇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은 딱히 없었기 때문에 나름의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자책으로 내려고도 했던 내용이었지만,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져서 그냥 칼럼 형식으로 올립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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