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둥 [475242] · 쪽지

2014-03-20 17: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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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생 넋두리 4 : 신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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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검을 갔다. 우리집에서 망미동은 꽤 멀었는데 아마 지하철로 40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지하철에서 내려 역으로 나오니 나랑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또래들이 썩은 표정으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하..

나도 한숨 한 번 깊게 내쉬고 병무청으로 드러갔다

들어가니까 사진을 찍으란다. 굳은표정으로 카메라를 한 번 보고 앞에 줄지어 놓인 컴퓨터중 한 곳에 앉았다.

컴퓨터에 내 이름과 주민번호를 치고 신상을 적어나갔다. 죽죽 적다가 학력부분이 나오자 고민했다.

아... 난 고졸이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고졸로 빈칸을 매꿨다.

그 곳에서 빡빡이는 나를 포함해서 세명이었는데 내 옆자리 재수생 한 명 (재수생인데 학력 어떻게 적어야하냐고 손들어 질문하길래 알게되었다) 과 내 앞자리에 앉은 오른팔에 낙서를 새긴 어깨 한 명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이었다.

그렇게 신상을 다 기재하고 정신건강이었나? 그런걸 테스트하는 시간이 왔다.

첫 번째 테스트는 찢어진 도형을 채워넣는 그런 거였는데 연습문제를 보고 사람들 다 'ㅋㅋ내가 ㅂㅅ이냐 이런 것도 못풀까봐'하는 눈치염ㅅ다

제한시간도 있었는데 아마 2분이었나 3분정도됬던거같다. 문제수는 10문제정도됬었다.

장난으로 겐또 때리면 관심사병으로 노란딱지 붙이고 군대생활한다는 앞에 있는 선생의 말을 비웃기나 하듯 모두들 서둘러 시작버튼을 눌렀다.


2분뒤 테스트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시발시발하는 소리가 터져나왔고 내 뒤엔 8문제 못풀었다고 다시 풀게해달라고 공익에게 떼를 쓰고있었다.

난 이정도 쯤이야하는 표정으로 앉아있었는데 사실 나도 두문제 못 풀었다...

그 다음 테스트는 수열의 규칙성같은 문제염ㅅ는데 이건 시작하자마자 앞뒤옆 할거없이 욕설과 한숨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모두가 노란딱지에 대한 공포로 질려있을때쯤 태스트가 끝나고 질병문진표를 작성했다.

내 오른쪽 재수생 빡빡이는 덩치가 엄청 컸다 187쯤 되보이고 어깨며 몸집이며 압도적이엄ㅅ다. 근데 알이 엄청 굵은 안경을 끼고있어 인상이 좀 어벙해보였다. 아 그리고 발냄새가 장난이 아니엇는데 자신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듯 시도때도없이 한쪽 슬리퍼를 벗고 다리를 올려댔다.

질병문진표를 작성하고 본격적인 검사에 들어갔다.

신검이 끝나면 바로 세탁업체에 맡겨서 아주 깨끗하다는 병무청 옷을 받아입고 엑스레이를 찍으러갔는데 검사장은 지하에 있었다.

지하엔 사람이 꽉 들어찼고 나는 줄을 서서 순번을 기다렷따. 길게 늘어선 남정네들ㅇ의 영혼없는 표정들은 군대가 이십대 남성에게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보여주었다.

그렇게 혼자 생각하다 문득 앞을 봤는데 내 앞은 아까 내 옆에 앉았던 재수생 빡빡이와 또 그 앞은 건달행님이 서계셨다(나이는 동갑이겠지만 절대 동갑처럼 보이진않았다)

나도 키가 180이기에 그 커다란 빡구 트리오 세명은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있었다.

세 빡구 모두 폐결핵이 걸렸는지 알기위해 엑스레이 기계와 포옹을 마치고 소변검사와 피검사를 하러 갔다.

거기엔 힘없는 공익 한명과 피뽑아주는 누님 두분이 계셨는데 왼쪽 누님이 좀 이뻤다.

무튼 먼저 힘없고 빼싹 마른 공익에게 유리병 세개를 받았는데 두개는 피검사용 하나는 오줌통이었다. 또 오줌을 수월하게 싸라고 종이컵을 줬다. (사실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뭐라는지 못 알아들었는데 눈치로 알아들음 ㅇㅇ)

그렇게 세개를 주머니에 넣고 종이컵을 손에 든채 오줌을 싸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종이컵에 오줌을 싸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다들 갑작스런 소변검사는 당황스러운지 잘 싸지 못했다. 하지만 내 방광은 신들린듯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해내고 있었다.

난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아니 즐거웠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을 주어 더 세게 소변을 눴는데. 어느샌가 항문에서 빵구가 새어나왔다. 그때 내가 가스누출을 인식하지 못하규 항문의 개폐를 조절하지 못했다면 변까지 탈출할 뻔한 큰 스케일의 가스였다.

그때 내옆에서 오줌을 싸던 몸집이 가녀린 남성은 웃음을 참으려 손등에 수줍게 입맞추고 자리를 황황히 떠나갔다. 여튼 소리는 졸라컸고 다들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나는 쪽팔림을 금치못했다. 황급히 바지를 올리고 종이컵에 담긴 소변을 유리병에 담았다.

