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musso [401442] · MS 2012 · 쪽지

2015-02-16 21:47:12
조회수 707

혼자서 진단, 혼자서 처방, 혼자서 치료, 결국 혼자 사라지는 라이프 스타일..

게시글 주소: https://faitcalc.orbi.kr/0005721715

안녕하세요. 
요즘 독학생 3-5등급 탈출 칼럼을 쓰고 있는 국어논술모독하기입니다. (모질고 독하게)

우리는 흔히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구하라....이런 말을 합니다. 
이 말의 진의는 바로 전문가를 만나서 정확하게 진단받고 사이비 약장사 말고 정확한 약을 파는 전문가에게
약을 사서 빠른 시간내로 너의 고질병을 치료하고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살아라.... 
이런 뜻이 있다고 모두들 생각하실 겁니다. 

이것이 꼭 병원과 약국에서만 통용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 입시에 대입해보면 ... 여기 게시판에도 이런 얘기 많습니다...

올해 재수하는 학생입니다. 
저는 수능 전까지 마닳 N회독과 매삼비매삼문을 하면서
연계교재는 문학만 조금 할겁니다. ===> 혼자서 모든 치료 처방전을 만듭니다.

또 댓글들을 보면 알바인지 아닌지... 이것이 과연 조언이 될 수 있는지...

= 마닳을 하시는군요... 이번 재수 성공하실 겁니다. 
= 문학은 박광### 거 들으시고 문법은 태#### 거 들으셔요. 그러면 성공 확률 두배입니다. 
= 윤###의 나비효과도 꼭 보세요...

그 친구의 마지막 댓글...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해서 꼭 목표 달성하겠습니다. 
제 선택이 여러분의 지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맘이 놓이네요....
혹시 더 추천해 주실 인강강사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번 재종 들어가기 전에 공부할려고요...
..............................................

솔직히 국어 전문가로서 이 친구의 1-3개월 후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당연히 1년 뒤의 모습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한 달 뒤 모습이 궁금하면서도 어느정도 예측도 됩니다만....

하루종일 인터넷 바다를 휘젓고 다니면서 얻은 결론은 검증되지 않고 증명할 수 없는....
자기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면서 그저 많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고 있는 
그저 가십거리 정도의 자기 진단...
비유하자면
결국 약국가서 제가 팔이 아프니까 어디 제약회사의 파스 하나 주시고 
진통제는 어느 회사의 무엇을 주시고 역시 약을 먹으려면 드링크제 뭐뭐 하나 주세요.

약사는 묻습니다. 
어디가 아프시죠 ? 
병원에 다녀오셨나요 ? 의사가 내린 처방인가요 ?
(그래도 이렇게 묻는 약사는 양심이라도 있는 약사입니다.)

제 병은 제가 다 알아요.... 빨리 약이나 주세요.... 

또 다른 삼수생의 예...
국어 4등급입니다 ㅠ..그래서 누구누구의 그것을 마친 후에 시크릿 비문학과 마닳 3회독하려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그사이트에선 마닳만 해도 수능 국어 떡을친다? 라고 말씀하시는걸 보았는데 
사실인가요??

혹시나 해서 저 위 친구들의 지난 게시물들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습니다. 
거의 1년 전부터 비문학은 어떻게 공부하나요?
EBS 교재는 다 봐야 하나요 ?
기출은 언제까지 보는 게 좋나요 ?
질문만 했는지 하고 나서의 실천 얘기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1년 뒤에 또 그 물음을 하고 있습니다..... 
왜 이 친구는 재수, 삼수를 할까 ?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되는 거 같습니다. 
도대체 1년 동안 질문만 했지.... 실천으로 옮겼는지 안옮겼는지...참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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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본인이 진단해서 다행히 병이 치료된다면 그거야 말로 금상첨화겠죠...
또 그런 경우도 더러 있고요...
하지만 잘못된 진단은 결국 병을 더 도지게 해서 화를 불러올 뿐입니다. 
이건 여러분도 다 아는 진리입니다. 

가끔은 재수생 학부모님들도 이렇게 말하십니다. 
= 어머니, 이 학생은 5등급인데 읽는 법부터 공부해야겠어요. 4개월에서 5개월 후면 1-2등급 충분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 무슨 소리하세요? 우리 아이는 제가 잘 알아요....EBS교재를 안봤어요...... 대치동 XXX 모의고사 좋다고해서 그것만 했죠...읽는 법을 모르다니요? 아.. 이래서...작년에 누구꺼 1년 커리를 돌렸어야 하는데...
등등............... 선생님 이교재, 저교재 여기 목록대로 먼저 끝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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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3등급 이하 친구들의 공통된 모습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현실에 동떨어진 얘기일 수 있지만 경험 많은 노병의 맑은 지혜일 수 있다고 여겨주십시오. ^&^

