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닌 [73509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2-01-03 10:37:02
조회수 4,196

공공의전원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faitcalc.orbi.kr/00042604797

"서남대 정원 40명을 공공의전원 인원으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내외산소흉비외와 같은 미달나는 바이탈과에 갈 인원을 강제로 늘리는 것이다"


"지역에만 머무를 수 있는 한지의사 양성을 할 뿐 다른 의료직역에 문제를 주지 않을것이다"


"공공의전원 생기면 나도 의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거 아니야?"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분 또는 현직자들이 계신것 같습니다.


가장 일차적으로 타격을 입을 대다수의 의대생들이나 의사들은 애당초 이런 정책이 시행되지 않길 바라겠지만

그럼에도 공공의료와 친민주당 인사들 상당수 (특히 서울대 예방의학 계열) 는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생각을 좀 뜯어보면.. 크게 3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달의 앞모습만 보며 아름답다고 말한다. 

(실제로 달의 뒷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않습니다)

어떤 제도든 분명 그 안에 적폐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1. 한지의사로 10년 근무해야되는데 장학금 토해내고 서울로 와서 의사한다던지 :


2. 육군사관학교에서 1~2등을 하면 서울대 의대에 군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장기군의관이 됩니다. 그런데 이 군의관들이 대부분 무슨과를 가는지 아십니까? 대부분 로컬에서 개원하는데 좋은 정형외과나 피부과쪽을 갑니다. 필수의료인 내외산소를 선택하는 육사생도는 매우 적습니다.

3. 현재 공공의료장학생이라고 의대생과 간호대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후 일정기간 공공병원에서 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이 말하는 지역의사제도와 상당히 비슷한데.. 관련 보고서를 보면 이 지역의사들과 함께 일한 공무원들의 평가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 진료의욕이 매우 낮고. 비협조적이고. 농땡이만 친다... 


4. 일본과 대만에서도 이미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다 실패했습니다.

[의정갈등 분석②] 실효성 부족·예견된 실패 ‘공공의대’ 밀어붙이기 | Save Internet 뉴데일리 (newdaily.co.kr) 


왜그럴까요? 말을 물가에 끌어올 수는 있지만 결국 그 물을 마시는 것은 말의 의지입니다. 현재의 지역공공의료 시스템은 의사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개선해 의사가 일하고 싶어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게 더 시급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일하기 싫어하는 의사에게 수술받고 싶으신가요?
( 본인이 정말 하기 싫은 일인데 강제로 정부가 하라고 해서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열심히 하시겠습니까?)


왜 남자들이 군대를 가기 싫어하는지.


왜 군병원에서는 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왜 수많은 공무원들이 가라출장을 달고 탁상행정하는지.


'강제로' 시키는 것의 폐해가 무엇인지.


왜 모두가 평등한 사회주의 시스템이 망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의전원은 조민사태에서 다들 봤듯이 서류전형이 큰데 이 서류전형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공공의료라는 목표를 최우선 하게될 것이므로 이와 연관된 봉사활동이나 스펙등을 필요로 할 것인데.. 결국 이런 스펙들은 공공의료와 관련된 교수나 정치인 그리고 시민단체의 자녀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며 실제로 독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험생분들 정신차리십시오. 공공의전원 생긴다해서 여러분에게 기회가 돌아가는게 아닙니다. 조민과 여러분의 '격차'를 다시금 생각해보실 때입니다.)







둘째. 한번 제도 또는 법이 만들어지면 비가역적이게 된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돌리면 되지'

이런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또는 문제가 생기면 법을 개정하면 되지'

법 개정을 하려면 국회의 과반을 얻어야 합니다.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무수한 법령들..그리고 정치갈등을 생각했을 때 이게 과연 쉽게 이뤄질까요?

제도가 만들어지는건 쉬워도 만들어진 이후에는 이 제도나 법의 수혜자들 또는 이해관계자들(공공의전원 교수, 교직원,학생, 지역정치인(전남도지사), 지역의사)이 줄줄이 엮이면서

절대로 쉽게 법이 개정되거나 폐지되지 못합니다.


위에서 말한 적폐들이 발생해도 결국 정부는 방치할것이고

국민들의 특성상 이런 문제들은 금방 잊혀질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오바마)도 부러워한 한국 의료 시스템은 나락으로 갈것입니다.

일하기 싫어하는 공무원화 된 의사들에게 여러분은 한 달 넘게 기다려 진료를 받게 될 것이며


군생활 처럼 강제로 지역에 끌려온 의욕저하된 의사들에게 여러분과 가족들은 바이탈을 맡기게 될 것입니다.


제 2 제 3의 조민이 당당히 의전원에 입학해 의사가 될 것이며


여러분은 더욱 심한 박탈감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보고 있는 대다수의 수험생 여러분은 조민과 같은 빽이 없을 테니까요.



셋째. 근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기피과에 의사들이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 고강도의 수련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를 따고 나서 자기 전공을 살릴 일자리가 없다.

2. 일자리가 없는 이유는 수술을 할 수록 적자를 보는 저수가의 문제


이렇게 2가지 입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않고 그저 의사인력을 늘리면 알아서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은

너무나도 안일합니다.


문재인정부 초기의 소득주도성장 그 이론 자체는 얼마나 훌륭합니까

근데 현실은요? 이론이 좋다고 해서 현장에서 다 제대로 작동하는게 아닙니다.

의사인력이 늘면 알아서 바이탈과 문제가 해결되겠지 하는 이론은 필드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이론입니다.

제발 필드에서 개고생하면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와 교수들의 말에 우선 귀기울여주세요.


사회주의와 달리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인간의 이기성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의사 이기적인 직역 맞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경우 그 이기심이 여러분의 건강과 생명을 살리는 방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갖습니다.


의사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합니다.


정부는 열심히 일하는 의사에게 돈을 많이 주고 좋은 환경에서 진료를 할 수 있게 장려만 하면 

의사들은 자신의 이기심에 충실하게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와 수술을 하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외과가 상당히 인기가 좋습니다.

왜그럴까요? 미국인들이 더 사명감이 넘쳐서? 외과성애자라서?

아닙니다. 수술을 잘하면 돈을 많이 받거든요.

우리나라처럼 바이탈 수술을 할 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몸 갈아가며 일하는 이국종교수님과 흉부외과 전공의 분들 덕분에

한국의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국종 교수님과 관련된 영상 보면 교수님이 원하는 것은 

그저 '고장난 무전기좀 고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잘이뤄지지 않았구요... 거창한 공공의전원이니 지역의사제니 이런 말 하기전에 

응급의료를 위한 무전기와 닥터헬기부터 보급합시다..


물론 지나치게 의료를 상업화해 환자들에게 돈을 뜯어가는 의사들도 있지만.

그조차도 따지고 보면 저수가로 인해 일반진료만 보면 반드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 병폐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800만원짜리 맹장수술을 여러분은 단돈 4만원에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의사들도 반성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로 인해 cctv 수술방 설치같은 법들이 만들어진 것이구요

다만, 이번에 공공의전원이나 지역의사제도는 수술방에 국한된 cctv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한국 의료체계 전반을 뒤바꿀 트리거가 될 중대한 부분입니다.


한국에 공공의료가 확대되는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고 공공병원을 최신화 시키고 늘리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 위에 시멘트를 바른다고 해서 그 악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