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맞이하는 독학재수 후기
수능 전에도 오르비에서 꽤 활동했는데
제 닉이나 제 글을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항상 수능 전후로 활동하는 사람의 닉이 물갈이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행이군요 ㅠㅠ
오르비 괴수분들에 비하면 미약한 점수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한것 같아 후기를 올려봅니다.
작년 초 아주아주아주 힘든 시기를 겪은 저는 독재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인 즉, 작년 수능 총 표점합이 503점이 나왔고
이과로서는 아주 치명적인 12233, 그러니까 과탐이 수능에서 무너져 버립니다.
즉 표점 실질 반영비율을 고려하면 표점 500대보다도 훨씬 못한 점수가 떠버린겁닌다..
제 고3 피크성적이 390대, 일반적으로 370후반~380대를 왔다갔다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형편없는 점수고 이 현실을 인정조차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실제시험에서의 멘탈은 매우 약한 편이었고, 수능은 '당연하게도'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메가 기준 510이고, 작년보다 만점 표점이 꽤 감소한 걸 감안한다면
성공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탐구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정시의 문은 좁은 것 같았고, 수능이 끝난 직후에는 아무 생각없이 시간만 보냈죠.
탐구 반영비율이 아주 적은 육군사관학교에 다행스럽게 합격하였고,
육사의 가입교 기간은 제 1년 독재생활의 큰 도움이 됩니다.
육사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는 제 작성글 중 '독재생입니다.' 에 아주 간략히 나와있는데요.
이 글은 수험생활 전반에 대해 짧게 서술한 글입니다. (제 오르비 첫번째 글이에요)
요약하자면 수능 전에 육사에 대해, 즉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못했고
가입교 기간을 달리다 여러 상담을 거치고 자퇴를 결정합니다.
상담을 한 분대장생도님께서 '성공해서 찾아오라.' 는 상남자 스타일의 말이 1년동안 지칠 때의
제 마음을 달래 주었습니다 ㅋㅋ
지금까지 굉장히 평이하게 썼는데, 육사 입교부터 자퇴,
그 직후에 부모님과의 마찰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공부도 즐겁게 하던 제가 올 연초에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자살생각을
했습니다 ㄷㄷ...
그리고, 저는 수능 직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빨리 해결해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사귀어본 여자친군데, 이렇게 어이없게 무너지나... 생각을 하고 한탄스런 맘으로
연락을 했죠.
폰도 없었던 저는 페메로 꾸역꾸역 연락을 넣는데, '읽음' 표시가 뜨고
수 시간이 지난 후에, 답장이 왔습니다.
자퇴에 대한 놀라움으로 문을 연 장문의 글은, 기다릴게. 라는 말로 마무리가 되더군요.
이 때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ㅠㅠ
아주 놀랍게도, 독학재수의 가장 큰 적 외로움을 착한 여자친구 덕분에 느껴본 적이 없게 됩니다.
오르비 검색에서 입시에 연애는 직빵 헬게이트다. 라는 글을 많이 보고,
중간에 깨지면 어쩌지,,, 실제로 싸우기도 많이 싸워서 힘든 나날도 있었지만
모든 난관을 다행스럽게 헤쳐 나가고 곧 1년입니다. (오르비언님들 죄송해염;)
저는 비록 독재생활을 성실하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애도 했고, 공부 안하고 컴하면서 하루를 때우기도 하고, 독서실에서 꽤 자고)
하지만, '기상시간' 만은 꼭 지켰습니다. 6~7시인데 아마 단 한번도 이 시간보다 늦게
일어난 적은 없었을 겁니다.
이는 나름의 규칙적인 생활에 도움을 줬고,
'기출만능' 에 입각한 공부로 3달간 쉰 공부를 나름 빨리 복구하게 됩니다.
또한, 제가 자퇴 직후 집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현재 상황에 대해 판단한 것' 이었습니다.
모고에서 나왔던 점수가 내 실제점수인가? 아니 점수가 찍혀나왔으니까 실제점순데
왜 수능에서 원점수로 30점씩 까이고 그랬지? 특히 생2는 왜그러지??
눈에 무슨 이상이 생긴건가??
음,,, 역시 멘탈문제인가.. 수능의 순간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자' 평소보다 성적이 떨어진 이유는
'분명히 원인이 있다!' 라는 생각을 거의 일주일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수박 겉핥기식 공부 즉, 공부량은 되었으나 막판에 문제풀이에 너무 집중하여
기본 개념에서 구멍이 난 것과, 특유의 심각한 긴장감이 문제가 되었고,
더불어서 빨리 풀겠다는 압박감에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원인으로 짚고,
독재생 내내 이걸 공략했습니다. 물론 완벽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면 1년동안 충분히 잡을 수 있더군요.
이번 수능에도 약간의 어긋남은 있었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발전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글중에 '수능에 가까워 남기는 뻘글 (재수하면서 느낀 것) + 의지부여' 란 제목의 글이
남은 제 독재생활을 꽤 잘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막판스퍼트' 공부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이번 수능은, '오히려 그냥 모의고사를 치듯' 스무스하게 시험을 보게 됩니다.
충격적인 물수능 공포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수가 적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을 이용해 빠르게 적은 글이라 두서없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질문은 환영이니 쪽지나 댓글이나 다 받습니다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병원 갔다가 주사 맞고 푹쉬고 하니 목도 많이 괜찮아졌네요 그리고 오늘은 조금...
-
특성화고의 반란 0
현역 특성화고 성적 디미고 아님 고컴이 목표
-
엄... 0
이거 도대체 왜 틀림? 뇌에 문제 있나
-
네
-
134(97) 147(99) 2 70(97) 76(98) 언기물2지2 서울대라인은...