# 글을 대충 읽는다. (솔직히 장르별로 읽는 법을 잘 모른다.)
#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니 지문 내용이 머리에 안 남고 정리하는 법도 모른다. 
# 결국 문제 풀다가 다시 또 지문을 읽는다.
# 이렇게 무한 반복하다가 시간이 부족해서 뒤에 문제들은 찍는다.
# 채점을 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고치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내일을 기약할 뿐...
# 복습없이, 반성없이 해설만 읽고 고개 끄덕이며 주먹을 쥐고 그리고 또 푼다. 그 다음날 또 푼다.. 또 내일을 기약한다...
# 성적의 기복이 없다는 느낌이 오니까 지문을 읽을 때 지문에 집중이 안되고 틀릴까 맞을까에만 집중한다.
# 커뮤니티에 계속 비문학은 어떻게.. 문학은 어떻게.. EBS는 언제 ? ...기출은 언제?... 이런 것만 묻기만 하고 
# 모든 칼럼은 프린트해서 정독하고 또 정독한다...
# 시간이 흘러도 계속 틀린다. 위에 일들이 반복된다..... 
# 그런데도 고치려는 행동보다는 언젠가는 고쳐질거야...라는 긍정의 힘만 외친다... 
# 결국 수능 끝나고 전화가 되지 않는 외국으로 이사갔는지...카톡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죄송합니다. 너무 비약적으로 언급해서....

여기에 짜장면이 있습니다. 
숟가락을 든 아이가 있고 젓가락을 든 아이가 있습니다. 
누가 더 맛있게 짜장면을 먹을 수 있을까요 ?
젓가락이죠...당연히...

이렇듯 음식에도 거기에 맞는 연장이 있듯이 
시문학을 읽을 때에도 방법론이 있고 소설 문학도 방법론이 있는 것입니다. 
비문학도 마찬가지죠...
된장국을 먹으려면 숟가락을 꺼내고 짜장면이 오면 젓가락을 꺼내 먹는 것이 가장 올바른 대처방안입니다. 

그런데 등급 낮은 수험생은 
어떤 지문이 와도 그저 읽어요.... 분명 상대에 따라 도구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숟가락인지 젓가락인지.... 구별도 안하고 ....아니 못하고
스테이크가 왔는데 숟가락으로 열심히 혼자 비비적 대면서 잘라야 할 지...찝어야 할 지...
대신 고기가 너무 질겨.... 순한 고기 주세요.... 
아니 순한 고기집은 어디어디가 좋다고 하더라고...그리 가야지...

된장국이 왔는데 젓가락으로 휘저으면서..... 
내가 음식점을 잘 못 선택한 거 같아... 
누구누구 된장국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거 먹으러 가야겠어.... 
인터넷에서도 그집이 유명하다고 하잖아... 
역시 젓가락은 또 들고 갑니다. 

얼마후...아...나한테 맞는 게 하나도 없어....
그리고 먹기가 너무 불편해.....먹기 편한 집 없을까 ?....하면서 
손에는 도구 하나만 들고 있습니다. 

그만 쓸께요... 너무 비약도 심하고 또 현실감이 더 떨어질까봐서리....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어설픈 2등급이나
3
4
5
6
7 등급 친구분들....

오랜 경험으로 말씀드릴께요....

200일 남으면 어떤 책 공부하고 150일 남았을 때에는 지난 모의고사 총정리하고 
6월 모평때까지 EBS 연계교재 돌리고 수능 전달까지 마닳 3번 돌리고....

이러지 마시고....제발 이러지 마시고....
그냥 오늘부터 위에 말한 내용대로 그거하세요...부탁입니다. 

바로 앞에 교재의 시문학, 소설문학, 비문학부터 푸세요...
그것도 못 풀면서 이리저리 길에서, 인터넷에서 시간 뺏기지 마시고
물한모금 마시고 앞에 있는 거부터 푸세요....

그게 어려우면 라이프 스타일부터 바꾸세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 라이프 스타일 바로 버려버리세요...
만약 할 수 있다면 그거 다풀고 또 옆에 있는 거 푸세요....

무좀 걸린 아이에게 무좀약을 처방해줘야 치료됩니다. 
그 아이는 어디가서 말합니다. 
역시 그 약은 최고야....
감기 걸린 아이가 그 말을 듣고 
그 무좀약을 구해서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다행히 구두약은 구분할 줄 압니다.)
병이 잘 안낫는걸 알면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음...역시 뭔가 다른 거 같아...... 
아 나는 분명 1등급 나올 꺼야....ㅋㅋㅋ..ㅎㅎㅎ... 
다음엔 누구누구 추천들 하니까 그거 들어야지.... 

그리고 수능날.... 아까 말했듯이 그 친구는 전화번호 상에서도 
카톡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이런 넋두리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열공하세요...

비유가 너무 많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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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서읽는 Sam · 520643 · 15/02/17 00:13 · MS 2014

    공감.

    3~6 등급 학생들 그냥 무조건 인강듣고 기출 문제풀고 xx의 기술 하면

    등급 오를 줄 암 ㄷㄷ

  • komusso · 401442 · 15/02/17 12:09 · MS 2012

    1-2등급 중에서도 참으로 힘들게 그 등급 유지하는 친구들 있습니다. 모래위에 성을 쌓고 어쩌다 현재는 1-2등급 나오는데 힘들게 힘들게 공부하면서 늘 기술만 찾고, 편법만 익히니...원론적 수능을 만났을 때 어김없이 무너지게 돼있습니다. 그런 친구들 너무 많이 봐와서 무심코 생각나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늘 과거에 젖어있죠....제가 3월에는... 제가 6월, 9월에는 등급이 -2등급이었다라면서.... 그래서 수능은 ? 그랬더니 4등급 나왔다고...

    결국 4등급 학생이었습니다. 수능이 그를 속인게 아니라 그가 자신을 속인거죠... 현재의 모습을 파악하기 힘들도록....
    그나저나 답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