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킨스틴 [438970] · MS 2012 · 쪽지

2015-04-13 00: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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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비문학 이렇게 공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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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칼럼을 많이 쓰려고 했는데, 제가 이사 문제로 정신이 없어서 여기 글을 쓰지도 못했습니다.


눈팅은 하고 있습니다. 아래 보니 어느 분이 국어 공부법에 대해서 쓰셨는데, 정말 격하게 공감하는 글입니다. 글 쓰신 분이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는 공부법이라 생각합니다. 국어가 약하신 분들은 꼭 그분의 노하우를 배우시길 바라며, 거기에 덧붙여 몇 자 부가해 볼까 합니다.


수능 비문학 공부를 한 마디로 하라면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추상화 한 곳을 구체화하고, 구체화한 곳을 추상화하는 작업의 연쇄라고. 수능에서 출제되는 비문학 제시문들은 이런 과정이 문장으로 연속되어 있는 글입니다.


그래서 핵심어구를 찾고, 단락의 중심 문장을 찾으며, 중심 단락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한 단락을 읽으면 그 단락의 요지가 머릿속에 박히고, 전체 글의 이미지가 잡혀야 글을 제대로 읽은 겁니다. 쉽게 말해서 읽은 글을 친구에게 정확히 설명해 줄 수 있을 때 제대로 이해한 것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어느 수학학원에서 캐치프레이를 내걸었는데, 그게 "설명할 수 없으면 수학이 아니다"입니다. 표를 볼 때마다 '그래 그렇지, 설명할 수 없으면 그게 무슨 수학실력이야'라고 매번 공감합니다. 국어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제시문을 읽고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죠. 출제된 문제를 다 맞아도 조금만 변형하면 틀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제시문 분석을 잘해야 하지요.


보통 국어 강사들은 크게 제시문을 강조하는 샘과 문제를 강조하는 샘으로 분류됩니다. 독해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샘들이 제시문을 중시하고, 문제풀이를 통해 점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샘들이 문제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전자, 즉 제시문을 강조하는 샘들의 수업이 훨씬 중요하고 제대로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이 김동욱 샘이지요. 제시문을 이 샘만큼 강조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제시문을 그냥 무한정 읽어주신다는 점이지요. 윤재웅 샘의 경우는 제시문을 읽으면서 이해시키는 쪽입니다. 요즘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받는 유형이 윤재웅 샘 스타일입니다. 이 분의 강의는 한 마디로 제시문을 자신이 도식화 시키고 정리해 주는 방법입니다.


학생들은 이런 강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선생이 제시문을 자기의 언어로 정리해서 수험생에게 이해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면 잘 이해되고 잘 정리되는 것 같지만 자신이 막상 새로운 제시문을 읽고 샘처럼 정리하려고 하면 절대 그와 같이 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수업은 학생이 매우 수동적으로 설명된 것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수업은 선생이 읽으면서 키워드가 무엇인지, 중심 문장이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맞추는 학생에게 작은 선물을 주어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선생이 다 읽고 나서는 함축성이 높은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답을 유도해야 하며, 중심이 되는 단락이 여기인데, 그럼 바로 윗 단락은 전체 제시문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묻고 학생들이 생각하여 답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이렇게 수업을 해야 학생들이 스스로 읽고, 이해하여 자생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샘이 운영하는 학원은 이렇게 가르쳐 비문학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키워드 찾기, 단락 속의 중심 문장 찾기, 중심 단락 찾기의 위력은 중학교에서 이미 한 선생님의 교육 연구로부터 그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논문도 나와 있지요. 제가 생각할 때 비문학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샘의 수업은 논문을 쓴 샘의 수업을 자신의 수업에 도입하여 가르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이미 검증된 방법인데, 왜 이상하게도 수능 인강이나 대형 학원 비문학 수업에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지 않는 것일까요? 심지어 독해력을 향상시켜주는 교재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라는 교재가 하도 유명해서 그 책을 맛보기로 보았습니다만, 그 책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줄은 모르겠습니다. 기출문제해설집의 설명이 아주 자세하긴 하지만 보단 덜 자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비문학 해설은 윤재웅 샘의 강의 스타일로 해설해 놓았더군요. 물론 마닳의 장점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유명 교재를 거의 다 점검해 보았던(책을 쓰기 위해 유명 교재를 다 점검해 보았습니다) 제게는 그리 매력적인 책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단지 그 책을 본 학생들 중 성적이 오른 학생이 많아 입소문을 타고 단기간에 유명해 졌다고 할까요. 이 책의 비문학 해설은 문제 중심의 해설이었습니다. 거기에 스킬(해법)이 덧붙여진 체계죠. 독해력을 향상시켜주는 교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강조합니다. 제시문을 읽고 친구에게 핵심을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비문학은 다른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다구요. 더군다나 어려운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쉽게 친구를 이해시킬 수 있다면 그 학생은 이미 국어 공부를 따로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이런 학생은 항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국어는 항상 1등급이 나올 겁니다. 왜냐? 이미 상당한 독해력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시문을 읽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1-2등급 학생들조차도 매끄럽게 읽은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2-3번씩 읽은 제시문을 얘기해 보라면 제시문을 다시 읽고 있거나, 버벅거리다가 논점을 놓치고 자신에게 생각나는 세부적인 내용만을 얘기하고 끝냅니다.


