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와 수시에 관하여
정시와 수시에 관하여
왜 대학에서 수시를 뽑을까
왜 정부는 지난 10년에 걸쳐 대입에서의 수시의 비율을 증가시켰는가
교육부에서 대입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대학은 그것을 따릅니다. 대표적으로 수시에 대한 유인책으로 대학지원금이 있다는 것은 아시리라 봅니다. 대학에서 수시를 통해 소위 말하는 창의적 인재, 본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인재를 뽑고 싶은지, 정시를 통해 수능이라는 제도를 통한 서열화를 통해 우수한 학업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뽑고 싶은지, 어느쪽을 더 선호하는 지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입학처장의 머릿속에 들어가있지도 않고 매스컴에서 뭐라고 떠들어봐야 그건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입니다. 지금이야 수시의 비중이 더 커서 대학들이 그런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음 정권에서 정시에서 60퍼 이상을 선발하지 않는 대학들에겐 지원금을 대폭삭감하고 기타 등등의 네거티브를 가하겠다고 공언한다면 글쎄요. 아무리 못해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로 반절이상 선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1년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대학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바뀌었다 라고는 정의할 수 없지 않을까 합니다.
대학들이 각각 선호하는 학생모집의 선발방식이 있을 순 있지만 그것보다는 정부 혹은 교육부의 정책이 대입에서 수시/정시의 선발비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부가 수시를 확대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1. 공교육의 유지 혹은 강화 다른 워딩으론 공교육 정상화라고도 합니다.
2. 수능이라는 시험에 대한 수험생들의 지나친 투자 방지
1번과 2번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2022학년도 수능을 마치고 오르비에서도 수많은 후기들이 올라왔었는데 그중에 많이 올라왔던 내용은 대게 “국어는 이감, 수학은 드릴 혹은 현우진”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내용이 정말 맞는지는 전 잘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건 그것이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공부 잘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오르비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대치동 컨텐츠나 서바이벌 강대k등의 다른 인강교재나 기타 교과서와 같은 공공재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교육 컨텐츠가 정말 말그대로 다른 것을 통한 공부로는 극복해낼 수 없는 뛰어난 질과 양적의 문제가 있어서 이것들을 풀어야만 수능에서 뛰어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이 올바른 현상은 아닐겁니다.
허나 매번 수능판은 고여만가고 있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나라의 특성상, 수십만의 수험생들을 변별해내기 위해 매년마다 미쳐가는 난이도와 신유형이 날뛰는 기출들이 생겨나고 그에따라 사교육은 대응책을 내놓고 언제나 그랬듯 2023 수능대비 라는 명목하의 수많은 컨텐츠들을 찍어내고, 작년엔 오답률 2-30퍼를 자랑한 문제가 다음해엔 기적적으로 4등급정도만 되면 누구나 맞추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정부가 수능에 대해 컨트롤 할 수 있는건 제한적입니다. 수능응시횟수 제한이나 난이도 대폭 하락을 통한 사교육 경감 혹은 절대평가화, 정시비율 축소 등...뭐 하나 건드리면 욕바가지를 배터질때까지 먹을겁니다. 게다가 수시에 관련한 안좋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현정부가 하고자했던 정책들이 전면 철회되고 2022정시에서의 선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 아시는분들도 계시겠지만 원래는 45퍼였는데 억지로 30퍼로만 늘어난겁니다)
정시에 대한 지나친 편향이 공교육의 붕괴 및 사교육의 절대적 필수로 이어지는 것이 적어도 현시점에선 필연이라고 보입니다. 내신자체를 교육청 모의고사를 대체한다 하더라도 그 내신을 준비하기 위해선 결국 “어둠의 머#동 자료”가 필요할 것이고 결국 이 또한 수험생들 사이에 머#동 사교육의 중요성에 영향을 주게될 겁니다.