-
씹 아니 왜케 어려움? 띵가띵가 풀려다 10 11 13연속으로 막혀서 급당황함 ㅅㅂ
-
허수들만 들어와
-
안녕하세요 08입니다. 1-1 내신이 망해서 정시로 돌릴라고 합니다. 학교는...
-
[단독] ‘응급실 만취 난동’ 강원경찰청 여경 승진… 내부서도 ‘논란’ 1
만취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워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강원경찰청 소속...
-
이 교수님 만큼은 혁신적인 문제를 추구하실 거라 생각했음 예상 외로 너무 기출대로...
-
6평 성적표 1
N수생입니다. 무엇이든 편하게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어, 영어만...
-
채점진행을 멈추는 절차를 밟아볼까?
-
고려대 36명 규모 무전공 학부 신설…정시 다군 최초 모집 1
입학처장 기자간담회서 2025·2026학년도 입시 변화 설명 7년 만에 수시 논술...
-
확통이 기준
-
빠질때가 된건가
-
되어 있다라는 생각.... 본인이 ㄹㅇ 초월좌 급이 아니라면.... 세번 시험을...
-
[속보] '尹 탄핵 청원'에 대통령실 "명백한 위법 있지 않는 한 불가능" 2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의 수가 90만 명을 넘긴 것과...
-
언미물지인데 요정도면 라인이 어느정도 될까요 대충만 잡아주십쇼...!
-
허수지만 나름 만족합니다. 이제 사탐을 공부해야겠네요…. 국어는 해도 안오르네…...
-
불안햇 ㅅ뷰 3
2주전부터 허리아프고 약 먹었더니 졸리고 기출 풀고 있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
-
라인 어디일까요 0
언매 미적 생지 96 96 2 98 91 고대 보환융 걸어놓고 재수하는데 이대로면...
-
한문장씩 한글해석달려있고 양ㅈㄴ많은거풀고싶은데 마더텅이 국롤인가요?
-
14,15,21번급은 웬만해선 다 풀리고 22번급도 반타작 정도로 풀리는 거 같은데...
-
붙잡아도 설대 성적 나오는 거 개 킹받네.... 그냥 천외천 천마들인건가 ㅋㅎㅋㅎㅋㅎㅋ
-
박광일 대인라 교재 왔나요? 언제 배송 예정인지 아시는 분 있을까요? 오늘 라이븐데 못 받아서!
-
가채점으로 돌렸을때 택도 없었는디 수학 1컷이면 국민대도 되는건가요
-
커피 맛있다 4
잔뜩 우울하기
-
6모 언확사탐 백분위 99 91 영어2 99 99 표점 138 128 73 71입니다
-
문학에서 억까 좀 있지않나요? ..ㅠ
-
등급이 너무 재수없게 싹 걸쳐서 등급 평균으로 낸 전교등수랑 원점수로 낸 전교등수가...
-
점수가 너무 궁금하지만 답지를 시험끝나고 올려주신다해서 물2 내신문제 전체...
-
확통 컷보니까 답이 없는데 ㅋㅋㅋㅋㅋ 기하 노베고 미적에서 벽느끼고 확통 간거라 미적런은 좀..
-
국4영3임 탐구 표점 왜이러냐
-
ㄹㅇ 복학각인가 7
영어는 한결같은 등급이니 그렇다 쳐도 국어까지 내려가면 안 되는데..
-
아... 걍 대학 다니면서 화2나 지2 공부해놓을걸 6
그러면 좀더 승산이 올라갔을텐데...
-
갑자기 궁금한게 3
내신 전교과 3.3이면 어디감? 물론 교과냐 학종이냐 생기부어떻냐 다 다른건 알지만 대략적으로...
-
영어 2였으면 어디까지 됐을까용며 설경 수학 2문제 더 맞추면 ㄱㄴ인가용
-
근데 말해주신 분이 아무도 없는거보면 놀랍게도 아무도 제목에 관심을 안 가지시는듯...
-
• 금리가 인하되면 사람들이 돈을 저축하지 않고, 소비하기에 소비가 증가하고 이에...
-
ㅈㄱㄴ
-
ㅈㄱㄴ
-
있을까요... 모교도 마감이라ㅠㅠ 대치쪽은 빡센듯하고..
-
대학을 쉽게 가려면 지구과학을 해야 한다. 사탐런이 아니라 지학런을 하자.
-
종강기념 게임을 해보고자합니다 지금 있는건 fc24랑 스파이더맨
-
평가원이랑 비슷 한가요?? 92목표인데 서바이벌 늘 시간이 많이 부족하네요 ㅜㅜ
-
단 한개의 깃털도 남기지말고
-
화1 40 + 화2 42 총합82점
-
평가원 시험에서 설대식 이점수는 처음 맞아보네요... 설천문 이대로 유지만 하면...
-
라인잡아주세요 1
국140백분위 99원점수92 수120백분위 82원점수65 영 2등급 한 1등급 물원...
독재성공 멋지네여
감사합니다 ㅎㅎ
수만휘에서 과탐 답맞출때 봤던분이었던것같네요 ㅎ독재성공 축하드립니다.
수능 후에 님 닉을 좀 봤었는데, 점수가 어마어마 하시던데요 ㄷㄷ
수능전에 님 글 읽고 많이 도움 됐어요 저도 독재했고 이번에 연공 노리는중이에요 실례지만 어디학교 희망하시나요
연고대 자과대에 도전해도 좋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성대 공학계열 논술을 써버려서,,, 일단 지켜보는 중입니다.
재수를 결심한 현역입니다.
질문합니다 극도의 긴장감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현역에 비해 실전모의 푸는비중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그리고 긴장을 안할수가 없으니까 일부러 시험전에 긴장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축하드려요!!!!!!!!!!!!!!!!!!!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