이런 증상은 매우 심각하지만 학생들이 조금 간과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출제된 문제를 다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읽은 것을 얘기해보라고 묻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제시문을 제대로 읽었는지 점검받지 못하고, 불완전한 독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등급이 자신의 실력인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모의고사가 매우 어렵게 출제되면 점수가 수직으로 하강하게 되지요.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만, 설명할 수 없으면 이해한 게 아닙니다. 요행으로 점수가 잘 나올 수도 있지만 문제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성적이 곤두박질 치게 됩니다. 자신의 등급이 1등급에서 3등급으로 춤을춘다면 자신의 독해력에 의문점을 가져봐야 합니다.


비문학에서 독해력을 향상시키려면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시문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제시문 분석은 여러분이 익히 들었던 방법으로 하시면 됩니다. 그 방법의 핵은 위에서도 설명드렸던 핵심어 찾기, 단락 속의 중심 문장 찾기 그리고 중심 단락 찾기 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단락입니다. 단락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면 글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능에서 비문학 제시문은 철저히 7가지 글의 유형에 따라 출제되고 있습니다. 주장형(논증형), 논평형, 설명+주장형, 병렬-열거형, 비교-대조형, 통시형, 문제해결형(원인탐구)이 바로 그런 유형들입니다. 이들중에서 4지문이 출제됩니다. 한 시험에서 병렬-열거형이 3개나 출제된 적도 있습니다. 이들 글의 유형을 결정하는 핵심이 바로 단락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비문학에서 '단락'의 이해는 독해력의 첩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단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어쨌든, 비문학을 잘하고 싶은 학생은 단락의 이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락 속에서 핵심어를 찾는 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핵심어를 포함한 문장이 그 단락의 중심 문장일 확률이 매우 높고, 단락의 요지도 결국은 핵심어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약도 결국은 단락의 중심 문장을 하나의 완결된 글로 압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어를 찾지 못하면 글의 이해는 요원하게 됩니다.


글의 유형과 단락을 이해하게 되면, 큰 문제인 설명 방식이나 글의 전개 방식 또는 관점이나 의도를 묻는 문제를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함정을 파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함정에 걸리지 않고 정답을 확고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글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심 문장을 이미 찾았기에 부차적인 논거들이나 전제들이 어디 있는지 쉽게 찾아 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린 제시문 분석 방법을 조금 전문적인 용어로 글의 형식적 접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형식적 훈련을 하면, 글을 읽으면서 이해력이 향상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집니다. 경제 지문이나 과학 지문은 이 훈련 외에 반드시 내용적 접근을 병행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제재 글에서도 내용적 접근을 같이 훈련하면 완벽을 기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신이 비문학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제자리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제시문 분석 위주의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제시문 분석이란 제시문을 철저히 읽고 분석하는 훈련을 말합니다. 그냥 읽는게 아니라 분석적이고 구조적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핵심어 찾기, 중심문장 찾기, 중심단락 찾기를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요지 정리와 요약하기까지하면 금상첨화겠지요.


만일 자신이 김동욱 샘의 수업 방식이 올다고 생각하는데, 샘이 너무 그냥 읽어나간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제시하는 방법을 병행하시면 매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동욱 샘의 수업 방식 역시 대전제는 저와 같으니까요. 바로 제시문 분석이 문제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말이지요.



좀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신 분은 제가 쓴 책 의 맛보기 파일을 보시면 좀더 구체적인 도움을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끝




ps. 제시문 분석에 도움을 드리고자 제가 정리한 [비문학 제시문의 공통 사항]이라는 작은 파일이 있습니다. 교재에 실어야 하는데,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내용인데요, 필요하신 분이 있으면 보내드리겠습니다. A4 1장 분량밖에 되지 않지만 분석 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개념어을 정리한 거라 유용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비문학 제시문의 7가지 유형의 글이 어떻게 출제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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