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2문제 틀리고 의대안간친구 이야기
대1때 모교 고등학교 가서 멘토링 했었는데, 되게 당돌한 고1친구가 왔었음.
나름 sky 중복 합쳐서 70명 넘던 학교로 내신따기 빡센 학교였음.
서울대 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길래 전전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수능식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전체적인 학교 생활과 하면 좋은 경험들 등 말해줬었음. 너무 당당하게 설전전을 목표하길래 꿈이 큰 친구인줄만 알았는데, 묘하게 자기 확신이 강해보여서 특이한 친구다 싶었음.
첫 중간고사를 보고 나서 잘봤다길래 얼마나 잘봤는지 물어봤는데 전과목에서 1개 틀렸다는 말 듣고 천재다 싶었음. 기본적으로 평균이 50~60점이였고 1컷도 80대인 시험이 많았거든. 뭐 그렇게 내신도 엄청 좋고 모의고사도 굉장히 잘봐서 얘는 그냥 될놈이구나 싶었고, 그 이후로 나도 학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음.
그 친구가 수능 볼 나이가 되고, 내 동생도 같은 고교 같은 나이였는데 서로 절친이 되어있어서 나랑도 계속 연락을 이어나갔었음. 그리고 수능에서 아마 2문제 틀렸을거임. 계속 그정도 모의고사 성적이 나왔을테니 분명 의대에 대한 유혹도 있었을텐데 너무 쿨하게 설전전 가길래 물어봤지.
왜 의대 안갔냐?
대답이 좀 멋지더라고. 일단 내가 전전을 좋아한다. 의사도 분명 고귀한 직업은 맞지만 나의 성향과 맞지 않더라. 그리고 20년 뒤에는 의대보다 전전 컴공이 더 들어가기 힘들고, 더 중요한 사회가 올 것이다. 내가 사회에서 기능하고 능력을 발휘할 때는 아마 설의보다 설전전이 더 높은 입결을 유지하지 않을까? 라는 농담섞인 이야기를 했음.
솔직히 미래를 누가 어떻게 아냐. 미래를 알면 그게 신이지 ㅋㅋ
그래도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어쩌면 일반적이지 않은 길을 자신있게 가는 모습은 좀 멋있었음.
지금 원서접수 시즌일텐데 1순위는 자신의 성향, 2순위는 미래에 대한 거시적 예상을 기준으로 잡았으면 함.
기술의 발전이 지수함수적이여서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기에 세상이 중시하는 가치와 중요도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 비이성적인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혹시 몰라? 핵전쟁나서 싹 다 리셋될지도. 주식시장 변화만 봐도 러시아 전쟁할지 누가 예상하고, 천연가스 관 폭파시킬지 대체 어떻게 예상하고, 연준 발표에서 금리 이제 좀 안정적으로 가자는 대본 확인했는데 파월이 우리 계속간다 라이브에서 외칠지 어떻게 예상해.
그럴수록 가장 변하지 않는건 자신이기에 사회가 지금 당장 인정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맞는걸 선택하는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함. 지금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많지만 그래도 지금 열심히 고민할수록 이후에 덜 힘들거라고 느낌. 지금 깊은 고민 없이 그냥 과 선택하면 이 선택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도 크게 없음.
적어도 내가 왜 지금 이 학교 이 학과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나 자신이 납득할 수는 있어야 함. 그래야 나중에 이게 맞았냐 틀렸냐를 판단이라도 할 수 있지 큰 생각 없이 선택하고 나면 배울 점, 개선할 점도 없거든.
추가로 학벌사회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음.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상 50~60대가 앞으로도 최소 10~20년간 가장 많은 인구 비율과 가장 경제활동이 활발한 층일텐데 이 분들이 학벌사회의 혼을 가지고 계시기에 앞으로 적어도 10~20년, 우리가 40대될때까지는 학교 타이틀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임. 물론 이것도 틀릴 수 있다는 점!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진짜 모르니까.
그럼 이만 마칩니다! 다들 후회없는 원서 접수 하시길 바라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에휴 4
그냥 개쳐망함 뭘 믿고 공부를 안한건지 어떤 분은 자기가 알바해서 교재 사고 강의...
-
반드시
-
작년 러셀 수능체험 빼고는 3년내내 영어 1등급을 놓쳐본적이 없음 애초에 중3때...