상상해보세요. 지금만 해도 일타강사들의 수업을 듣기위해 수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정시의 비율이 50퍼만 되도 어떤 세상이 올까요. 공교육의 몰락과 사교육의 부상이 엄청나게 심화될겁니다. 수능은 괴랄의 끝판왕을 선보이겠죠. 공교육이 수능을 대비할 수 있는쪽으로 바뀌면 된다는 말은 사양하겠습니다. 학교선생들이 서바이벌보다 더 좋은 모의고사를 1년 내내 수십회를 찍어낼 수 있는게 아니라면 성립이 안됩니다.
수시 또한 내신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학원을 다녀야하는 부분이 있을 순 있지만 지금으로 보아선 학군지의 일반고가 아니라면 일반 고등학교에선 학원없이 암기 달달달하고 학교활동 열심히하면 수시준비를 원활히 할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저또한 소위 말하는 빡센 고등학교를 나와 재수까지 해가며 어렵사리 정시로 대학을 온 사람으로서 나보다도 공부 못하는 친구들이 특정제도를 통해 더 좋은 대학에 가서 더 좋은 학벌 혹은 안정적인 미래의 직업을 확보한다는 것이 결코 좋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심지어는 억울하기도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시로 들어간 모든 사람을 일컫는게 아니라 수시로 들어간 사람들 중 저보다 공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하는겁니다. 다만 그 사람들이 상당수라는 것이 함정이겠죠)
그럼에도 수시가 특정사람들에 의해 손쉬운 학벌타이틀 획득의 치트키가 되고 불공정의 상징마냥 여겨지기도 하지만 수시가 현재와 같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과거 학력고사시절과 달리 한국의 교육열과 맞물려 지나치게 성장해버린 사교육을 견제하기 위한 필요악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 필요악이란 공교육의 유지를 위한 장치라는 뜻입니다. 절대적인 선과 악이 아니라...)
(부모님세대만 하더라도 수학은 정석과 해법, 영어는 성문영어밖에 없던 시절이지만 지금은 너무많은 질좋은 컨텐츠들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결론은 정시생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학벌사회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학벌사회의 부작용으로부터 공교육을 지키기위해 만들어논 수시의 세상에서 학벌을 얻기위해 분투하는 희생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여러분께 말하고 싶습니다. 명백히 객관적 난이도를 보았을 때 수시가 더 쉽기도 하고요. (당연하게도 몇몇의 탑급학교가 아닌 평범한 일반고 기준)
마지막으로 제가 갈 대학이 학벌사회에서 +라면 +에 가까운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학벌이 인생에 전반적인 영향을 줄 뿐더러, 10대, 20대 수험생들에게까지 미치는 이러한 영향들을 본다면 그래도 최소한 예전보단 학벌이 덜 중요한 사회로 나아가야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상당히 긴글이었는데 여기까지 다 읽으셨다면...수고하셨습니다.
#이 글은 절대적인 진리를 논하는글보다는 저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비판은 좋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댓은 안해주셨으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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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낮에 올리면 장작 개씨게 탈듯
ㅋㅋ메인가거나 그런걸 바라고 쓴건 아닙니다.
그래도 좋은글인데 내일 한번더 ㄱ ㄱ
새벽에 삘받아서 쓴건데 그리 말씀하시니 감사하네요 ㅎ
같은글 두번 올리는거 좀 그런데...ㅋㅋ 새벽반사람들 반응좋으면 낼 또 올릴게요.
글 진짜 잘쓰셔요
근데 컨텐츠고 뭐고간에 님이 수시러보다 공부를 잘하는 이유가 단순히 "난 정시로 대학을 갈거야"라고 선언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훨어어얼씬 더 힘들게 공부해서 그렇게 된걸텐데 그런 과장을 거치지도 않고 개인적으로는 수시하는애들 보면... 참 남들이 떠먹여준다?라고해야되나 그런게 너무 아니꼬아보임.. 그렇게 먹여주면 누가 열심히 안하냐고... 당장 독재만 가도 더 높은 열망 가지고 독하게하는사람들 확실한 커리 딱딱 안나와서 안달인데 그런거 하나하나 남들이 다 짜준다고 생각하면... 물론 수시로 상위권 대학 간애들도 열심히 한것도 맞는데 과연 얘내가 주변도움 아무것도 없는상태에서더 그게 가능할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