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독해는 추론을 필수로 한다
읽는 행위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읽는 것은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해하기 위해 추론이라는 사고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사고과정’이기 때문에 열심히 생각하는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읽기에서 추론은 대부분 반사적, 즉각적이어서 마치 습관화된 무의지적 행위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러 읽기 상황의 목적은 ‘이해’이며 ‘이해’를 목표로 한 추론에 성공해야만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간단한 몇 가지 ‘읽는 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자에 적힌 글자, 중학생의 교복 명찰의 이름, 도로 표지판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상자에 적힌 ‘책’을 우리는 어떻게 읽습니까? 물론 ‘책’이라 읽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하나요? 상자 안에 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찰 위의 이름은 어떻게 읽습니까? 이름을 읽습니다. 그리고는 그 학생의 이름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상자가 ‘책’이라거나 명찰이나 교복 안에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춘천’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면서 표지판 자체가 춘천이거나 춘천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길을 따라 가면서 춘천이라고 하는 지역의 경계에 들어섰다거나 춘천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읽을 때 부가적으로 지식을 하활용해야만 글을 읽는 목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단어를 읽고서 단어의 의미를 연상하는 것 이외 단어의 의미(개념)와 연관된 지식을 떠올리는 것을 추론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추론이란 글이 단서로 작용하여 기억에 저장된 지식이나 경험을 불러내는 것입니다. 추론을 주된 수단으로 하여 글의 사용 의도를 실현하는 것을 이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해’는 글자나 표현과 같은 표면적 정보를 기억하는 것, 쉽게 말해서 글자 그대로를 기억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단어, 문장 또는 글의 내용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이 글에는 이런 저런 내용이 있다’) 두고 글을 이해했다거나 글을 읽었다고 말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콩나물의 가격 변화에 따라 콩나물의 수요량이 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위 문장은 크게 <콩나물의 가격 변화에 따라 콩나물의 수요량이 변하는 것>에 대해 그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앞의 <>안을 이해하고, 뒤의 <>도 이해해야 합니다. 후자가 좀 더 간단하기 그것부터 보겠습니다. 후자의 <>는 ‘일반적’이라는 단어와 ‘현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충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이라는 말은 현상이 일반적인 것과 성격이 일반적일 때 다른 어감을 줍니다. 성격이 일반적이라는 표현은 무난하다, 평이하다 또는 개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현상이 일반적이라는 표현을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단어는 어떤 단어와 조합하느냐에 따라 기능곧 의미가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앞의 <콩나물의 가격 변화에 따라 콩나물의 수요량이 변하는 것>을 보겠습니다. 우리는 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문장 구조를 참조하여 [콩나물의 가격변화 | 콩나물의 수요량이 변하는 것] 이렇게 나누지 않습니다. 가격이 수요-공급 곡선에 따라 가격이 변화한다는 기초적인 경제학 지식을 연상하여 문장으로부터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변하는 일반적 원리를 뽑아내고 콩나물이 그 원리에 해당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두 가지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만약 읽은 사람이 경제학적 지식을 일반적인 원리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그리고 콩나물도 이런 원리에 부합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 문장이 타당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이렇게 읽는 행위는 추론이라는 사고과정을 주로 사용하면서 이해에 도달합니다. 흔히 이해한 줄 알았던 많은 사례들을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이해란 단지 표면적인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는 선에서 마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제발 수능때도
-
지금 학고반수하고 있고 일단 6모 잘본과목은 있긴한데 남은기간도 애매하고 여기서 국...
-
당신께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
영어 1등급 거의 못 봄 ㅋㅋㅋㅋ시발
-
국장 질문.. 3
제가 반수생이라 학점이 진짜 조져놨는데요.. 제가 내년에 학교를 바꿔서 신입생으로...
-
한번 풀면 시간차 두고 풀어도 22 30급 아니면 다시 풀 때 그냥 바로 풀리지 않음?
