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늦게나마 깨달아서 다행인 점이 있다면
많은 오르비언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깨달음.
저는 9평을 본 뒤, 수능을 포기했었어요.
5주일 조금 넘게 공부를 하지 않았고
D-31 때 꿨던 꿈 때문에 지금은 다시
하루에 조금이라도 펜을 쥐고 있지만
결과에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수능을 포기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중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안고 가고 있는 정신질환들.
듣도 보도 못한 그런 병은 아니고 그냥 흔한 질환들
심한 스트레스, 우울장애, 대인기피, 뭐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여담으로 대인기피증은 제가 제 외모를 '끔찍하게 생겼다'
라고 여겼기 때문에 생긴건데 재수 이후 만난 좋은 친구가
전혀 못생긴 외모가 아니라고 많이 북돋아줘서
대인기피는 현재는 많이 괜찮아진 상태..
친구야 보고 있니? 고맙다. 많이 사랑해)
재수시절에도 중간에 멘탈이 터져서 엄청 후회했어요
'재수하겠다고 독서실에 갈 것이 아니라
그냥 정신과를 먼저 갔어야 했다' 라면서.
재수 수능 이후 잠깐 정신과를 갔었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삼수 결심 -> 정신과도 안가고 대학도 자퇴하고 독서실행
6평 전후, 그리고 9평 이후에 오랜 기간 안고 왔던
정신질환들로 인해 몸건강 정신건강 다 망가지고
멘탈이 터져서 포기선언
두번째 이유가 제목에서 언급한 깨달음이에요
고3 때 6월 9월을 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공부하다 보면 수능 땐 좋은 점수가 나올거야'
라는 마인드로 끝까지 공부했지만 수능도 망함
재수 때 역시 6월 9월을 망했는데
(재수 초반에 슬럼프가 좀 길게 오긴 했지만..)
묵묵히 하다 보면 수능 땐 대박이 날거라는 마인드로 공부
하지만 수능도 망함. 고3 수능 때와 거의 비슷한 성적
재수 수능에서 고3 성적과 비슷하게 받은 점수로 간 대학에서
(경상도가 아닌 곳에서 사는 문과생 오르비언들은 잘 모를 대학일듯.. 이과생을 제외한 이유는 의대가 있는 곳이라서..?)
고3 때도 올 수 있었던 곳을 재수해서 왔다는 점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삼수 결심 후 자퇴
공부 시간과 양이 많이 부족해 6월 모의고사는 망
삼수 9월 모의고사가 끝난 뒤에 깨달은 점은
'나는 머리가 심각하게 나쁘구나'
지금까지 내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더라도
평범하다곤 생각했는데 평범한 사람보다도 훨씬 나쁜듯
지금까지 '망했다'라고 생각해왔던 시험들은
망한 게 아닌 그냥 '내 실력' 그대로 나온 점수였고..
공부, 지능 쪽으로는 아무것도 물려받은 게 없는 이가 부딪힌
지능의 한계, 즉 '나는 머리가 많이 나쁘구나'가
제목에서 말한 '깨달음'이자
서두에서 다시 공부하고는 있으나 '결과에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한 이유에요
그냥 공부 방향을 잘못 잡은 상태로 공부해왔으면서
괜한 신세한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공부해온 과정과 그 결과들을 생각해보면.. 뭐..
삼수 9월. 늦게나마 깨달았지만, 이 사실을 모른 채로
고3 때처럼, 재수 때처럼 희망을 가지고 공부했다면
수능 망하고 자신의 지능도 모른 채
또 정신질환과 망가진 몸과 정신을 질질 끌고 가며
희망차게 사수를 하는 모습이 눈에 훤하네요.
저의 두뇌가 보통 사람보다 나쁘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아
이제 되지도 않을 +1수를 할 일은 없을 테니 다행이에요
오랜 시간 준비했던 수능도 성공하든 실패하든
올해로 끝이라 생각하니 시원섭섭하긴 하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남자친구가 ㄹㅇ 곰돌이라고 하면 믿을거임? 근데 이제 좀 감자같음.. 곰은 사람을...
-
문풀하면서 너무 행복해짐. 오개념도 문제 풀면서 조금씩 잡히는 느낌이고 어려워도...
