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일 주간 칼럼] 4. 수능 출제위원도 하는 기출 분석을 수험생인 너가 안해?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 연구가 국평일입니다.
저번 칼럼들에서 많은 학생들로부터
자신은 ‘매3비’, ‘마르고 닳도록’가 아닌 다른 책으로 공부하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되냐고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재·문제집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기출’을 활용한 책이라면 어떤 교재·문제집이어도 상관없다.
따라서 오늘 주제를
‘수능 공부는 기출이 전부다’
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지피지기 백전백승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리고 칼럼을 쓰면서
저는 끊임없이 기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수능은 내신과 달리
똑같은 지문·문제가 출제되는 것도 아닌데,
기출이 무슨 의미가 있죠?
라고 질문을 하곤 합니다.
기출 문제를 공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출제위원이 기출 문제를
공부(=분석)하기 때문입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수능이라는 시험은 한국 사회에서 전 국민적 이벤트이고,
수험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험입니다.
이렇게 중대한 시험에서 자신이 출제한 문제에 오류가 났다?
언론과 수많은 국민들로부터 질책은 물론이고,
해당 분야에서 보이지 않은 비웃음까지...
그냥 이름에 먹칠을 제대로 칠하게 되겠죠.
수능을 출제할 때, 교수들은 자신의 명성을 겁니다.
그렇다보니 출제위원은 수능 출제를 할 때,
상당히 신중하게 출제할 것입니다.
그럼 당연히 출제위원은
수능 출제도 잘하고, 욕도 안 먹고, 논란도 안 생기는 방법
을 찾을 겁니다.
이런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네! 그 방법은 바로!
출제됐던 문제와 유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출 문제는 논란 없이 많은 전문가와 국민들로부터
잘 출제되었던 문제로 암묵적으로 인정받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출제 위원이 기출 분석을 통해
‘평가원 Code'(평가원이 추구하는 논리적 사고 방식)를 발견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문제를 만들고 있으므로
여러분도 ‘평가원 code'를 발견하고 그것을 익히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 공부 및 분석이 필요한 것입니다.
2. 기출 공부에서 발견한 사실
Ⅰ. 기출에서는 평가원Code가 보인다.
위 사진은 제가 기출 문제를 분석한 자료들입니다.
자세히 보면 3개의 사진에서 모두 저는 ‘근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는 ‘왜 정답이 되고’, ‘왜 정답이 되지 않는 이유’를 적어보면서
수능 국어에서 모든 정답과 오답에는 ‘근거’가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한번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어떤 선지가
내 상식으로는 해당 선지가 옳다고 판단되나,
지문에서 해당 선지가 옳다는 근거가 불분명하다.
해당 선지를 함부로 옳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나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만나면 종종
자신의 ‘배경지식 및 기본 상식’으로 판단합니다.
그러고서는 이렇게 말하죠.
맞으면 : “국어는 감(感)이고 상식이야~”
틀리면 : “아 억까야. 문제가 잘못됐네.”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기에
나의 판단은 불완전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판단은 불완전할 수 있기에
‘근거’에 기반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객관적·합리적 사고’에 해당하고요.
(= 평가원이 추구하는 논리적 사고)
더 극단적으로 말해 보자면
자신의 상식선에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선지도
근거만 존재한다면 옳다고 보셔야 합니다.
출제위원은 기출 분석을 하면서 아마
‘수능 문제를 만들 때 근거를 기반으로 정답을 만든다면
학생들이 어색하다고 느끼는 선지일지라도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는 사실을 발견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종 일반 개념과 어긋나는 문제가
수능에 출제되어도 평가원은 이렇게 답하죠.
“사실 여부를 떠나, 지문 내용(=근거)을 바탕으로
정답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 문제는 없다.”
라고 말입니다.
사실 근거를 기반으로 풀라는 말은 하도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근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은 익숙해지기 어렵습니다.
급박한 수능에서는 다시 자신이 익숙한 대로 문제를 풀게 됩니다.
(대체로 수능을 못 보는 이유...)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백문이불여일견’
즉 눈으로 실제로 보고 경험해보며
‘근거 기반 정답 도출’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평가원 최적화 오답’으로 오답하다보면
수많은 기출에서 공통적으로 ‘근거 기반 정답 도출’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근거 기반 정답 도출’은
출제위원이 기출을 분석하며 발견한 문제를 만드는 방법 중
1가지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기출을 집요하게 분석하면서
여러 기출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나머지 ‘평가원 Code'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Ⅱ. 선지 구성하는 데에도 논리가 존재한다
다음 사진들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 점은
수능에서 종종 활용하는 문제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6월 모의평가 후기에서도 간략히 설명을 드렸었는데,
(링크: https://orbi.kr/00057042251)
대부분 문제들은 정답이 아닌 이유와
정답인 이유를 설명하기 명쾌합니다.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명쾌하게 설명이 불가능한 선지들이
많은 문제도 간혹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명쾌하게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자신의 실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문제 자체를 난해하게 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 유형은 대체로
① 정답은 설명하기 명쾌하나, 나머지 선지들이 왜 오답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 유형
②정답은 설명하기 어려우나, 나머지 선지들이 왜 오답인지 설명하기 명쾌한 문제 유형
이러한 2가지 유형 중 1 가지의 모습을 보입니다.