-
수학 n제 0
6모 미적 73 n제는 엔티켓 시즌1 빅포텐 12 풀고 하사십1 풀때마다 대가리...
-
서울 한복판 특히 시가지 내에서 시속 100 정도로 역주행 차량은 제네시스 G80...
-
. 1
근데 잘 안 풀리는 문제는 어디까지 알아야되지 거의 무덤을 파는중..
-
운이 좋았다
-
모두 화이팅!!
-
선착순 1명 24
제 생일을 가장 먼저 맞추는 오뿌이에게 천덕
-
나기출vs자이 0
제가 늦게 수능 뛰어들어서 당장 국어 기출 사서 풀랴고 하는데 문학 독서 나기출이...
-
6모 ㅇㅈ 2
재수하게 생김 ㅠㅠ
-
태그 아무것도 안눌렀는데 저거 다 눌려있길래 다 취소함 이 글 쓸 때 보니까 없네
-
넵
-
나 전엔 뻘글 어케 썼지 ㅠㅠ
-
술식 on 0
술식 : 불면증 효과 : 발동 시 사용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잠이 오지 않음 한번...
-
그래서 평형점에서 kl=mg써도 되는거 맞겠지
-
팬은 아니지만 강강약약 기아 좀 매력있네 꼴데에겐 한없이 다 퍼주시더니 강팀만 만나면 ㄷㄷ
-
저도 덕코주세요 0
-
이벙 6평은 딱 2컷점수 받음 걍 불후의명강 스피드로 ㄱㄱ?
-
백분위 98인데 미적보다 훨 낮네 이번 미적 표점이 높은건가
-
언매 확통
-
호감 오르비언을 3
호르비언이라 부르면 좀 이상한듯
-
전 롯데팬분들이 4
정말 괘씸하다 느껴요 겨우 30년 무관이면서 어째서 우승을 원하시는지 어느 영국...
-
사회문화 질문 1
대학교 총동문회는 공식조직이면서 자발적결사체인걸로 아는데 대학교 총동문회는...
-
슬픈 ㅇㅈ 7
수시러라 세특 쓰다가 그냥 갑자기 올려 봅니다
-
9모날 신검 1
신검 미룰 수 있나요? 우편왔는데 9월4일 이길래 설마했는데 9월모의고사라 진짜 석나가네요..
-
덕코주세여 5
덕코내놔
-
사범대 입결 계속 떨어지는데 나중에 막 4등급 3등급이 사범대 가면 잘 가르칠 수 있나
-
해설이랑 문제집분권된거사고싶은데 패스파인더교재 해설이랑 문제 분권되나요??
-
sec(x) 8
너무 야한듯
-
어디 라인인가요!! 교차할생각도매우매우 있어요 (로스쿨가고싶) 학교라인 어느정도인지 알려주세요! ㅠ
-
96 98 2(84점) 89 98 안되겠죠...물리...
-
?
-
오늘은 독서론입니다, 3문제이고 상당히 평이합니다 보상(가장 먼저 맞히신 분께 각...
-
재수 왜 했지 4
이따구로받을거면..
-
자신 없긴해 16
건대를 탈출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고 ㅋㅋ
-
sec x를 쌈@뽕하게 적분하는 법이 기억이 안난다 12
으으으
-
만점맞고싶다 그것도 언미물2화2로
-
원점수 기준 소소하게 화작 100 기하 100 영어 90 한국사 40 물리 50...
-
국어 125 수학 126 영어2 정법 48점 사문 50점 입니다!!!! 만약 이게...
-
환자:얼마에요? 나:900원이요 나:잔돈 드릴까요? 환자: 필요없어 내가 접수하고...
-
9모 목표 7
만점
-
학원쌤이 추천해주셔서 들어보려는데 ㅠ ㅠ 문제는 일단 수특으로 다 풀어볼거에용...
-
화기물지
-
수험생들은 중독될 만한 게 있으면 그 대상을 직접 제거한 적이 많을 거임 스마트폰을...
-
x² y¹⁰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