-
어그로 끌고 공구하려는 사람인가
-
나멋지다
-
4개월만 있다가 와도 영어 능력, 특히 슬랭이나 실전회화 부분에선 확 차이날텐데.....
-
술마시고나니까 2
왤케 머릿속이 텅텅비고 꽃밭이된거같지... 잡생각사라지고 깔끔한느낌이라 좋긴한데...
-
7월이다 7
2024년의 절반 어디 감
-
책없이 강의들어야해서 부탁좀.. . 국수
-
9평까지 100일패스인가 있지 않았나
-
입시에 대한 잘못된 정보 퍼뜨리는 사람들 너무 많음 9
올1컷이 연고경을 못가느니 등등 무슨 나형 시절 말하는 줄 아나
-
오늘 밤새서 볼 강의 추천좀
-
무엇이든 물어(bite아님)보세요
-
Fuck respect 난 그딴 거 안 키워 난 내가 최고라 믿는 애 내가 최고야...
-
미친 비 1도 안오고 개맑네
-
국어…. 0
지금 중학생인데 국어 빠작으로만 비문학, 문학 다 하는 게 좋을가요 아니면 우공비나...
-
직관력 잘 안통하는 n재 있나요??
-
ㅋㅋㅋㅋㅋ
-
같은건없다
-
높을까요?? 항상 3합5 3합6만 준비했었어서 4합5 4합8 인문 최저충족률이...
-
5덮 사문 50 16
쉬운거같긴한데 공부시작 3주지나고 50점 보이니까 기분은 좋음
-
업뎃이네 그냥자야지
-
5분후에자야지 3
내일은일찍일어나야하는데...
-
지금 국어는 김승리 얼오카 문학만 끝내고 kbs 하면서 빨더텅… 조금씩 푸는데요ㅜ...
-
슈특 9
슈냥특강
-
갔다올게요 16
국방부 시계가 째깍째깍
-
내 청춘은 어디로 갔지 11
왜 내 인생엔 수능밖에 남지 않았지 내년엔 벗어나 있을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을...
-
고3때 친해진놈인데 약간 난 놈?이라고 해야되나 고3때 147일쯤이였는데...
-
재수할때 내신 0
제가 입시에 관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고3때 본 투과목이 B가 뜨면 재수할때...
-
현우진쌤 뉴런 0
공통 수1,2는 되게 인상 깊었고 얻어가는게 많았는데 확통은 뭔가뭔가네요...정상인가요?
-
이번 6모 64점입니다.... (20번 열린구간 한글을 못보고 22번 수열 식 밑에...
-
ㄱㅁ하거싶다 3
-
다음달 7월 중순에 전역 예정이고 전역하고 독재 들어가서 반수를 시작할려고 합니다....
-
루미큐브하실분 1
3931265
-
솔직히 말하면 외고 베이스 + 2년 열심히해서 국수영 211 나왔다해도 문디컬 or...
-
노베인데 생명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으악
-
60일은 N제 죠지고 나머지 40일은 매일 실모 조지면 되겟다 완벽하다 이거야 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
-
왜 사람들이 꾸준히 150일 10시간이상하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한 이유가...
-
자기 전 ㅇㅈ 15
죽어가는오르비를살려(재탕임) 여러분인증하세요
-
수능중독말고 0
대학가서학점올리는재미로살자
-
키워드 정리중인데 철학가마다 중심되는 키워드좀 적어주고가..
-
성적이 쑥 오르니까 재밌네
-
국어 백분위 93 수학 백분위 97 영1 탐구 96 96 이면 감??
-
잘자용 2
도로롱
-
화공 기준 어느정도 가냐
-
··· 5
힘이업도다 힘죠 ......... 힘 다들힘내거라
-
걍에휴다노
-
아직도닌텐도를못샀다......
-
람 각 ㅅㅂ려나
-
손이 안감
-
찰칵
상황은 다를지라도 저도 97이고 결과 상관없이 올해가 마지막 수능이에요.
남은 기간 조금만 더 힘냅시다.
같은 삼수하는 입장으로써 다른 것 보다
그냥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거 같아요.
우선 남은 26일동안 최선을 다해 보시고 수능이라는 결과를 기다립시다 ㅎㅎ
그 후 결과와 상관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 보자구요~!!