아마 출제위원은 이렇게 학생 수준에서 난해하도록 선지를 구성해도,
정답을 명쾌하게 고를 수 있게끔 만든다면
문제 출제 오류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에
이런 선지 구성을 활용하여 문제를 출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6월에서도 몇 문제들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구성이죠.
이와 같은 시험 건지 구성 요소들을
기출 공부를 통해 발견하고, 익숙해진다면
수능에서 해당 유형의 문제를 만났을 때,
선지 일부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아도
아 정답 선지가 명쾌하거나, 나머지 4개가 명쾌하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어 당황하지 않고 정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Q. 나머지 4개 중 3개만 명쾌한 경우도 있을 수 있잖아요?
A. 네. 그런 문제가 어려운 문제에 속하겠죠. 그러나 생각을 해봅시다.
3개만 명쾌하다면 정답 선지와 나머지 1개 선지가 명쾌하지 않다는 것인데
애초에 명쾌하지 않다면 정답 논란이 일어나겠죠?
수능은 학생들의 인생이 걸린 시험이고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가적 이벤트라고 했습니다.
출제위원은 자신이 낸 문제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을 바뀔 수 있고,
전 국민의 질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담되는 상황에서 어렵게 출제하고자
논란이 되는 문제를 만드는 무리수를 던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따라서 2개의 선지가 명쾌하지 않은 유형은 없다는 믿음 하에
‘내가 분명 무엇인가를 놓쳤구나’라는 생각으로
다시 천천히·꼼꼼히 읽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기출을 물고 늘어지다 보면
내가 약했던 ‘평가원만의 논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평가원 최적화 오답 방법 4번째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
3. 글을 마치면서...
국어 과목 특성상 정답을 구성하는 논리적 구조가 무엇인지
수학처럼 공식화하여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셨던 것처럼
평가원에서 추구하는 논리가
정해져있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정답 논리이든, 선지 구성 논리이든)
따라서 기출 공부를 끊임없이 집요하게 함으로써
‘평가원만의 논리’를 찾는 것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수험생들이 가장 추구해야 할 과제입니다.
교수님들이 이전 기출을 분석하여 문제를 만들었듯이,
여러분들도 똑같이 기출을 분석하여 찾아야하는 것입니다.
출제위원의 출제 방법 및 의도를 파악하여
수능에 최적화 된 사고를 갖추는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하기에 가장 적합한 문제가 ‘기출’이고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이
6월, 9월, 수능 기출만을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출제위원 입장에서는 평가원 기출만큼
가장 믿음직한 사례는 없습니다.
지피지기 100전 100승 이랬습니다.
현 시점에서 평가원 기출로 만들어진 교재만을 공부해서
출제위원을 파악하여 수능 찢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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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출이 전부다 식의 얘기하시면 다들 외면할 것 같은데...!
좋은 말씀감사합니다! 저도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기출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확실히 분위기도 그렇고 변하고 있는 기출의 형태를 보며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봐보도록 하겠습니다. :)
저도 국어는 사실 기출 중요시해서 마닳로 음미 중...ㅎㅎ
기출이랑 리트만 제대로 해도 1컷은 뜨더라고요.
이제 100점이 목표라 문제인데.. 에효ㅠ
1등급을 목표로 하는 공부랑 100점을 목표로 하는 공부는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1등급을 받고 나서 100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1등급 받는 공부법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고자 칼럼을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100점이 목표면 더 수준 있는 글과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연습할 수 있는 문제를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따라서 그런 친구들에게는 아무래도 오답률 70% 이상인 문제는 기출만으로는 양이 부족하니 다른 문제들(리트, 사설, 교사경)을 추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오.. 리트는 워낙 유명한데, 교사경도 좋은 건가요? 뭔 지문이 읽기 싫게 생긴 것만 잔뜩이라 걍 싹 거르고 평가원이랑 리트만 했었거든요 ㄷㄷ
아무래도 교사경 자체가 고3이 푸는 것을 전제로 출제한 문제라 다른 문제들 보다는 수능과 가까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찰대는 최상위권을 구별해야해서 글 자체가 난해한 편인데, 1등급들 중에서 구별하려고 만든 문제다 보니 100점을 목표로 하는 친구들에게는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ㅎ 따라서 난해한 지문을 연습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세세하게 들어가면 측정하려는 것이 기출과는 다르니 그 점은 유의하며 푸시길 권합니다ㅎㅎㅎ
오... 교사경도 풀 가치가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예시가 전부 문학인데 문학은 기출로 공부하라는거죠?
ㅋㅋㅋㅋ 글쓰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예시를 저렇게 기져왔네요. 다른 칼럼들에서 비문학을 분석한 사진들도 있습니다. 문학, 비문학 모두 기출로 공부하시면 되나, 1등급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이 목표라면 교사경, 리트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ㅎㅎㅎ
선생님 화작 공부법도 써주실수있나요ㅜ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한번 기획해서 써볼 수 있도록 준비해보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