그렇게 소변검사가 끝나고 피를 뽑는데 꼴에 남정네라고 전부다 왼쪽의 예쁜 누님한테 피뽑겠다고 줄서있었다.

난 빨리 그곳을 나가고싶었기에 오른쪽 누님께 내 정맥을 순순히 건냈다.

바늘을 꼽고 주사기같은데다가 유리병을 넣으니까 쭉쭉 뽑히는 혈액이 신기했다. 그때 무슨 시가 생각났었는데.. 아마 파르르 떨리는 푸른 정맥.... 여튼 뭐 그런 시가 생각났었다.
그렇게 혈액을 뽑고 조금 지혈을 한다고 옆에 소파에 앉아있다가 다시 그 컴퓨터실에 앉았다.

다들 모이고 나서 아까 그 선생이 앞에서 현역 공익에 대해서 설명해주고있었다.
아마 그때 그 선생이 동반입대에 대해서 설명하고있었는데 작년에 어떤 사람이 자기 동네에 있는 친구 모두 다 데려와서 동반입대를 시도했단다 23명인가.... 아직도 그 생각하면 끔찍하다는 말에 모두들 깔깔댔다.

"깔깔깔"

"하하 ^^"

"호호 ^^"

그렇게 모두가 웃고있는 와중에 내 옆의 재수생은 목젖을 드러내며 아주 호방하게 웃어댔고 그러면서 자신의 발을 의자에 올렸다. 나는 그게 더 끔찍했다.

처음엔 내 발에서 나는가 해서 수도없이 발을 들어 코에 갔다댔건만 사실 그의 발냄새였던 것이다...
하...

그리곤 아마 체중과 키를 재러갔는데 그 사이동안 티비로 무한도전을 보여줬던거 같다.

매운거 먹는거 였나... 매운걸 무한도전멤버들이 먹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호방하게 웃어대는 내 옆사람..(바로 니옆에 저만치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보 ㅜㅜ)

여튼 그렇게 신장과 체중을 재는 시간이 다가오고 내 차례가 되서 체중을 재는데 평소보다 몸무게가 좀 줄었었다. 재수가 힘들었었나 보다.

그리고 혈압을 쟀다. 또 그 재수생빡빡이가 내앞이었는데 그 사람이 기계로 혈압을 재는데 계속 기계가 인식을 하지못했다. 두번인가 세번인가 해도 계속 인식이 안되자 결국 기계가 퍼져버렸고. 결국 그는 의사가 손으로 꾹꾹 눌러서 하는 수동혈압계로 재더라. 의사말론 기계가 안맞는 체질이라나.

난 다행이 기계가 맞는 체질인지 110 70이었나 하여튼 정상으로 나왔다. 그리고 시력검사때 였다.

어김없이 내 앞엔 그가 있었는데. 그는 아까도 말했듯이 엄청난 두께의 안경을 끼고있었다. 아마 눈이 많이 안좋은가보다. 안경을 벗고 그는 시력검사를 했는데 시력검사원이 정말 큰 크기의 숫자 3을 가르켰다.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육!!!!!!" 을 외쳤다.

시력검사원이 나지막하게 "알겠습니다.... 이제 오른쪽 가리세요"라고 말한뒤 똑같이 아까 3을 가르켰다.

그는 한결같이 "육!!!!!!!"을 외쳤다.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웃었고 나도 물론 웃었다. 시끄러울때를 틈타 아까전에 못다낀 방구까지 더 낀거같다.

아무튼 그는 시력정밀검사에 들어갔고 나는 웃음을 참으며 시력검사에 임했다. 0.6 0.7 이었던거같다..(옛날엔 눈이 좋았는데 스마트폰 사고 급격히 나빠졌다ㅠㅠ)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징병검사관한테 가란다. 갔더니 자격증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워드프로세서있다니까 담에 군대가면 말하란다.( 아마 다있는거겠지..)

여튼 다 끝내고 마지막 등급받는데선 2급을 받았다. 키에 비해 체중이 조금 모자라단다. (수능때도 1등급 못받더니 여기서도 ㅠㅠㅠ)

도축된 소에게 매겨지는 등급마냥 나에게 매겨진 등급을 확인하니 조금 기분이 묘했다. 이제 집에 가도된단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나갈려고 신발을 신으니 아까 그 재수생 빡빡이(아 물론 나도 재수생 빡빡이이다.)가 들어온다.솔직히 친해지고 싶어서 번호를 물어보려다 게이로 의심받을거같아서 그냥 나왔다.

나오니까 아까 건달형이 담배피고있더라.

아.. 그렇게 병무청을 나오고 나니 좀 기분이 묘했다. 그냥 집에 가기도 뭐해서 망미동에선 바다도 가깝겠다해서 해운대에 들렀다 집에와서 낮잠을 잤던거 같다. ---끝--





빡빡이 재수생아 혹시 오르비하면 쪽지주라 ㅋㅋㅋ 친해지고싶어 정말로 (게이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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