-
이렇게라도 생각을 해야 지금 여름 시점 공부 잘 챙길 수 있을 거예요 가을되면...
-
반박환영
-
면접 볼 때 수능 성적 보여주고 그걸 기준으로 뽑는 건가요? 아니면 성적 없어도...
-
으악 세계관 충돌
-
N수생들이 국어에 3-4시간, 수학 기본 6시간으로한다고 쳐도 현역들은 학교...
-
무슨 무리가 아니었다? 이러는거 있었는디 ㄹㅇ 충격먹음
-
들으세요. 2
네.
-
멜론프라푸치노 마심 12
메로나녹인맛. 별4개주니까 내일도 마셔야지
-
위화감 듦;
-
학원에서 물리 조교하는데 이번 고2 내신이 열역학이라 열수철 오지게 풀어댔는데 딱...
-
거지 반수생은 10
기출 분석으로 수능만점의 꿈을 꾸지 않는다
-
방전 힘들다ㅏㅏ
-
빨아먹는거 턱 상당히 아프네 엿 먹는 중인데
-
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학 10
오눌 친 기하 시험 점수를 보니 그저 기하하하하ㅏ라하라라라라ㅏ핳하ㅏ라하하하하강ㄹㅈ아삭
-
현역들 방학임? 6
요즘 버스에 사람이 없네 항상 지옥철 뺨쳤는데
-
작년에 정훈구 들었는데 가끔 해설들 찾아보면 고석용보다 정우정풀이가 맘에 들었음...
-
세지 가보자 1
주 24시간 투자로 9모 1등급 쟁취해자
-
21~24여기가 답이 한 번에 안 골라졌던게 많이 크다 생각함,,,,
-
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
작수미적 턱걸이 2등급 수학커리 조언좀 해주세요 ㅜㅜ 0
미적 4틀 2였고요 강윤구 들어도 괜찮을까요 반수를 이제 시작해서요...
-
믿글 들어야겠음... 도움되겠지
-
난이도를 모르겠더
-
똥마려워서 9
집가는중
-
7덮 수학 2컷 3
공통 62 미적 8. 총 70점 미적 개못하는 허수런데요.. 2등급 가능할까요…?
-
나 진짜 병신인가 16
카더가든 노래 찾을라고 암만 검색해도 안나오길래 뭔가 했더니 킨더가든 ㅇㅈㄹ 하고 있네 ㅋㅋ
-
9번에 전선 판단할 때 (가)랑 (나) 끝에 기압 분포가 모여있는 곳 붙이면...
-
수학이랑 다르게 국어는 멀쩡한 N제가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국어 N제...
-
한달에 한등급만 올려도 수능 1등급 가능 할 수 있따
-
책 중고로 올려놀ㅎ고 문의하면 팔렸다하고 대신에 pdf준다하고 돈벌어먹는 애임...
-
고전은 ㄹㅇ joat
-
공허하다 5
여친이 없어서 그런가
-
오늘도 너무 좋아요
-
남자 한명이던데 어떻게 뽑은거지.. 일하는게 다른거도 아니고 다그냥홀임
-
아 오늘 힘드네 0
머리 깨지는듯한! 수학은 일찍 해야할듯 머리 싱싱할때 미루고 저녁에 하려니까 머리 안돌아감 ㅋㅋ
-
이번 더프치고 심각성을 느낌 공부시작한지 5일됐는데 아직 안돌아온듯
-
계이름이 너무 잘들려서 그노래는 더이상 공부할 때 듣지못함
-
종강하고 수학만 좀 껄덕대다가 이제 정식으로 시작하려는데 도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닌가
-
은근 있네요? 논란 있는거 싫어하는거 아니었나 그 사람의 행보와 작품은...
-
놀아줘 8
-
더프 성적 4
화작 확통 영어 생윤 사문 67 77 3 44 36 기록용으로 올림 9모땐 달라질 예정이라.
-
생1 0
생1 어디서 들어야할지 모르겠는데 인강이나 대치쪽 학원 선생님 추천좀
-
학원은 왜 4
자발적결사체가 아닌가욮
-
확통런하지마셈 3
표점 손해보고 별로 쉽지도않으
-
근데 문학만 40분 걸려서 독서 두세트 못풀었자너 ㄱ-
똑똑하시디
혹시 지방 일반고인가요?
경기권입니다~
넵!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